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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피탈사 新경영전략 점검]'리스크테이킹' 신한캐피탈, 신시장 선구자로 변모②선박금융 아픔 딛고 급성장, 리테일 버리고 수익성 '톱티어'

이장준 기자공개 2021-03-22 07:46:15

[편집자주]

자동차금융시장이 포화상태에 이르면서 캐피탈사들이 기업·투자금융 등 분야를 넘보고 있다. 기대도 있지만 우려의 목소리도 있다. 진입장벽이 낮고 수익성이 높지만 리스크도 상당하기 때문이다. 충분한 심사 역량 없이 시장에 뛰어들었다간 되레 역풍을 맞을 수도 있다. 새로운 수익처로 눈길을 돌리고 있는 캐피탈사들의 경영전략에 위협요인은 무엇일지 등을 점검해본다.

이 기사는 2021년 03월 18일 10:26 더벨 유료페이지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최근 몇 년 새 가장 가파른 성장세를 보인 캐피탈사는 단연 신한캐피탈이다. 자산은 4년 전의 2배 넘게 불어났고 수익성을 '톱티어' 수준으로 끌어올렸다. 동시에 여느 캐피탈사보다 우여곡절을 많이 겪기도 했다. 과거 주력 포트폴리오였던 선박금융 부실화로 흔들리기도 했으나 꿋꿋하게 버텨냈다.

리스크를 회피하기보다는 이를 기꺼이 받아들이고 헤지(hedge)하는 전략을 택해 얻은 결과다. 업권 내에서는 새로운 시장을 발굴해내는 '선구자' 역할을 해냈다는 평가가 따른다. 최근에는 소매금융(리테일) 자산을 신한카드로 넘기면서 잘 할 수 있는 분야에 집중키로 했다.

◇부동산PF·선박 치우친 포트폴리오 다각화

올해로 창사 30주년을 맞은 신한캐피탈이 걸어온 여정은 '꽃길'보다는 '가시밭길'에 가까웠다. 시설대여산업육성법에 따라 1991년 신한리스로 출범했다. 기업체에 시설대로 대출을 내준 게 기업금융의 시작이다. 이후 1997년 IMF 외환위기 이후 60여 개 리스사가 줄줄이 문을 닫았으나 신한리스와 씨티리스(현 OK캐피탈)만이 살아남았다.

시설대여업, 할부금융업, 신용카드업, 신기술사업금융업이 묶여 여신전문금융업이 탄생하자 1999년 신한캐피탈로 상호를 바꿨다. 아울러 할부금융업, 신기술사업금융업도 등록해 겸하기 시작했다. 2000년대 초반 부동산 PF와 선박금융에 특화한 포트폴리오를 구축했다.

2006~2007년 경기침체 여파로 건설사들이 무너지며 대출 연체율이 솟는 등 PF 시장이 흔들렸다. 다행히 신한캐피탈은 아파트를 짓고 있는 상태에서 대출을 해줬고 분양성이 좋은 곳만 선별해 PF 대출을 집행했기 때문에 당시 부실 발생에 따른 직접적인 타격은 피했다. 다만 시장 자체가 쪼그라들면서 성장동력 확보에 어려움을 겪게 됐다.

더 큰 문제는 선박금융(선박리스, 선박대출, 해운사 일반대출)이었다. 한때 신한캐피탈의 선박금융, 해운업 위험노출자산(익스포져)은 1조3000억원에 달했는데 해운업 쇼크로 인해 수년간 선박금융 부실에 시달려야 했다. 2016년에는 육류담보대출(미트론) 부실까지 겹치며 그해 충당금적립전 이익의 65%를 대손충당금으로 쌓기도 했다.

신한캐피탈은 당시 신규 영업을 중단하고 지속해서 부실채권을 상환하면서 익스포져를 줄였다. 지난해 9월 말 기준으로 선박대출·리스자산은 618억원으로 줄었다.

신한캐피탈 관계자는 "신한금융그룹이 리스크에는 일가견이 있는 만큼 지주 차원에서 계열사 리스크 총량을 정해 관리하고 있다"며 "이익이 나는 규모 수준으로만 자산을 확대하라는 가이드에 맞춰 성장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출처=한국신용평가

대신 안정적인 부동산금융이나 펀드 중순위대출 등 포트폴리오를 다각화했다. 3~4년 전부터는 정부의 부동산 대출 규제 강화로 은행들이 손을 뗀 PF 시장에 다시 진입해 자산을 키웠다. 기업 일반대출, 투자금융을 중점적으로 늘리면서 자동차금융, 개인사업자대출 등 소비자금융도 1조원 가량 자산을 확보했다.

