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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코 주총 앞두고 CEO 리스크 재발? 연임 영향은 아르헨티나 염호 가치 뻥튀기·미공개 정보 이용 주식 매입 의혹…국민연금 표심 '주목'

박상희 기자공개 2021-03-10 08:04:08

이 기사는 2021년 03월 09일 15:41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포스코가 최정우 회장(사진)의 연임 안건이 상정된 정기 주주총회(12일)를 약 사흘 앞두고 최고경영책임자(CEO) 리스크가 불거졌다. 포스코가 투자한 아르헨티나 염호산(産) 리튬 가치 추정이 과대평가된데다 최 회장이 미공개 정보를 활용해 포스코 주식을 매입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관련업계는 이번 의혹 제기가 포스코 회장 연임 시즌마다 발생하는 '통과의례'로 보고 있다. 민영화 이후 '주인 없는 회사'로 불리는 포스코의 회장 연임 안건이 표결에 부쳐질 주총을 앞두고 여느 때처럼 CEO와 관련된 잡음이 발생했다는 것이다.

금속노조·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 민생경제위원회·참여연대 경제금융센터는 9일 최 회장 등 포스코 임원 64명을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로 서울중앙지검에 고발했다고 밝혔다.

이들 단체는 최 회장 등 임원 64명이 지난해 4월10일 이사회가 1조 원 규모의 자사주 매수 계획을 발표하기 전인 지난해 3월12일부터 약 보름 동안 미공개 정보를 이용해 포스코 주식 1만9209주(32억6000만원·기준가격 17만원)를 취득했다고 주장했다.

이들 주장에 따르면 "1조원 규모의 자사주는 포스코 시가총액의 약 6%에 달하는 규모로, 자사주 매수 계획이 발표된 날 포스코 주가는 1만3500원 상승했고, 이 같은 흐름은 2020년 4월14일까지 계속됐다"는 설명이다.

이에 대해 포스코는 코로나19로 인한 주가가 폭락한 상황에서 최 회장과 임원들이 자발적으로 주가 방어와 책임경영 실천 차원에서 회사 주식 매입에 나섰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주식시장이 코로나19 쇼크에 휩싸였던 지난해 3월 자사주 매입에 나선 건 포스코 뿐만이 아니었다. 재계 오너일가가 앞다퉈 자사주를 매입하면서 시장의 신뢰를 회복하는데 앞장섰다.

대표적인 이는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이다. 정 회장은 지난해 3월 총 닷새에 걸쳐 현대차와 현대모비스 주식을 817억원을 들여 매수했다.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역시 지난해 3월 약 10억원을 들여 롯데지주 주식을 매입했다.

비슷한 시기 GS그룹 오너4세인 허세홍 GS칼텍스 사장과 구자열 LS그룹 회장의 아들 구동휘 E1 전무, 구두회 예스코 명예회장의 아들인 구자은 LS엠트론 회장 등 LG그룹의 방계도 자사주 매입 행렬에 동참했다.

오너일가 뿐 아니라 전문경영인이 자사주를 매입하는 사례도 잇따랐다. 박정호 SK텔레콤 사장은 코로나로 주식시장이 하락했을 때 한 달 새 3억4000만원을 들여 1500주를 취득했다. 윤춘성 LG상사 대표와 최성안 삼성엔지니어링 대표도 당시 자사주를 매입했던 대표적인 CEO다.

포스코 관계자는 "지난해 최정우 회장과 임원들이 자사주를 매입했던 당시는 코로나19로 인해 주식시장이 크게 하락하면서 재계 오너와 CEO들이 잇따라 주식을 매입하던 때였다"면서 "최 회장의 주식 매입도 책임경영 차원의 일환이었다"고 말했다.

'자사주 매입' 미공개 정보를 활용했다는 의혹도 부인했다. 이 관계자는 "4월10일 이사회에서 자사주 매입을 결의하고 증권사 신탁계약을 거쳐 실질적으로 자사주 매입이 이뤄진 것은 약 한달 후인 5월11일 정도인데 그때 당시 주가흐름은 오히려 자사주 매입 발표 이전보다 떨어지거나 비슷한 수준을 유지했다"고 말했다.

