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도를 움직이는 사람들]'노사전문가' 김광헌 부사장, 구조조정 변곡점 완수④최초 CHO 대표이사...안정적 노사관리·8년 연속 무파업 타결
김서영 기자공개 2021-03-29 11:02:44
[편집자주]
만도는 세계 48위의 자동차부품사다. 한라그룹은 2008년 초 만도를 다시 품에 안으면서 건설사에서 자동차부품사로 탈바꿈했다. 첨단 운전자 지원시스템(ADAS), 조향 시스템 등을 생산하며 미래차 시장의 중추적인 플레이어로 떠올랐다. 만도는 자율주행과 전장부품 전문기업인 만도헬라일렉트로닉스 지분 100% 인수로 다음 단계로의 도약을 노린다. 더벨은 만도를 움직이는 인물들의 면면을 살펴봤다.
이 기사는 2021년 03월 25일 16시11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과거 만도의 노동조합은 강성으로 분류됐다. 1987년 금속노조 만도지부가 설립된 이래 2011년까지 두 차례(2008년·2009년)를 제외하고 해마다 파업을 벌여왔다.2008년 정몽원 한라 회장이 만도를 다시 찾아오면서 안정적인 노사관계를 강조한 것도 이 때문이다. 기초체력이 떨어진 만도를 정상화하고 기술력을 끌어올리기 위해선 안정적인 노사관계가 중요하다고 본 것이다.

만도가 한라그룹에 재인수되자 김 부사장은 노경협력실장으로 급파됐다. 2008년부터 3년 동안 초기 노사관계를 구축했다.
김 부사장은 노사 문제가 불거질 때마다 해결사 역할을 했다. 2011년 1월 당시 한라그룹의 물류 사업을 담당하던 자회사 마이스터의 영업실장으로 자리를 옮겼다. 그러나 10개월 동안 근무하고 다시 만도로 돌아왔다. 만도코리아(MDK) 노경협력센터장을 맡았다.
김 부사장은 만도에 복귀하자마자 통상임금 법적 분쟁을 맞닥뜨렸다. 2012년 만도 근로자 15명은 상여금을 통상임금에 포함해 퇴직금을 다시 산정해달라는 소송을 제기했다. 7년 동안 계속됐던 법적 분쟁은 2019년 8월 노사 합의로 마무리됐다. 회사 측은 임금과 퇴직금 원금의 80%를 지급하겠다고 제안했다. 노조는 이에 대해 74%의 찬성률로 합의했다.
김 부사장은 회사와 노조 사이의 가교 역할을 톡톡히 한 것으로 알려진다. 2012년 만도에 기업노조가 설립되며 복수노조를 두게 됐다. 김 부사장은 노사담당 조직을 중심으로 일관된 태도를 유지하는 '원 보이스 원 액션(One Voice One Action)'을 원칙으로 삼았다. 실제 노사관계를 안정적으로 정착시켰다는 내부 평가를 받는다.
지난해 만도는 다시 변곡점에 놓이게 됐다. 자동차 업황 악화로 구조조정을 피할 수 없게 됐기 때문이다. 2017년 사드 사태로 중국 시장에서 국내 완성차 업체의 수익성이 급감했다. 그사이 중국 현지 부품사의 성장으로 부진에 빠졌다. 인력 감축과 경영 효율화가 불가피하게 됐다.
정 회장은 지난해 3월 김 부사장을 대표이사로 선임했다. 만도 역사상 최초로 최고인사·노무책임자(CHO)가 대표이사에 오르게 된 것이다.
통상임금 해결과 안정적인 노사관계 정립 등 그간의 공을 인정받아 정 회장의 신임을 얻었다는 후문이다. 정 회장과 각자 대표이사직을 수행했다. 한라그룹 최고인사책임자(CHRO)인 정 회장과 인사 문제를 논의하는 오른팔로 평가된다.
대표이사 선임과 동시에 당면 과제가 주어졌다. 만도는 2008년 재인수 이후 처음으로 구조조정을 단행했다. 노사는 △강원 원주 주물공장 외주화 △전 생산직 대상 자발적 희망퇴직 시행 △희망퇴직 이후 유휴인력 발생 시 순환휴직 및 전환배치 등을 골자로 한 구조조정안에 합의했다.
김 부사장은 이 과정에서 핵심 역할을 수행했다. 원주 주물공장 외주화를 위한 노사 교섭에 직접 참여했다. 수차례 협의 끝에 외주화에 합의했다. 그는 같은 해 7월 임금 및 단체협약을 임금동결로 마무리하며 8년 연속 무파업 타결을 기록했다.
업계에서는 만도가 선제적 구조조정으로 코로나19 위기를 버틸 수 있었다고 평가한다. 인력 감축과 경영 효율화로 연간 240억원 수준을 절감할 것으로 추정된다. 만도 측은 "만도의 구조조정은 지난해 모두 마무리돼 연내 추가 구조조정은 없다"라고 말했다.
당시 김 부사장은 “노조 대표와 조합원들에게 정말 감사하다”며 “특히 올해는 코로나19로 어려운 경영환경에서 노사가 인식을 같이해 임금 동결에 합의한 만큼 상생의 노사관계를 바탕으로 위기를 돌파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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