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하이닉스, 전략통 CEO·CFO 체제로 재편 M&A 선봉장 박정호·노종원 잇따라 중용, 사세 확장 본격 시동
원충희 기자공개 2021-03-31 08:06:45
이 기사는 2021년 03월 30일 18시52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SK하이닉스가 반도체 수퍼사이클을 맞아 좀 더 공격적인 경영진 구성을 갖췄다. 전략담당이던 노종원 부사장을 최고재무책임자(CFO) 자리에 앉힌데 이어 인수합병(M&A)으로 통이 굵은 박정호 부회장(사진)에게 대표이사직을 맡겼다. 전반적으로 전략통이 중용되는 형세다.SK하이닉스는 30일 이사회를 열고 박정호 부회장을 대표이사(CEO)로 선임했다. 이석희 단독대표 체제를 박정호 부회장과 이석희 사장(사진) 각자 대표체제로 전환한다. 박 부회장은 기업문화 부문을 맡아 큰 그림의 전략을 그리고 이 사장은 기술과 제품 경쟁력 강화를 위한 개발, 투자와 운영 등을 책임진다.
이 사장은 현대전자에서 반도체 기술연구원, 미국 스탠퍼드대학교 박사과정, 미국 인텔 근무 등 전반적으로 반도체 기술자의 길을 걸었던 인사다. 이와 달리 박 부회장은 SK그룹 내 굵직한 M&A를 진두지휘한 전략통으로 꼽힌다. SK하이닉스 인수 역시 그가 총괄한 업무다. SK수펙스 내 ICT위원장을 맡고 있는 등 그룹 전체에서도 중량감이 남다르다.

이번 인사는 엔지니어 출신 CEO와 전략가 타입 CEO를 붙여 기술경쟁력은 물론 글로벌 투자와 M&A를 병행하는 등 좀 더 공격적인 경영행보를 위한 포석으로 읽혀진다. 실제로 30일 열린 주주총회에서 이 사장은 "(추가 M&A 가능성은) 계속 보고 있다"며 "박정호 부회장의 사내이사 선임 이후 그런 빅픽쳐를 같이 논의할 수 있다"고 말했다.
타이밍도 괜찮다. 현재 반도체 시장은 수요가 공급을 초과하는 수퍼사이클이 도래하고 있다. 인텔 사업부문 인수로 취약한 낸드플래시 보강을 꾀하던 SK하이닉스로선 지금보다 사세를 팽창할 수 있는 호기인 셈이다.
앞서 노종원 미래전략실장(부사장)에게 CFO를 겸임시키는 인사를 단행한 것도 이와 비슷한 맥락이다. 노 부사장은 그룹에서 박 부회장과 함께 2012년 하이닉스(현 SK하이닉스) 인수를 주도한 것을 시작으로, 4조원에 육박했던 도시바메모리 투자, ADT캡스 인수를 성사시키는 데도 공을 세웠다.
2018년 말 SK하이닉스로 이동한 뒤에도 10조원 규모 인텔 낸드사업 인수, 매그나칩반도체 파운드리 사업부 투자 등을 연이어 성사시켰다. 미래성장 동력 확보를 위한 M&A 전략통이란 점에서 박 부회장과 결이 비슷한 인물이다.
올 들어 SK하이닉스 주요 경영진으로 전략통이 중용되는 분위기다. 이는 SK하이닉스의 경영목표와도 맞닿아있다. 이 사장이 2년 전 CEO로 취임할 당시 제시된 목표는 기업가치 100조원 달성이다. 현재 시가총액은 97조9163억원으로 거의 달성한 상태다. 더 높은 목표를 제시해야 할 시점이다. SK하이닉스 측은 박 부회장을 각자대표에 선임한 이유로 글로벌 경쟁력 강화와 새로운 비즈니스 기회 발굴을 내세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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