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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흥기업 채권단의 달라진 전략 '통매각→쪼개팔기' 3월 말 장내매도 시작, 유통물량 확대 선작업 후 FI 찾기 돌입

김현정 기자공개 2021-04-09 08:11:01

이 기사는 2021년 04월 08일 08:44 더벨 유료페이지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진흥기업 지분 44%를 쥐고 있는 채권단이 보유 주식 매각 전략을 재수립했다. 지난 2년간 고수해온 ‘통매각’ 방침을 전면 수정한 게 핵심이다.

이에 따라 일부 주식 매각을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유통물량 확대를 목적으로 일부 지분을 먼저 매도한 뒤 시장이 반응하면 나머지 지분을 블록딜로 매각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3월 말부터 장내매도 시작, 10년 만에 회수 '개시'

8일 금융권에 따르면 진흥기업 주주협의회는 지난달 25일부터 이달 7일까지 보유지분 총 44.11% 가운데 5% 가량을 장내 매도했다. 2012년 워크아웃에 돌입하며 채권 금융기관들이 무담보채권 출자전환으로 주식을 보유하게 된 지 10년 만에 첫 지분 매각이다.

주식을 매도한 곳은 우리은행과 KDB산업은행, 하나은행, 신한은행, 국민은행, 파산자㈜서울상호저축은행 등이다. 30여개 기관으로 구성된 채권단 내에서는 우리은행 지분이 25.29%로 가장 많고, 이 외에는 산업은행 7.59%, 하나은행 4.19%, 신한은행 3.04%, 국민은행 2.78% 순이다. 매각 작업은 가장 지분이 많은 우리은행이 주도하고 있다.

각 주주들은 미리 협의된 내용에 따라 3월 말 각각 동일 비율의 주식을 삼성증권에 예탁했다. 삼성증권이 돌아가면서 주주들의 주식을 매각 중으로 진흥기업 주식 장내매도가 당분간 계속될 예정이다.

1959년 설립된 진흥기업은 2008년 초 효성그룹으로 주인이 바뀐 건설회사다. 당시 조현준 회장 주도로 경영권 인수가 추진됐고 931억원이라는 과감한 베팅으로 진흥기업을 자회사로 편입시켰다. 현재도 효성중공업이 지분 48.19%를 보유한 최대 주주다.

당시 그룹 차원의 전폭적인 지원이 들어갔지만 진흥기업은 글로벌 금융위기 직후 아파트 분양시장 침체를 이기지 못하고 실적이 급속도로 악화했다. 인수된지 1년 만인 2009년부터 대규모 적자를 내기 시작했고 2011년에 이르러서는 완전자본잠식 상태에 빠졌다.

효성그룹과 채권단은 각각 1000억원, 1100억원의 자금을 투입해 진흥기업 워크아웃(기업 재무구조개선 작업)을 실시했다. 2012년에는 효성그룹의 대여금과 채권단의 무담보채권을 진흥기업의 주식으로 바꾸는 출자전환에 참여했다. 재무구조 개선을 위한 특단의 조치였다. 이후에도 효성그룹과 채권단은 유상증자 참여로 지속적인 수혈을 해줬다.

진흥기업은 2016년까지 적자를 기록하다 2017년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채권단은 2018년 말 공동관리 절차 종료를 결의했고, 진흥기업은 2019년 1월 7년 만에 워크아웃을 졸업했다.

채권단은 진흥기업이 정상화 단계에 돌입함에 따라 지분 매각을 통한 자금 회수 절차에 돌입했다. 금융산업의 구조개선에 관한 법률상 공동관리 절차 종료 후 2년 안에 채권단은 보유 지분을 모두 정리해야 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매각 작업이 순탄치 않았다. 효성중공업이 경영권을 쥐고 있는 상황에서 채권단 지분 44.11%를 가져가 2대 주주가 되겠다는 이는 아무도 없었다.

채권단은 효성중공업에 채권단 지분을 모두 가져갈 것을 제안했지만 효성중공업은 받아들이지 않았다. 안정적으로 경영권 지분을 확보하고 있는데 굳이 추가 지분을 떠안을 필요는 없었다. 채권단은 효성중공업이 들고 있는 진흥기업 지분 48.19%를 채권단에 모두 넘겨달라고 제안하기도 했다. 진흥기업 경영권을 판다면 인수자를 찾을 수 있을 것으로 판단했다. 하지만 이 역시 무산됐다.

이에 따라 2019년 11월과 2020년 7월 채권단 지분만이 시장에 나왔다. 역시 관심을 보이는 원매자들은 전혀 없었다. 채권단은 효성중공업 지분과 채권단 지분 외 시장에 흩어져있는 잔여지분 7.7%를 매수한다면 적대적 M&A가 가능하다는 점을 지속적으로 강조해 매각을 시도했지만 통하지 않았다.

매각이 난항을 빚자 금융위원회는 작년 말 채권단들의 출자전환주식 보유 특례기간을 2022년 말까지로 연장해줬다.


◇SIFI 찾기로 전략 선회…묘수 통할까

채권단은 올 초 다시 모였다. 현실적인 매각 방안을 찾기 위해서였다. 우선 통매각 방침에서 벗어나기로 했다. 44% 애매한 지분을 한꺼번에 팔려고 하면 자금 회수가 앞으로도 장기간 어려울 수 있다는 판단을 내렸다.

이에 따라 전략적투자자(SI) 외에 투자이익을 목표로 하는 재무적투자자(FI)를 찾아나서기로 했다. 채권단 측에서 주식을 할인된 가격에 팔면 향후 적절한 시기 매각해 투자차익을 도모하는 시나리오를 그리는 FI는 충분히 찾을 수 있을 것이라고 봤다.

문제는 FI 입장에서 봐도 현 상황에서는 진흥기업 투자 매력도가 그리 높지 않아 보였다는 점이다. 유통물량이 걸림돌이었다. 진흥기업 주식은 하루 유통물량이 10만~20만주 밖에 되지 않는다. 효성중공업과 채권단 지분 외 잔여지분이 그리 많지 않기 때문이다. 통상 FI가 엑시트를 할 때 일거래량의 10~30% 범위 내에서 지분을 조금씩 파는데 이는 일일 유통물량이 어느 정도 뒷받침돼야 가능한 일이다.

이에 따라 채권단은 지난 3월 말 최종 결의를 통해 우선 주식 일부를 팔아 시장 유통량을 높여 진흥기업 주식 매력도를 높이기로 했다. 즉각 주식 매각 작업에 돌입했고 현재까지 지속적으로 주식을 매각 중이다.

채권단은 앞으로 1~2개월 기간 내에 목표로 한 장내 매각 물량을 모두 소화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이후 다시 결의해 추가적으로 지분을 더 시장에 팔 것인지, 아니면 FI 투자처 찾기에 나설 것인지를 정하기로 했다.

채권단 관계자는 “FI는 엑시트를 고려하고 들어오는 투자자들이기 때문에 기본적으로 시중 유통물량이 늘어야 FI를 대상으로 하는 블록세일도 가능할 것이라 바라봤다”며 “새로운 계획은 현재까지 순항 중”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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