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21년 04월 01일 07시54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비메모리 분야는 팹리스와 파운드리, 후공정 산업이 고르게 발전할 때 서로 시너지를 내며 커질 수 있다. 칩을 개발하는 팹리스, 팹리스가 주문한 제품을 양산할 생산능력을 갖춘 파운드리가 유기적으로 협업해야 생태계가 조성된다. 정부가 2030년까지 현재 1%대인 국내팹리스 시장점유율을 10%까지 확대한다는 목표를 설정한 이유다.국내 시스템 반도체 생태계에서 유독 팹리스 산업은 약한 고리라는 평가를 받는다. 수십년 간 국내 중소 팹리스들이 관련 반도체 설계자산(IP)을 쌓아올리며 고군분투했지만 미국 퀄컴과 엔비디아, 대만 미디어텍 등과 경쟁하기엔 몸집이 여전히 너무 작다.
LG 계열사인 실리콘웍스를 제외한 중소 팹리스 중 매출이 1000억원 넘는 곳은 6곳에 불과하다. 그나마 매출 상위 20개 기업 중에서도 적자를 내는 곳이 많다. 메모리분야에서 삼성전자, SK하이닉스 같은 세계적 초격차 반도체 기업이 탄생한 것과는 확연히 다른 분위기다.
사실 팹리스 생태계 강화는 정부가 오랫동안 풀지 못하고 있는 과제다. 1990년대부터 정부 지원책이 쏟아졌지만 역부족이었다. 현재도 '글로벌 K-팹리스' 육성을 위해 R&D 자금과 IP 활용 등을 지원하고 있지만 보다 획기적인 대책이 없으면 쉽지 않을 것이란 우려가 업계에서 나오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퀄컴, NXP 등 세계적 팹리스 기업과 수주 경쟁을 할 정도로 기술력이 높은 곳이 있다"며 "하지만 규모의 경제를 이루지 못했단 점이 최종 수주에서 발목을 잡는다"라고 말했다. 반도체 설계의 핵심인 인재를 관리하고 꾸준히 R&D에 투자할 여력이 되겠냐는 의심의 눈초리가 이어진다.
업계에선 규모의 경제를 이루고 글로벌 브랜드를 가진 '스타 팹리스'를 배출하는 것이 팹리스 산업 생태계를 끌어올리기 위한 출발점이 될 수 있다고 얘기한다. 하이엔드칩 설계엔 수많은 개발비가 들어가는데 지금과 같은 정부 지원책으론 한계가 있다. 업계 관계자는 "정부 지원은 쏟아졌지만 전체 기업을 고르게 지원하는데 초점이 맞춰져왔다"며 "국가적 지원도 중요하지만 민간 자본의 유치가 이뤄져야 전반적으로 생태계가 클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바이오산업의 경우 대규모 벤처 투자자금이 몰리며 성장해 왔다. 반도체산업에서도 소재·부품·장비 기업만해도 VC와 PEF 자금 유치가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다. 유독 팹리스에 대해선 평가가 박하다. 투자 업계 한 관계자는 "팹리스는 부가가치가 큰 사업이기 때문에 성공만 한다면 대박을 낼 수 있는 분야"라며 "투자 판단을 하기가 쉽지는 않겠지만 관심은 많다"고 말했다.
그간 팹리스 육성 정책이 실패했다면 보다 효과적인 전략을 다시 고민해야 한다. '제2의 퀄컴' 타이틀을 단 스타 팹리스가 자본시장에서 각광받는 날이 오길, 이를 유도할 지원책이 마련되길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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