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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림, 밑빠진 독 '하림USA' 부실 눈덩이 유증 1100억·수백억 지급보증, 순손실 1300억 '자본잠식' 전환

최은진 기자공개 2021-04-05 08:15:12

이 기사는 2021년 04월 01일 14:44 더벨 유료페이지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하림지주의 종속기업인 'HARIM USA(이하 하림 USA)'가 그룹의 전폭적인 지원에도 불구하고 지난해 예년 수준보다 더 큰 손실을 기록했다. 이 여파로 자본잠식까지 발생했다. 10년 전 인수한 금액의 절반 정도인 약 500억원을 손상차손으로 반영하며 하림지주의 실적을 잠식했다.

부실이 점점 커지고 있지만 하림그룹은 하림USA를 최대한 지원을 통해 살려내겠다는 계획이다. 상장 계열사를 동원해 실탄을 쏟아 붓고 있다.

하림지주가 지분 60.20%를 보유한 하림USA의 전신은 2011년 인수한 미국 현지 닭고기업체인 '알렌패밀리푸드'이다. 100년이 넘는 전통을 가진 미국 내 19위의 닭고기 가공업체로 2008년 금융위기 이후 재정이 악화되면서 하림그룹 품에 안겼다. 당시 인수금액은 약 1300억원 규모였다.

하림그룹은 좁은 국내시장을 넘어 해외로 입지를 넓히기 위해 미국을 택했다. 핵심 계열사인 ㈜하림이 매출액 감소와 맞물려 영업적자를 내던 시절로 신사업이 절실했다. 하림USA는 하림지주가 아닌 ㈜하림 종속기업으로 설립됐다.


하지만 10년이 지나도 하림USA는 좀체 실적이 안정화 되지 못했다. 흑자와 적자를 오가던 실적이 2017년 이후 줄곧 적자를 기록하며 부실이 심화됐다. 빠른 정착을 위해 현지 경영인을 고용했지만 관리감독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으면서 부정행위가 빈번하게 발생했다.

결국 지난해 초 하림지주는 직접 하림USA를 관리감독하기 위해 ㈜하림으로부터 지분 전량을 넘겨받았다. ㈜하림이 보유하고 있던 지분 28.24%를 219억원에 매수했다. 하림지주가 보유하고 있던 기존 보유분까지 합쳐 총 43% 지분율로 최대주주 지위를 확보했다. 나머지 지분은 계열사 엔에스쇼핑(18.97%), 선진(18.97%), 팜스코(18.97%) 등이 보유했다.


하림USA는 하림지주 품에 안기자마자 6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단행했다. 하림지주 뿐 아니라 지분을 보유한 계열사들도 전부 증자에 참여했다. 이후 불균형 증자를 또 단행하며 하림지주로부터만 총 751억원을 출자 받았다. 이 때문에 하림지주가 보유한 하림USA 지분율이 ㈜하림으로부터 인수했을 때보다 높은 60.20%로 늘어났다. 유상증자 등 직접적으로 자금을 지원한 규모만 따지면 지난해 약 1100억원 정도로 추산된다.

증자 뿐만 아니라 하림USA를 살리기 위한 전사적 지원은 파격적이다. 2019년 하림USA에 제공한 대여금 중 3억1400만원의 미수금을 지난해 손실충당금으로 처리했다. 전년도 10억원의 손실충당금을 쌓은 데 이어 지속적으로 대여금 및 채권을 손실처리하면서 사실상 하림USA의 부담을 덜어줬다.

뿐만 아니라 지난해 하림지주는 추가로 212억원에 달하는 하림USA 대출에 지급보증을 섰다. 전년도 지급보증 액수까지 더하면 총 420억원 규모다. 하림USA가 자본잠식에 처한 데 따라 지급불능 상황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고스란히 하림지주의 부담이 된다.

지분관계도 없는 ㈜하림 역시 지난해 600억원 규모의 지급보증을 섰다. 전년도까지 하림USA에 대한 수백억원의 대여금을 손실처리 한 데 이어 추가로 지원에 나선 셈이다. 사실상 하림그룹의 재원 수천억원이 하림USA에 쏠리고 있다. 특히 그 전면에는 상장 계열사들이 동원되고 있다는 데 주목된다.

이 같은 전폭적인 지원에도 지난해 하림USA는 더 큰 적자를 냈다. 매출액은 2507억원으로 예년 수준의 절반으로 줄었다. 당기순손실은 1371억원으로 전년대비 3배 이상 부실이 늘었다. 자본총계는 마이너스(-) 24억원으로 잠식당했다. 증자를 통한 상당한 자금을 지원했음에도 자본잠식으로 전환되는 건 막지 못했다.

이 때문에 하림지주는 자금출혈을 겪은 데 이어 손상차손으로 실적까지 타격을 입었다. 하림USA가 지속적인 영업손실이 발생하면서 448억원을 손상으로 추산하고 기타영업외비용으로 인식했다. 이는 당기순이익에 영향을 악영향을 미쳤다.

지난해 하림지주는 별도기준 매출액이 152억원으로 전년대비 15.4% 늘어나면서 영업이익이 같은기간 무려 1000% 이상 증가한 25억원을 기록했다. 그러나 기타영업외비용이 인식되면서 당기순손실 394억원으로 적자전환됐다.

하지만 하림지주는 하림USA를 살리는 데 앞으로도 전폭적으로 지원하겠다는 입장이다. 미국시장을 잡지 않으면 닭고기 시장에서 성장동력을 발굴하기 쉽지 않기 때문이다. 경영진 교체, 일부 자산매각, 시설 개보수 등을 동원해 코로나 이후 상황에 대비한다는 목표다.

하림그룹 관계자는 "하림USA를 포기하려고 했다면 이미 오래 전 매각했을 것"이라며 "전사적으로 자금이 많이 들어간 건 사실이지만 성장동력이 미국시장에 있다고 판단하고 있고, 코로나 등 다양한 변수로 인해 실적이 부진했지만 곧 정상화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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