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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통기업 ESG 트래커]동원, '지속가능 수산업' 앞장...표류하는 '필환경' 로드맵②해양생태계 보존 총대, 'C등급 동원산업' 조직 틀 초기단계

박규석 기자공개 2021-03-22 08:00:40

[편집자주]

수년 전부터 ESG(환경·사회·지배구조)가 재계 트렌드로 부상했지만 국내 유통기업들에게는 불모지나 다름 없었다. 내수를 중심으로 성장 가도를 달리며 그들만의 시장이 고착화되면서 필요성을 느끼지 못했다. 하지만 최근 공정거래 및 지배구조에 대한 규제가 강화되고 소비자와 투자가들의 요구가 커지면서 상황이 달라졌다. 특히 유통 공룡을 중심으로 ESG 행렬에 가세하면서 변화의 물결이 몰아치고 있다. 이제 막 첫걸음을 뗀 유통기업들의 ESG 현황과 전략 등을 들춰본다.

이 기사는 2021년 03월 18일 15:01 더벨 유료페이지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사업의 근간이 ‘원양산업’인 동원그룹은 환경보호가 경영에 중요한 요소 중 하나다. 참치 어획에 필요한 해양생태계 보존은 동원그룹의 지속 가능한 성장 동력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하지만 환경 변화에 대한 동원그룹의 위기 의식은 성숙하지 못했다. 원양업을 맡고 있는 동원산업의 경우 최근 2년 동안 ESG(환경·사회·지배구조) 평가에서 C등급을 받았다. 동원그룹의 환경부문 최고 등급 역시 B등급에 불과했다. 수년 전부터 스스로 강조한 ‘필(必)환경’ 전략에 대한 구체성이 떨어진다는 진단이다.

◇ '소네바 선언' 불구 식품업계 하위권 환경등급

동원그룹에서 ESG 평가를 받는 기업은 동원산업과 동원F&B, 동원시스템즈 등 3곳이다. 원양업을 중심으로 한 참치 어획과 제품 생산, 포장지 제조 등을 담당하며 전형적인 식품 제조기업의 모습을 갖추고 있다.

제품을 위한 생산시설에 기반을 두고 있는 만큼 환경오염 등과 같은 문제를 방지하기 위한 경영 시스템 구축이 필수다. 하지만 지난해 한국기업지배구조원(이하 지배구조원)에서 평가한 ESG 환경등급에서 이들은 B등급와 C등급을 받는데 그쳤다. 국내 대표 식품기업인 CJ제일제당과 롯데제과, 풀무원 등이 환경부문에서 A를 받은 것과 대조를 이룬다.


특히 동원산업은 2년 연속으로 C등급을 받았다. 지배구조원에 따르면 C등급은 지속가능경영 체계를 갖추기 위한 노력이 절대적으로 필요한 상태로 비재무적 리스크로 인한 주주가치 훼손 가능성이 큰 단계를 의미한다.

이는 동원산업이 선언한 ‘지속가능한 수산업’ 전략과도 상반된다. 2016년 동원산업은 수산업계 글로벌 기업과 함께 ‘소네바 선언(SONEVA STATEMENT)’을 공동 채택했다. 이를 통해 온실가스 저감 기술 강화와 오염물질 저감화 노력, 수산물 건강성 강화 등의 실천을 약속하기도 했다.

동원F&B는 정부가 지정하는 온실가스·에너지 목표관리 기업이지만 탄소배출 등에 대한 노력이 미흡하다는 지적이다. 실제 동원F&B의 온실가스 배출량과 에너지 사용량은 목표관리 기업으로 지정된 후에도 지속 증가하고 있다. 지난해 기준 동원F&B의 온실가스배출량과 에너지사용량은 각각 7만9351tCO2e와 1707TJ다.

환경정보공개시스템에 따르면 동원F&B를 제외하고 동원산업, 동원시스템즈 등은 아무런 정보를 공개하고 있지 않다. ESG 환경평가에서 정보공개 여부가 가장 기본요건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전향적인 태도 전환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2018년 환경영향평가에 기록된 동원F&B의 사업장 10곳의 폐기물배출 총량은 2만8872톤이다. 에너지총량과 용수 사용량은 각각 3만172톤과 234만9550톤이다. 폐기물배출 총량의 경우 자산 규모가 비슷한 롯데푸드(2만3669톤), 농심(1만7753톤), 오리온(7770톤) 등과 비교해 높은 수치를 보이고 있다.

환경 관련 이슈도 거듭되고 있다. 동원F&B 진천공장의 경우 2018년 대기오염물질 배출허용 기준을 초과한 이력이 있다. 구체적인 초과 배출량은 공개되지 않았지만 초과배출분에 대한 부과금과 개선이행 조치를 받았다. 진천공장은 동원F&B의 농축산물가공 시설로 냉장햄과 캔햄, 김치 등을 생산하고 있다.

지난해에는 백시유와 커피, 요커트 등을 생산하는 수원공장의 폐수시설이 불법구조물로 판명됐다. 수원공장은 1996년 이후 폐수처리 과정에서 발생하는 악취 논란이 꾸준히 제기된 곳이다. 결국 동원F&B는 모든 지상 시설물의 지하화와 공원조성, 악취 저감시설 등에 45억원의 자금을 투입했다.


◇녹색경영 조직 대응, '팀단위' 인력 구성 한계

ESG 환경등급이 저조하고 관련 이슈들이 지속 발생하면서 동원그룹은 전담 조직을 꾸리고 대응에 나서고 있다. 본사 차원에서 녹색경영 일환으로 ‘공정설비혁신팀’을 거느리고 있다. 각 지역별 공장과 연구소, 영업본부, 사무국 등이 하부에 배치 돼 있다. 최고 책임자는 부장급 인사며 개별 공장의 경우 사원과 대리급 담당자가 주로 포진해 있다.

하지만 다른 식품회사들과 비교해 상대적으로 조직 규모가 왜소하다. 대기업 집단에 속하는 만큼 동원그룹의 환경 전담 조직이 팀 단위에 불과한 점은 개선이 필요하다.

같은 대그룹집단 식품계열사인 롯데푸드의 경우 본사 차원의 팀 단위 조직인 ‘기술팀’에서 환경규제 등에 관한 업무를 담당한다. 동원그룹과 마찬가지로 기술팀이 각 지역별 공장과 유기적인 협업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다만 롯데푸드는 기술팀을 임원급 인사인 생산본부장이 총괄을 맡고 있다. 각 공장의 최고 책임자 역시 공장장들로 구성해 동원그룹보다 책임감있는 친환경 경영 시스템을 구축하고 있다.

동원그룹은 이러한 상황을 탈피하기 위해 올해부터는 ESG 관련 전문 인력과 조직 구축에 노력할 예정이다. 각 사별 ESG 추진계획 역시 올 상반기 중으로 수립할 계획이다. 실제 일부 환경 이슈에 관해서는 발빠른 선제대응에 나서고 있다.

폐수처리 악취로 홍역을 치렀던 동원F&B 창원공장의 경우 현재 모든 폐수처리 공정에 악취 누기 방지를 위한 밀폐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또한 악취 저감시설 설치로 악취농도를 80% 이상 줄였다.

동원그룹 관계자는 “친환경 기업을 넘어 필(必)환경 기업으로 거듭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며 “ESG 측면에서 사업과 연관된 환경경영 목표를 수립하고 달성을 위한 실행 과제를 실천에도 힘쓰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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