2016년 말 4조5056억원이었던 신한캐피탈의 영업자산은 지난해 9월 말 기준 8조8772억원으로 늘어났다. 4년이 채 안 되는 시간 동안 2배 가까이 증가했다.

◇리테일 양도, 투자금융 확대 '선택과 집중'

영업자산을 키우며 신한캐피탈의 덩치는 가파르게 성장했다. 2016년 말 4조5068억원이었던 총자산은 지난해 9월 말 9조5123억원으로 증가했다. 작년 말 연결 기준으로는 8조9013억원을 기록했다.

수익성도 많이 증가했다. 신한캐피탈의 순이익은 2016년 통틀어 339억원에 그쳤으나 지난해에는 3분기까지 1565억원을 기록했다. 작년 말 연결 기준으로는 영업이익 2111억원, 순이익 1606억원을 달성하며 최고 실적을 경신했다. 현대캐피탈, 하나캐피탈에 이어 가장 많은 수준이다.

총자산수익률(ROA)이나 자기자본이익률(ROE)도 우수하다. 신한캐피탈의 지난해 3분기 ROA와 ROE는 각각 1.92%, 14.76%를 기록했다. 2016년에는 ROA와 ROE가 0.83%, 5.36%에 불과했다.

높은 수익성을 거둔 데에는 다른 금융사가 꺼리거나 구조가 복잡한 딜에 적극 참여했다는 점이 작용했다. 이 관계자는 "마진이 1% 수준이거나 보편적으로 가격이 정해진 시장은 진입하지 않는다"며 "차라리 잘 아는 분야의 딜을 쿠킹하고 감내할 수 있는 범위 내에서 리스크를 떠안아 관리하는 방식을 선호한다 "고 설명했다.

가령 사무실이 밀집한 빌딩 중에서도 주택담보대출비율(LTV) 60% 미만 선순위대출은 취급 대상이 아니다. 애매한 트랜치(tranche)의 중순위 대출도 전문 분야라 판단하면 규모를 크게 가져가 셀다운한다.

최근에는 물류창고펀드나 골프장 대출 리파이낸싱 등에 선제적으로 뛰어들어 성과를 내고 있다. 세운재정비비촉진지구(세운지구) 등 도심정비사업의 토지담보대출도 주력으로 하고 있다.

소규모 해외 대체투자도 꾸준히 이어졌다. 스페인의 폐기물 처리시설, 인도네시아 e커머스 업체 부칼라팍, 미국과 유럽의 발전소와 오피스빌딩·레지던스 등에 참여했다.

*출처=금융감독원

부실화 아픔을 딛고 건전성도 크게 개선됐다. 2016년 말 신한캐피탈의 고정이하여신(NPL)비율과 연체율은 각각 2.61%, 2.17%를 기록했다. 지난해 9월 말 기준으로는 NPL비율과 연체율이 각각 0.64%, 0.5%로 떨어졌다.

꾸준한 성장세를 이어가는 가운데 최근에는 다시 사업 포트폴리오에 변화를 주고 있다. 강점을 지닌 투자금융은 키우고 리테일은 과감히 포기하는 게 골자다.

2019년 벤처투자부를 신설한 데 이어 올 들어서는 GIB그룹 산하 투자금융본부를 둘로 쪼갰다. 아울러 과거 신한은행에서 GIB그룹장을 맡았던 정운진 사장이 올해 취임하면서 여기 힘을 더 실을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해 10월에는 오토 및 리테일금융 자산 9000억원 가량을 계열사인 신한카드로 양도했다. 앞서 2007년에는 신한카드의 기업리스자산을 양수해왔는데 이번엔 반대였다. 그룹 내 리테일은 신한카드가 전담하고 신한캐피탈은 투자, IB, 기업금융 부문에서 차별화된 성장 모멘텀을 확보하자는 차원에서 포트폴리오를 조정했다.

*출처=신한캐피탈 홈페이지 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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