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 멜론 분사 타이밍의 비밀은 손상차손? 2년간 7200억원 손실, 적자 원흉…카카오엔터와 합병설도
원충희 기자공개 2021-03-19 08:17:57
이 기사는 2021년 03월 18일 14시53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카카오가 멜론사업부문을 분사하는 가운데 그 배경에 손상차손 부담이 한결 가벼워진 점을 고려한 전략적 판단이 깔렸다는 해석이 나온다. 음원서비스 '멜론'은 카카오의 콘텐츠 매출을 신장시킨 효자사업이자 고가인수로 영업권 손상 이슈를 매년 일으켰던 원인이기도 하다.카카오는 2016년 멜론 운영사 로엔엔터테인먼트를 인수하면서 매출구조가 확 바뀌었다. 매출총액의 28%에 불과했던 콘텐츠 매출이 51%로 급증했다. 국내 1위 규모의 음원서비스 매출이 반영되면서 다음포털과 카카오톡 등 플랫폼에 편중된 수익구조를 단번에 변화시켰다.
그러던 중 2018년 9월 카카오는 로엔을 흡수 합병한 뒤 멜론사업부를 제외한 음반기획·제작, 판매, 매니지먼트 부문을 다시 떼어내 카카오M으로 이전했다. 멜론만 남긴 것은 카카오톡과의 시너지를 고려한 판단이었고 유료구독 사업모델이 카카오의 현금유동성에 큰 도움이 됐기 때문이다.
실제로 2018년 말 별도기준 카카오의 영업활동현금흐름은 4500억원으로 전년(2466억원)대비 82% 급증했다. 영업현금흐름은 본업을 통해 순유입 된 현금규모를 알 수 있는 지표다. 멜론 덕분에 증가한 현금성 콘텐츠 매출이 크게 일조했다.
하지만 그림자도 있었다. 인수금액이 1조8776억원(현금 1조1199억원+주식 7577억원)에 달한 탓에 순자산 이상의 웃돈이 영업권으로 잡혔다. 그 규모가 1조2213억원으로 멜론의 수익성(회수가능액)이 기대이하로 나오면 곧바로 손상될 수 있는 자산이었다.

카카오는 지난해 멜론사업부를 포함한 음악서비스 부문에서 3679억원의 영업권 손상차손이 입었고 2019년에도 3527억원의 손상이 발생했다. 멜론 영업권 손실은 카카오를 지난해 별도기준과 2019년 연결기준 적자에 빠뜨린 원인이다.
ICT업계 관계자는 "카카오는 2년 연속 7200억원 손상차손으로 1조 넘던 영업권 규모가 5000억원까지 줄어들면서 추가손실 가능성도 현저히 떨어졌다"며 "영업외 이슈로 손해를 볼 확률이 감소한 만큼 홀로서기 할 정도의 재무안정성이 확보됐을 것"이라고 말했다.
카카오가 멜론을 흡수 합병한지 3년도 안 돼 다시 분사시키는 배경에는 이런 재무적 판단을 있었을 것으로 보인다. 물론 카카오M과 카카오페이지의 합병법인 '카카오엔터테인먼트'가 출범한 지 얼마 안 돼 멜론컴퍼니 분사 발표를 한 점을 두고 콘텐츠 사업 밸류체인 강화를 위한 플랜으로 보기도 한다.
더 나아가 상장(IPO)후보 앞단에 선 카카오엔터의 기업가치 제고를 위한 합병설도 돌고 있다. 멜론컴퍼니 이사회에 이진수·김성수 카카오엔터 각자대표와 정태성 감사가 내정된 점이 이런 시각에 힘을 보탰다. 카카오엔터 경영진이 멜론컴퍼니를 이끄는 구도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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