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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격의 수제맥주]제주맥주, '국산·수입' 주도권 쟁탈 도전장②편의점 등 가정용 점유율 확대, 실적 제고 중추 '기업 컬래버레이션'

박규석 기자공개 2021-03-25 08:12:22

[편집자주]

국내 수제맥주 시장이 태동기를 거쳐 본격적인 성장기에 진입하고 있다. 과거 마니아층을 대상으로 한 소품종 소량생산에서 다품종 대량생산 체제로 전환이 한창이다. 종량세와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 도입으로 규모의 경제를 실현할 여건도 마련됐다. 이를 기반으로 코로나시대에 무서운 속도로 가정용시장을 파고 들고 있다. 수제맥주업계 현황과 시장을 견인하고 있는 기업들의 성장 전략을 살펴본다.

이 기사는 2021년 03월 24일 15:33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제주맥주가 치열한 주도권 쟁탈전이 벌어지고 있는 맥주시장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대기업이 장악하고 있는 국산·수입 맥주의 벽을 넘어 글로벌 진출까지 꾀하고 있다.

시장 장악을 위한 채비는 막바지 단계다. 지난해 GS25 등 국내 5대 편의점에 전 제품을 입점시키며 유통망을 확충했다. 올 상반기 완공을 목표로 생산시설 증축도 추진 중이다. 중장기적으로는 화장품사업과 무알코올(비알코올) 맥주, 건강기능식품 등의 다각화 가능성도 열어두고 있다.

이러한 계획은 수년째 기록 중인 영업손실 해소와 관계가 깊다. 테슬라 요건을 통한 코스닥 상장이기 때문에 당장 손실이나 재무건전성은 문제가 되지 않는다. 다만 향후 성장성을 높게 인정받은 만큼 수익성 강화를 통한 재무건전성 제고는 제주맥주의 지상 과제나 마찬가지다.


◇‘내수+글로벌’ 노리는 투트랙 전략

제주맥주는 향후 내수시장 확대와 글로벌 진출을 동시에 추진할 계획이다. 시장을 주도하고 있는 대형사와 경쟁하기 위한 기반을 다진 만큼 본격적인 영토확장에 나설 방침이다.

일반적으로 글로벌사업 성패는 내수시장에서 입지가 크게 좌우한다. 현지 공략을 위한 영업 전략과 마케팅을 위해서는 국내 판매율과 인지도 등이 중요하기 때문이다. 제주맥주가 국내외 시장을 모두 노리고는 있지만 내수에 더 큰 비중을 둘 것으로 풀이된다.

내수시장에서는 늘어난 유통망을 활용하기 위해 제품 포트폴리오를 확충할 계획이다. 선제적으로 연구·개발(R&D)을 전담하는 기술연구소도 설립했다. 제주맥주는 향후 기술연구소의 기능을 자사 제품 개발뿐만 아니라 외부 요청에 따른 자문 역할까지 수행하는 조직으로 키울 예정이다.

기업 컬래버레이션사업도 제주맥주가 미래 주력으로 설정한 모델이다. 기업 컬래버레이션은 수제맥주의 강점인 ‘다양성’을 극대화 할 수 있는 장점을 가지고 있다. 현재 치킨프랜차이즈 기업인 제너시스BBQ와 컬래버레이션을 진행하고 있다. 맛 개선과 디자인 리뉴얼 등이 막바지 단계에 진입했고 올 상반기 중 신제품을 출시할 계획이다.

우선 글로벌 진출을 염두에 두고 테스트 수출에 집중하고 있다. 코로나19 여파로 해외 현지 조사 등에 제한이 있는 상황이지만 진출국 확보를 위한 소규모 수출을 지속하고 있다. 테스트 국가는 국산 맥주 브랜드가 진출하지 못한 지역이 대상인 것으로 알려졌다.


중장기적으로는 무알코올(비알코올) 맥주와 화장품, 건강기능식품 등으로 다각화 가능성도 열어두고 있다. 이는 지난해 제주맥주 사업 목적에 추가됐으며 무알코올 맥주의 경우 현재 설비로도 생산이 가능하다.

화장품은 맥주 효모를 활용한 제품 개발 가능성에 무게가 실린다. 지난 2019년에는 자연주의 화장품 브랜드 이니스프리와 손잡고 맥주박을 활용한 업사이클링(Up-Cycling) 제품을 출시하기도 했다. 건강기능식품 사업 역시 맥주 효모 또는 부산물을 활용한 제품 개발을 염두에 두고 있다.

다만 제주맥주는 무알코올 맥주 등의 사업을 당장 실행할 계획은 없다는 입장이다.

제주맥주 관계자는 “국내 수입 맥주 등과 경쟁하는 기업으로 성장하는 동시에 한국을 대표하는 글로벌기업으로 도약을 목표로 하고 있다”며 “다만 화장품 등을 사업 목적에 추가했지만 단기간에 실행에 옮길 계획은 없다”고 설명했다.

◇숙제로 남은 ‘영업 손실’ 기대 부응할까

제주맥주가 예비상장심사라는 큰 산을 넘기는 했지만 아직 해결해야 할 과제도 남아있다. 바로 수년째 지속중인 영업 손실 해소다. 테슬라 요건을 활용해 단기적인 부담을 줄였을 뿐 근본적인 문제가 해결되지는 않았기 때문이다.

수제맥주 사업을 본격적으로 시작한 2017년 이후 제주맥주는 지속적인 영업 손실을 기록하고 있다. 부채비율과 순차입금 역시 매년 증가해 제주맥주의 재무건전성을 옥죄고 있다. 사업 확대를 위한 초기 투자비용 등은 많았지만 실적 제고로까지는 이어지지 못한 부분이 뼈아팠다.

실제 제주맥주는 사업 초기에 생산 시설 구축 등을 위해 300억원 규모의 자금을 투입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까지 유치한 누적 투자금이 600억원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대규모 투자였다는 평가다.


풀기 어려운 숙제가 남아있는 상황이지만 현재 주류 시장의 트렌드가 제주맥주에 호재로 작용하고 있는 부분은 긍정적이다. 코로나19 여파로 가정용 시장이 커지면서 수제맥주와 같은 다양성이 풍부한 주류의 소비가 늘고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추세는 제주맥주의 실적에서도 나타났다. 지난해 제주맥주의 매출은 215억원으로 전년대비 154% 증가했다. 같은 기간 영업 손실 역시 91억원에서 43억원으로 크게 줄었다. 가정용 시장에 대한 수요는 올해도 지속될 것으로 전망돼 제주맥주의 실적 개선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제주맥주 관계자는 “실적 제고와 재무건전성 안정화는 현재 최우선 과제로 삼고 있는 부분”이라며 “올해는 양조장 증설과 기업 컬래버레이션 등을 활용해 수익성 강화에 집중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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