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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SG 모니터/SK그룹]계열사 평가 척도가 바뀌었다⑤SV측정, 줄세우기 아닌 개선을 위한 모멘텀…상반기 3번째 사회적 성과 측정 발표

박상희 기자공개 2021-03-08 13:35:53

[편집자주]

생존(survival)은 인간과 같은 생물에게만 적용되는 말은 아니다. 기업도 살아있는 유기체와 같아서 변화하고 혁신하고 적응하지 않으면 한순간 도태돼 사라질 위기에 처할 수 있다. 코로나 19 팬데믹을 계기로 친환경(E)·사회적책임(S)·지배구조(G)를 합친 단어인 'ESG'가 2021년 국내 재계의 최대 화두가 됐다. ESG 경영을 천명하고 실제로 행동에 옮기지 않으면 소비자와 투자자를 비롯한 이해관계자들에게 외면받는 시대가 도래했다. '생존의 시대', 기업들의 ESG 철학과 경영전략을 살펴본다.

이 기사는 2021년 03월 03일 16:52 더벨 유료페이지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SK그룹은 소속 계열사 수가 144개(2월 1일 기준)로 공정거래위원회 기준으로 국내 대기업집단 가운데 가장 많다. 통상적으로 계열사는 매출액이나 자산, 이익 규모 등에 따라 우등생과 그렇지 못한 곳으로 줄세우기가 가능하다.

ESG(친환경·사회적책임·지배구조 개선) 경영을 천명한 SK그룹은 계열사를 평가하는 방식이 다르다. SK는 경제적 가치(EV)와 사회적 가치(SV)를 동시에 추구하는 ‘더블 보텀라인(Double Bottom Line) 경영'을 근간으로 2019년부터 사회적 가치를 측정, 발표하고 있다. 사회적 가치의 근간엔 ESG가 자리잡고 있다.

◇2018년부터 사회적 가치(SV) 측정 결과 공개...KPI에 50% 반영

SK그룹은 ‘측정할 수 없는 것은 관리할 수 없다'는 공감대 하에 화폐화 기반의 사회적 가치 측정 지표를 개발했다. 재무제표를 통해 경제적 성과를 공개하듯이, 사회적 가치 성과 또한 측정 결과를 매년 공개하고 있다.

SK그룹은 계열사 별로 상반기에 직전년도의 사회적 가치 성과 측정 결과를 발표한다. 2018년 성과를 측정한 이래 올해가 3번째 결과물을 내놓을 예정이다.

SK그룹은 계열사 경영진이 경영 활동에 사회적 가치를 고려할 수 있도록 핵심 평가지표(KPI)에도 50%를 반영했다. 평가에서 높은 고과를 받기 위해서는 사회적 가치를 무시할 수 없는 시스템을 만들었다. 계열사 별로 사회적 가치 측정 결과를 끌어올리기 위해 선의의 경쟁을 해야 하는 토대를 구축한 셈이다.

SK그룹의 지주회사인 SK㈜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2019년 기준 SK이노베이션 계열 매출은 49조8765억원(비중 46.93%), SK텔레콤 계열은 17조7437억원(16.70%)을 기록했다. SK네트웍스 계열은 13조원(12.28%), SKC 계열은 2조5397억원(2.39%)을 기록했다.

영업이익 기준으로는 SK이노베이션 계열이 1조2692억원(비중 22.62%), SK텔레콤 계열이 1조1040억원(19.68%)을 기록했고, SKC 계열은 1550억원(2.76%)에 그쳤다. 매출과 영업이익 규모 측면에서 계열사별 규모의 차이가 확연하다.

*출처 : 각 사 사업보고서 및 지속가능경영보고서

사회적 가치를 기준으로 한 실적은 다른 양상을 보여준다. 2019년 사회적 가치 실적을 살펴보면 SK하이닉스는 3조5888억원의 사회적 가치를 창출하면서 가장 높은 측정값을 획득했다. SK텔레콤은 1조8709억원, SK실트론은 3169억원, SK머티리얼즈와 SK이노베이션은 각각 1392억, 1717억원을 기록했다.

매출과 영업이익 측면에서 규모가 큰 편인 SK이노베이션의 사회적 가치 실적은 상대적으로 계열사 대비 낮은 편이다. 반면 매출과 영업이익 규모가 SK이노베이션에 밀리는 SK실트론과 SK머티리얼즈의 사회적 가치 측정 결과는 더 높았다.

◇데이터 쌓이면서 재무제표화...전년 사회적 가치 실적과 비교

그렇다고 SK하이닉스가 우등생이라는 말도 아니다. 데이터가 쌓이면서 과거와의 비교도 가능해졌다. 매출과 영업이익을 전년 대비 비교하는 것처럼 사회적 가치 실적 역시 전년 대비 비교 분석이 이뤄지고 있다.

