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화학·에너지솔루션, 성과급 논란 내막은 석유화학 기본급 400%·생명과학 300%·전지 245%...부문간 갈등 '터질 게 터졌다' 시선도
조은아 기자공개 2021-02-08 09:26:06
이 기사는 2021년 02월 04일 14시51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LG화학(LG에너지솔루션)에서도 성과급을 두고 논란이 벌어지고 있다. 최근 분사한 LG에너지솔루션 내부에서 성과급이 너무 적다며 불만을 토로하고 있다. 다른 사업부문 역시 성과급이 마음에 안들기는 마찬가지다. 지난해 사상 최대 실적을 냈는데 합당한 보상이 필요하다는 것이다.언뜻 성과급을 적게 주려는 회사와 많이 받으려는 직원의 ‘흔한‘ 갈등처럼 보이지만 자세히 들여다보면 훨씬 복잡한 이해관계가 얽혀 있다. 특히 LG화학 시절부터 4개 사업부문 사이에서 조금씩 쌓여왔던 불만들이 이번 논란을 더욱 키웠다는 후문이다.
LG그룹 계열사 성과급은 그동안 최대치가 기본급의 500%였다. 성과급은 ㈜LG에서 계열사들의 여러 사업부문을 들여다보고 책정한다. 이번에는 석유화학부문이 400%, 첨단소재부문과 생명과학부문이 300%, LG에너지솔루션(전지부문)이 245%로 각각 책정됐다.
석유화학은 가장 많은 성과급을 받는다. 석유화학은 지난해 영업이익 1조9679억원을 내며 LG화학의 어닝 서프라이즈를 이끌었다. 기본급의 400%면 연봉의 20분의 4(5분의 1) 수준이다. LG그룹 연봉은 12번의 월급, 6번의 상여, 2번의 명절 상여로 이뤄져 있어 기본급이 연봉의 20분의 1이기 때문이다.
지난해에는 석유화학이 100%, 전지가 200%를 받았다. 석유화학은 그동안 전지가 부침을 겪는 동안 꾸준히 LG화학의 실적을 뒷받침해왔다. 지난해 성과급의 바탕이 된 2019년 실적만 봐도 전지는 4543억원의 영업손실을 낸 반면 석유화학은 1조4163억원의 영업이익을 내며 제몫을 톡톡히 했다.
그런데 지난해 석유화학보다 전지부문의 성과급이 많자 석유화학 내부의 원성이 컸던 것으로 전해진다. 당시의 논란은 이번 성과급 책정에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LG가 실시한 지난해 조직평가에서 석유화학은 ‘중(中)’을 받은 반면 생명과학과 첨단소재는 ‘상(上)’을 받았다. 석유화학 평가가 더 낮았지만 성과급은 가장 많이 받는다. 지난해 낮은 성과급에 대한 보상 차원인 것으로 내부에선 보고 있다.
생명과학과 첨단소재는 각각 300%를 받는데 역시 불만이 없지는 않다. 사상 최대 실적이라며 축포를 쏘아올린 데 비해 적다는 것이다.
특히 실적 개선에 전사 차원의 비용 절감 노력도 영향을 미친 만큼 비용 절감에 힘썼던 직원들도 허탈해하는 분위기다. LG화학은 지난해 ‘아젤리아(azalea) 프로젝트’를 진행했다. 아젤리아 프로젝트란 아젤리아(진달래의 일종)의 꽃말인 ‘절제’에서 따온 프로젝트다. 이름 그대로 비용 절감 프로젝트다.
2019년 LG화학이 암울한 성적표를 받아들면서 신학철 LG화학 대표이사 부회장이 꺼내든 카드다. LG화학은 2019년 영업이익이 전년보다 60%나 급감했다. 그러자 신 부회장이 재차 효율성 제고를 강조했고 어느 사업부 할 것 없이 전사적으로 비용 절감에 나섰다. 이 프로젝트는 지난해 LG화학이 역대 최대 실적을 내는 데에도 일조했다.
LG화학은 올해도 경영환경이 어려울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아젤리아 플러스 프로젝트’를 실시한다. 내부에서는 아젤리아의 A에 +(플러스)를 더해 에이플러스로 불리고 있다.
LG화학에 정통한 관계자는 “지난해 한동안 채용을 최소화하는 등 인력은 물론 각종 투자와 제반 비용을 모두 동결했다”며 “올해 역시 이름만 들어도 비용 절감이 한층 더 강화되는 에이플러스 프로젝트가 진행된다고 하니 직원들의 사기가 꺾이는 게 사실”이라고 말했다.
LG에너지솔루션만 떼어놓고 보면 사정이 더욱 복잡하다. 조직원들의 불만은 거세지만 김종현 LG에너지솔루션 대표이사 사장의 속내 역시 심란할 것으로 보인다. 김 사장은 올해 초 신년사를 통해 ‘일하고 싶어하는 회사’를 만들겠다고 밝힌 바 있다. 그러면서 성과에 대한 보상이 확실하게 이뤄질 수 있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LG에너지솔루션은 분사에 이어 상장까지 추진하면서 온갖 스포트라이트를 모두 받고 있기도 하다.
이런 상황에서 성과급이 다른 사업부문과 비교해 크게 못 미치면서 김 사장 역시 곤혹스러웠던 것으로 전해진다. 그나마 245%는 기존에 제시됐던 안보다는 훨씬 높아진 수치다. 기존에는 100%가 제시됐으나 김 사장이 직접 ㈜LG 쪽에 의견을 전달한 결과 높아진 것으로 알려졌다.
다른 사업부문이 전지를 보는 시선도 싸늘하다. LG에너지솔루션은 2019년 4543억원 영업손실에서 지난해 3883억원의 영업이익을 냈다. 의미 있는 흑자 전환이지만 다른 사업부문에서는 인원이나 투자 규모 등과 비교하면 적은 돈인데 성과급은 매번 많이 가져간다며 곱지 않은 눈초리를 보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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