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4.5조 웃돈 준 '하만' 영업권 3600억 손상 아직 4.2조 남아 상각이슈 지속, PLP도 2067억 털어내
원충희 기자공개 2021-02-22 13:10:42
이 기사는 2021년 02월 19일 08시13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삼성전자의 자동차 전장부품 계열사 하만(Harman)이 지난해 적자 전환으로 3600억원 규모의 영업권 손상차손이 발생했다. 몸값 9조원(80억달러)짜리 하만은 인수 당시 웃돈 4조5000억원 가량이 영업권으로 인식됐다. 2019년에는 어느 정도 이익이 나서 470억원 정도 손상에 그쳤지만 작년에는 코로나19 여파에 따른 부진으로 손상 규모가 커졌다.2020년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삼성전자의 영업권 손상차손 규모는 8923억원을 기록했다. 이 가운데 하만의 커넥티드 카와 프로페셔널 솔루션 부문에서 3641억원, 반도체 사업의 패널레벨패키지(PLP) 부문에서 2067억원, 기타자산에서 3216억원이 발생했다.
하만은 삼성전자가 2016년 11월 80억달러를 들여 인수한 차량용 전장부품 업체다. 이후 자산재평가 과정에서 순자산(자산-부채)이 4조8200억원으로 책정됨에 따라 나머지 4조5000억원 가량을 영업권으로 인식했다.
영업권은 통상 인수금액이 피인수사의 순자산가치보다 많을 때 생기는 권리금 성격의 무형자산이다. 국제회계기준(IFRS)에선 영업권이 생길 경우 매년 손상검사를 통해 현금창출단위별 회수가능액이 장부가액보다 적으면 그만큼 상각해 비용으로 처리(손상차손)한다. 쉽게 말해 수익이 잘 안 나면 영업권을 자산에서 까야한다는 의미다.

하만은 2019년 당기순이익 1045억원을 기록했으나 장부가액 수준에 미치지 못했다. 그 해 삼성전자는 하만 인수 후 처음으로 468억원의 영업권을 손상 처리해 장부에서 털어냈다. 지난해에는 전 세계적인 코로나 확산 여파로 당기순손실 7354억원 적자 전환을 하는 바람에 손상차손 규모가 더 커졌다. 아직 하만의 영업권이 4조2000억원 정도 남아있어 상각 이슈는 오랫동안 지속될 전망이다.
반도체 부문의 손상차손도 비슷한 이유다. 삼성전자는 2019년 6월 계열사 삼성전기로부터 PLP 사업을 7850억원에 양수했다. 반도체와 메인보드 연결에 쓰던 인쇄회로기판(PCB) 없이 반도체를 완제품에 적용시킬 수 있는 차세대 반도체 패키징 기술이다.
2015년부터 PLP 개발에 착수한 삼성전기는 2018년 6월 웨어러블용 AP패키지를 양산하면서 사업화에 성공했다. 그러나 PLP 사업이 성과를 내려면 대규모 투자가 필요한데다 전장용 적층세라믹콘덴서(MLCC) 등의 선점을 위한 여력 확보를 위해 삼성전자에 넘겼다.
이에 따라 2019년 말 삼성전자 반도체 사업의 영업권은 819억원에서 3670억원으로 증가했다. 인수금액 중에서 대략 2850억원이 영업권으로 인식된 셈이다. 삼성전자는 이후 '엑시노스 9110 FO-PLP 통합칩 패키지'를 개발, 갤럭시워치 같은 웨어러블 기기에 탑재했다.
다만 PLP는 삼성전기에 있을 때도 수익을 내지 못하던 사업이었다. 당연히 삼성전자에 편입한 뒤에도 인수 장부가액 이상의 수익을 창출하지 못했고 지난해 2000억원 넘는 영업권이 손상 판정을 받아 비용으로 처리됐다. 이제 남은 PLP 부문 영업권은 800억원 정도로 추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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