2019년 SK하이닉스의 사회적 가치 성과는 SK 모든 계열사를 통틀어 측정값이 가장 높았지만 전년 대비로는 62% 가량 하락했다. SK그룹이 ESG 경영을 잘한다는 것을 보여주기 위해 사회적 가치를 측정하는 것이 아니라는 반증이다.

구체적으로 사회적 가치를 측정하는 산정식이 있다보니 측정 결과 조작도 불가능하다. 2019년 사회적 가치 특정값은 주력 계열사 가운데 SK텔레콤만 소폭 올랐을 뿐 SK하이닉스는 SK이노베이션 등은 전년 대비 대폭 하락했다.

사회적 가치 측정 분야는 크게 3개다. △기업활동이 경제에 간접적으로 기여하는 가치를 측정하는 경제간접 기여성과 △제품 및 서비스 개발과 생산, 판매 활동을 통해 사회에 기여한 바를 측정하는 비즈니스 사회성과 △지역 공동체에 대한 활동으로 창출한 사회공헌 사회성과 등으로 나뉜다.

SK가 측정하는 사회적 가치 분야에는 ESG 가운데 지배구조(G)를 제외한 E(친환경)와 S(사회적 가치) 항목이 두루 반영돼 있다. SK그룹의 자체 ‘ESG 성적표’라 불러도 무방하다.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SK하이닉스의 2019년 사회적 가치 실적은 △ 납세, 고용, 배당 등 ‘경제간접 기여성과' 4조593억원 △제품 개발, 생산, 판매 과정 중 사회(노동·동반성장)와 환경 영역에서 발생한 ‘비즈니스 사회성과' 마이너스(-)5398억 원 △ 지역사회에 대한 ‘사회공헌 사회성과' 693억원으로 나타났다.

2018년과 비교할 때 경제간접 기여성과는 60%(5조9953억원) 줄었고, 사회공헌 사회성과는 8%(64억원) 감소했다. 비즈니스 사회성과는 부정적 영향이 5%(275억 원) 증가하는 등 모든 분야에서 실적이 대폭 줄었다.

경제간접 기여성과는 반도체 시황 악화로 납세가 전년 대비 92% 줄어들면서 가장 크게 감소했다. 비즈니스 사회성과는 공장 증설 및 생산량 확대에 따라 전력 등 자원의 사용이 늘어나면서 전체적으로 부정적 영향이 커졌다. 특히 환경 총량 성과는 2018년 대비 부정적 영향이 15% 증가된 -8177억 원으로 집계됐다.

◇사회적 가치 측정 결과, 사업 체질과 포트폴리오 바꾸는데도 기여

사회적 가치 측정 결과는 사업의 체질과 포트폴리오를 바꾸는데도 기여하고 있다. SK이노베이션이 대표적인 경우다.

SK이노베이션이 2020년 창출한 사회적 가치는 2018년의 14% 수준인 총 1717억원을 기록했다. 가장 크게 줄어 든 분야는 배당, 납세 및 고용 등을 평가하는 경제 간접기여 성과 분야로, 전년비 1조1000억원 이상 줄어든 1조183억원으로 감소했다. 이 때문에 전체 성과가 큰 폭으로 하락했다. 또 하나의 중요한 축인 비즈니스 분야의 사회적 가치는 전년대비 6% 수준인 686억원이 개선된 마이너스(-)1조1234억원으로 나타났다.

*출처: SK이노베이션

사회적 가치 하락에 대해 SK이노베이션은 2018년 말부터 시작된 정유·석유화학 산업의 침체에 따른 경영상황 악화, 다시 말해 업의 한계에서 기인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SK이노베이션 내 변화는 이미 시작됐다. 그린 비즈니스의 중심인 배터리 사업에 대한 선제적인 투자를 계속해 국내외 생산기지의 생산규모를 현재 20GWh 수준에서 2023년 71GWh, 2025년 100GWh 이상으로 확대해 나갈 방침이다.

전기차 배터리 등의 성장 사업에 대한 투자로 인력이 695명이 증가해 SK이노베이션 사상 고용이 처음으로 7000명을 넘어서면서 고용 부문 감소폭이 줄어드는 효과도 봤다. SK이노베이션은 또 에너지·화학 사업에서도 환경에 미치는 부정적 영향을 낮추기 위한 투자를 계속 확대해 나갈 방침이다

SK그룹 관계자는 “SK이노베이션의 경우 정유, 석유사업 사업의 한계 상 탄소 중심 사업구조로 인해 사회적 가치 점수가 낮을 수밖에 없다”면서도 “사업 혁신 노력이 조금씩 결실을 맺으며 전년 대비 개선되고 있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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