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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A 매물 이베이코리아·요기요, 시장 반응은 쿠팡·네이버 시장 잠식·난이도 높아 성사 가능성 '미지수'

한희연 기자공개 2021-02-03 08:15:04

이 기사는 2021년 02월 02일 11:18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연초 대표 빅딜로 관심을 끌고 있는 이베이코리아와 요기요 매각 작업이 본격화되고 있다. 매각주관사 선정으로 본격적인 프로세스 돌입을 예고한 상황에서 대형 사모투자펀드(PEF) 운용사와 유통 기업 등 전략적투자자(SI)들의 인수자문을 맡기 위한 자문사들의 눈치싸움도 치열하다. 하지만 두 매물 모두 시장 내 지위가 애매한 데다 규모 또한 부담스러워 원매자들이 고심할 가능성이 크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따라서 흥행 여부를 가늠키 힘들다는 분석이다.

2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최근 컨설팅이나 IB, 로펌 등 자문 업계는 요기요(딜리버리히어로코리아)와 이베이코리아의 잠재 원매자군 물색에 한창이다. 유력해 보이는 원매자들을 접촉해 자체 분석을 공유하며 인수자문 맨데이트까지 연결시키려 노력하는 모습이다. 이베이와 요기요의 현지 본사에서 모건스탠리 등을 매각 자문사로 정했다고 알려지면서 본격적인 매각 프로세스에 앞서 유력 원매자를 선점하려 물밑작업을 벌이고 있다.

다만 원매자들의 반응은 썩 뜨겁지 않다는 얘기가 나온다. 물론 드라이파우더가 많은 대형 PE들과 일부 SI들은 인수전에 일단 들어올 가능성은 크다. 어느정도 규모가 되는 딜을 대형 PE로서 아예 안 들여다 볼수는 없는데다, 동종업계 SI의 경우 상대회사 정보 탐색 차원에서라도 발을 들이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들이 적극적 의지를 갖고 두 매물을 탐색할 유인은 사실 적어보인다는 의견이 많다.

인수전 흥행을 장담하지 못하는 가장 큰 이유는 두 기업의 애매한 시장 포지션이다. 물론 요기요는 현재 배달앱 2위의 지위를 보유하고 있고 이베이코리아는 이커머스 시장에서 유일하게 흑자를 기록하고 있는 것으로 유명하다. 하지만 장기적으로 봤을 때 이들 지위를 얼마나 유지할 수 있는지에 대한 확신이 어렵다는 분석이 많다.

공교롭게도 두 기업의 장기적 성장 전망을 어둡게 하는 데에는 공통적으로 쿠팡이 부담요소로 부각된다는 것이 IB업계 관계자들의 공통된 설명이다. 배달 대행이 주력인 요기요에는 쿠팡이츠가 무서운 기세로 확장세를 지속중이다.

DH가 인수한 배달의민족이 국내 배달앱 시장에서 압도적 1위를 달리고 있는 가운데, 요기요는 애매한 수준으로 2위 자리를 점하고 있다. 차별화된 경쟁력으로 꼽을 수 있는 부분이 명확치 않아 3위 사업자가 치고 올라오는 순간 시장 지위는 흔들릴 것으로 업계에서는 전망하고 있다.

지난해 말 공정거래위원회는 DH의 배달의민족 인수 관련 기업결합심사에서 쿠팡이츠는 아직 서울지역에서만 서비스를 하고 있는데다 점유율이 미미하다는 이유로 충분한 경쟁압력을 행사하고 있지 않다고 판단했다. 하지만 업계 관계자들은 막강한 자금력을 바탕으로 로켓배송 등 차별화된 서비스를 내놓으며 이커머스 시장의 강자로 우뚝 선 쿠팡의 전략에 주목하고 있다. 배달앱 시장에서 쿠팡이츠의 약진은 시간 문제라는 전망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쿠팡이 나스닥 상장을 추진하고 있는 상황에서 상장에 성공한다면 기존 이커머스 시장에서 보여줬던 머니게임을 배달앱 시장에서도 지속할 유인이 크다"며 "현재는 서울에서만 서비스를 하고 있지만 전국으로 이를 확대하는 순간, 2위 사업자를 제치는 것은 시간문제"라고 말했다.

이베이코리아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유통산업 구조상 이베이코리아는 외부판매자에게 장소를 제공하는 마켓플레이스로서의 전형적인 3P 비지니스를 영위하고 있다. 반면 쿠팡은 3P 뿐 아니라 상품을 매입하고 판매하는 직접판매자로서의 1P 비지니스도 함께 영위하고 있다. 쿠팡은 물류 경쟁력을 갖춰가면서 1P 비지니스를 중심으로 유통 전반에서 점차 영향력이 커지고 있다.

물류 경쟁력을 가진 기업의 이커머스 시장 장악에는 통상 아마존이 거론된다. 아마존은 도서판매(1P)로 시작했으나 물류확보를 통해 3P매출을 지속적으로 키워가며 세계 최고의 온라인 유통사로 거듭났다. 아마존의 경우 물류를 확보하며 마켓플레이스 경쟁력이 높아져 3P 매출이 창출됐고 이는 충성고객 확보로도 이어졌다는 분석이다.

네이버의 스마트스토어 성장도 이베이코리아에겐 부담요인이다. 스마트스토어는 이베이코리아와 같이 유통 플랫폼을 제공하는 3P 모델로 시작했다. 하지만 최근들어 이머커스 부문을 강화하려는 움직임을 본격화하고 있다. CJ대한통운과의 지분스왑이 대표적이다.

지분스왑을 통해 구체적인 협업을 이끌어내자는 것인데 업계에서는 상당히 파워풀한 연결고리가 될 것으로 시장에서는 보고 있다. 네이버로서는 3P를 기본으로 딜리버리에 특화된 서비스를 할 수 있는 기반이 마련된 셈이기 때문이다. 이밖에 IT 기술력을 바탕으로 라이브커머스 등에도 적극적인 모습을 보이며 기존 이머커스 시장을 긴장시키고 있다.

따라서 원매자들은 이베이코리아의 점유율이 아직은 상당한 수준이지만, 고객들의 충성도가 얼마나 높은지에 대해서는 의문을 품고 있다. G마켓이나 옥션 등에 직접 로그인해 들어가 물건을 구매하는 비중보다 네이버 등의 가격검색을 통해 가장 싼 가격의 쇼핑몰에 들어가 물건을 구입하는 소비자의 비중이 더 높아질 수 밖에 없다는 분석이 많기 때문이다.

업계 또 다른 관계자는 "PE의 경우 투자를 하기에 앞서 성장전략이나 엑시트 방안을 고민해야 하는데 애매한 시장지위와 막강한 경쟁업체들을 감안할 때 두 매물 모두 답이 잘 안 나오는 게 사실"이라며 "SI의 경우 PE와는 앵글이 다를 수 있겠으나, 애매한 시장지위의 사업자를 조단위 가격을 주고 사오기엔 무리가 따를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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