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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사회 분석]'악몽' 같았던 대한항공 주총, 올해는 다를까작년 '3분의 2룰' 개정, 이사 선임 기준 완화…조원태 회장 연임 '무게'

유수진 기자공개 2021-03-16 08:52:17

이 기사는 2021년 03월 12일 16:44 더벨 유료페이지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이 대한항공 사내이사 연임에 무난히 성공할 전망이다. 지난해 이사 선임 기준을 기존보다 낮추는 '밑 작업'을 미리 해둔 덕이다.

2대주주 국민연금(8.11%)이 아직 의결권 행사 방향을 정하지 않은 게 변수다. 2018년 스튜어드십 코드를 도입한 국민연금은 유독 대한항공에 깐깐한 기준을 적용해 의결권을 행사해왔다. 하지만 지분 구조상 어떤 결정을 내리더라도 조 회장의 연임을 막기엔 역부족일 것으로 예상된다.

대한항공은 오는 26일 서울 강서구 대한항공빌딩에서 '제59기 정기 주주총회'를 개최하고 조 회장의 사내이사 재선임안을 표결에 부친다. 산업은행이 추천한 후보를 사외이사와 감사위원으로 선임하기 위한 안건도 모두 주총에 올렸다.

사실 대한항공은 이사 선임과 관련해 트라우마가 있다. 2019년 조양호 전 한진그룹 회장이 주주들의 반대에 막혀 사내이사 연임에 실패한 경험이 있기 때문이다. 원인은 두가지였다. '이사 선임 기준'과 '국민연금의 반대'다.

당시 대한항공은 이사 선임 기준이 상법이나 다른 상장사 대비 높았다. 출석 의결권 3분의 2 이상, 발행주식총수 3분의 1 이상 찬성이 필요한 '특별결의사항'이었다. 1999년 외환위기 당시 외국계 자본의 유입이 확대되자 경영권 방어를 위해 이사 선임과 해임 기준을 상향 조정한 영향이다.

여기에 2대주주(11.7%)였던 국민연금이 연임안에 '반대표'를 던졌다. 국민연금은 스튜어드십 코드를 적용해 적극적으로 주주권 행사에 나서겠다고 밝힌 뒤 '1호 타겟'으로 대한항공을 지목했다.

국민연금 수탁자책임 전문위원회는 조 전 회장이 기업가치 훼손 내지 주주권 침해의 이력이 있다고 문제 삼았다. 조 전 회장은 대한항공 납품업체들로부터 200억원 규모의 통행세를 수수하고 자신의 형사사건 변호사 비용을 회삿돈으로 지불하는 등 횡령 혐의로 1심 재판을 받고 있던 중이었다.


'3분의 2룰'에 2대주주의 반대가 더해지며 조 전 회장의 발목을 잡았다. 화들짝 놀란 대한항공은 바로 다음해(2020년) 주총에서 이사 선임 기준 완화를 위한 정관변경을 추진했다. 조원태 회장의 사내이사 임기 만료를 1년 앞둔 상황에서 선제적으로 정관을 고친 것이다. 악몽이 재연될 가능성을 사전에 차단하려는 목적이었다.

이때도 국민연금(11.36%)은 '반대'를 했다. "정당한 사유가 없다"는 이유였다. 국민연금 수탁자책임 전문위원회 내부에서도 의견이 갈렸지만 반대 의견을 낸 위원이 더 많았던 것으로 알려진다. 대한항공은 상법보다 과도한 요건을 법령과 일치시키기 위한 조치라며 주주 설득에 나섰고 안건을 통과시켰다.

올해 조원태 회장은 과거 부친보다 홀가분한 마음으로 표결 결과를 기다릴 수 있게 됐다. 현재 대한항공의 주요 주주는 △한진칼 및 특수관계자(31.13%) △국민연금(8.11%) △우리사주조합(6.39%) 등이다. 국민연금의 표심과 무관하게 안건이 주총을 통과할 가능성이 높다.


대한항공은 이번 주총에서 산업은행이 추천한 후보를 사외이사와 감사위원에 선임하는 작업도 진행한다. 한진칼과 조 회장은 작년 11월 산업은행과 투자합의서를 체결하며 산은 추천 인사의 이사 선임에 찬성하기로 약속했다. 특수관계인인 조현민 ㈜한진 부사장과 이명희 정석기업 고문도 의결권을 공동행사한다.

이에 따라 현재 사내이사 3인, 사외이사 6인 등 '9인 체제'인 이사회는 주총 이후 사내이사 3인, 사외이사 9인 등 '12인 체제'로 개편될 예정이다. 사외이사 수가 사내이사보다 3배나 많아지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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