포스코 주가 상승은 자사주 매입 발표에 의한 것이라기보다는 실적 개선과 글로벌 철강 업황 흐름에 더 큰 영향을 받았다는 설명이다. 실제로 포스코는 지난해 2분기 사상 처음으로 분기 적자를 기록했고, 하반기 실적 반등에 성공했다. 최근 전세계적으로 철강가격이 상승하면서 포스코를 비롯한 철강주들이 오름세를 보이고 있다.

포스코 관계자는 "최정우 회장은 물론 지난해 자사주를 매입했던 임원 그 누구도 최근까지 차익 실현을 위해 주식을 매각한 사실이 없다"고 강조했다.

리튬 가격 가격 뻥튀기 의혹도 포스코는 억울하다는 입장이다. 포스코는 지난해 12월 초 포스코는 보유하고 있는 아르헨티나 '옴브레 무에르토(Hombre Muerto)' 염호의 최종 매장량 평가 결과, 리튬 매장량이 인수 당시 추산한 220만톤 보다 6배 늘어난 1350만톤인 것으로 확인했다고 밝혔다. 포스코는 2018년 해당 염호를 인수했다.

포스코는 최근 염호에 매장돼 있는 리튬을 생산해 현 시세를 적용해 판매할 경우 누적 매출액이 35조원에 달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밝혔다. 이는 중국 탄산 리튬 현물 가격이 지난해 7월 톤당 5000달러에서 올 2월 톤당 1만1000 달러를 넘어서며 2배 이상으로 급등한데 따른 것이다.

일각에서는 최 회장 연임이 걸려있는 주총을 앞두고 염호 가치를 과도하게 부풀린 것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했다. 현재 시세를 적용해 가치를 평가한 것이 일반적이지 않다는 것이다.

실제로 포스코의 염호 관련 보도자료 시점은 타이밍 상 회 회장 연임 이슈와 연결되는 측면이 있다. 지난해 12월 초 염호 리튬 매장량 발표 약 일주일 이후 포스코는 이사회를 열어 최 회장을 차기 최고경영자(CEO) 후보로 추천하는 안건을 만장일치로 의결했다. 최근의 누적 매출 전망 자료는 주총을 약 10여일 앞두고 나왔다.

다만 포스코는 염호 가치나 누적 매출 전망이 부풀려진 것은 아니라는 입장이다. 포스코 관계자는 "리튬 등을 비롯한 원자재 가격은 글로벌 시세에 따라 오르기도 하고 내리기도 한다"면서 "최근의 매출 전망은 리튬 시세가 상승세일 때를 기준으로 전망한 것"이라고 말했다.

의혹에도 불구하고 최 회장의 연임 안건은 주총에서 통과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예상된다. 포스코 최대주주인 국민연금은 최 회장이 지난해 12월 CEO로 추천된 지난해 12월 이후 연임에 대해 반대 의사를 밝힌 적이 없다.

국민연금은 최근 몇 년 새 적극적으로 주주권을 행사하고 있다. 기금운용위원회가 고(故)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이 대한항공 사내이사 연임하는 것에 반대하기로 의결권 행사 방향을 결정했던 것이 대표적이다. 다만 포스코에 대해서는 별다른 입장을 개진한 적이 없다.

의혹 관련 최 회장이 실제로 검찰이나 금융당국의 수사를 받을지는 현재로선 알 수 없다. 실제로 조사가 이뤄진다 하더라도 이는 주총 이후일 가능성이 높다.

재계 관계자는 “포스코는 역대 회장 연임을 앞두고 항상 잡음이 일었는데 최정우 회장 역시 예외가 아닌 것으로 보인다"면서 "이사회에서 최 회장을 추대한 것이 지난해 12월인데 별다른 이슈가 없다 최근 주총을 앞두고 다시 여러 의혹이 제기되는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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