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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물산 패션, 4년만에 적자 '비상경영 효과' 못봤다 작년 '임직원 급여삭감' 고강도 구조조정, 4분기 일회성 비용 180억 반영

최은진 기자공개 2021-01-29 08:09:59

이 기사는 2021년 01월 28일 15:5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작년 하반기부터 비상경영 체제에 돌입한 삼성물산 패션부문이 급여를 삭감하는 고통을 감내했지만 부진한 실적을 만회하긴 역부족이었다. 통합법인 탄생 초기 이후 4년만에 영업적자를 기록했다.

특히 고강도 구조조정을 단행하며 비용 감축에 안간힘을 썼지만 매출 감소폭 이상으로 영업실적이 저하됐다는 데 주목된다. 브랜드 구조조정에서 지출된 일회성 비용 약 200억원이 부담이 됐다.

삼성물산은 2020년 7월 임직원 급여삭감을 포함한 비상경영 체제에 돌입했다. 코로나19가 불거진 1분기에만 300억원의 영업적자를 기록한 데 이어 통상 성수기로 꼽히는 2분기에도 저조한 실적을 보이자 불가피 한 결단을 내렸다. 필사적으로 연간 적자를 막아보겠다는 의지였다. 패션업계 계절적 비수기로 만년 적자를 내는 3분기에 손실을 덜 내고 성수기인 4분기에 반등 목표를 세웠다.

이를 위해 최대한 허리띠를 졸라매는 비용감축과 수익성을 갉아먹는 비효율 브랜드를 정리하는 전략을 썼다. 구체적으로는 오프라인 브랜드인 빈폴 스포츠를 정리하고 빈폴 액세서리는 온라인 브랜드로 전환했다. 백화점 및 가두점 등 전국 200여개 오프라인 매장에서 운영하고 있는 이들 브랜드는 과도한 고정비에 간신히 적자를 면하는 정도였기 때문에 구조조정 대상이 됐다.

임직원 급여 감축의 경우 하반기 한시적으로 희망자에 한해 한달 간 무급휴직제도를 도입하는 한편 주 4일 근무제를 시행했다. 이에 더해 임원 급여는 10% 비율로 반납처리 하고 직원 급여는 대략 9% 안팎의 비율로 삭감했다.

하지만 이 같은 구조조정 효과가 빛을 발하지 못했다. 오히려 일회성 비용이 대거 발생하면서 부담이 됐다. 2020년 하반기 패션부문 매출은 8119억원으로 전년대비 5.6% 축소되는 데 그쳤지만, 영업이익은 133% 감소한 50억원 적자를 기록했다.

분기별로 따져보면 만성적자를 나타내는 3분기에 영업적자 140억원을 기록하며 전년대비 10억원 늘어난 성과를 보였다. 원가 및 판관비로 반영되는 인건비가 축소된 영향을 받은 것으로 보인다.

삼성물산 패션부문의 연간 직원 인건비는 1200억원 수준이다. 6개월간 삭감예상비율을 계산하면 대략 60억원 안팎 정도로 추정된다. 3개월간 약 30억원 절감 효과를 감안하면 매출이 8.8% 줄었는데도 영업이익이 늘어난 것은 급여 삭감 효과가 주효했을 것으로 분석된다.


4분기에는 매출이 전년 동기대비 3% 줄어든 4700억원을 기록했지만 영업이익은 70% 줄어든 90억원에 그쳤다. 통상 4분기에 300억~400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는 점을 감안하면 상당폭 줄어든 셈이다. 특히 매출 감소폭 대비 영업이익이 과도하게 축소됐다는 점도 주목된다. 판관비와 원가에서 급여가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한다는 점을 감안하면 의아한 지점이다.

이는 브랜드 구조조정 과정에서 출혈이 발생한 결과다. 삼성물산 패션부문은 오프라인 점포 및 브랜드 철수 과정에서 재고자산 정리 및 오프라인 점포 정리 등에 대한 일회성 비용을 4분기에만 180억원을 반영했다. 이는 원가 및 판관비로 처리된 데 따라 영업이익에 타격을 줬다. 구조조정 과정이 올해 초까지 이어질 계획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1분기 구조조정 비용은 1분기 영업실적까지 반영될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금융투자업계서는 구조조정에 따른 일회성 비용이 상당한 출혈로 반영됐지만 4분기 영업적자를 면했다는 점은 고무적이라고 평가한다. 부실을 대거 반영하면서도 흑자를 유지했다는 데 의미를 둔 분석이다.

삼성물산 관계자는 "구조조정 과정에서 재고 및 점포철수 비용 등이 지난해 연말에 본격적으로 반영됐다"며 "구조조정을 단행하면서도 4분기 적자를 면했다는 데 의미를 두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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