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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한카드, 올해도 장기CP 발행…일괄신고제 '무색' 3·4·5년물 3000억 발행…전체 잔액 중 장기물 비중 80%

최석철 기자공개 2021-04-14 13:53:48

이 기사는 2021년 04월 13일 15:29 더벨 유료페이지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신한카드가 올해도 장기 기업어음(CP)을 발행했다. 단일회차 발행금액 중 최대 규모인 3000억원을 조달했다. 이번 발행으로 기업어음 잔량 중 장기CP 비중이 약 80%에 달한다.

자금조달 수단을 다각화하기 위한 조치이지만 장단기 시장을 왜곡하고 일괄신고제를 무력화하는 장기CP 활용도가 지나치게 높다는 지적에서 자유롭긴 어렵다.

◇단일회차 최대 발행금액...금융당국 관리지침에 대응

신한카드는 13일 3000억원 규모의 기업어음을 발행했다. 만기는 3년과 4년물, 5년으로 나눠 각각 1000억원씩 배정했다. 할인율은 3년물 1.408%, 4년물 1.589%, 5년물 1.730%로 책정됐다. 이에 따라 실제 마련한 자금은 약 2808억원이다. 키움증권이 대표 주관업무를 맡았다.

지금까지 단일회차에 발행한 금액 중 최대치다. 2019년 이후 매년 만기 5년의 초장기물을 트렌치에 포함시키고 있다는 점도 눈에 띈다.

신한카드는 2015년 이후 매년 장기CP를 꾸준히 발행해온 이슈어다. 지난해에도 4차례에 걸쳐 장기CP를 발행해 6000억원을 조달했다.

이번 발행으로 신한카드의 장기CP 발행잔액은 1조9100억원에 달한다. 매년 꾸준히 장기CP를 발행해온 만큼 2018년 발행분부터 만기 미도래 금액이 쌓인 결과다.

12일 기준 신한카드의 기업어음 잔량 2조1000억원 중 장기CP 비중은 76.7%에 이른다. 여기에 이번 3000억원의 발행물량이 더해지면 79.6%로 확대된다. 사실상 기업어음 시장을 주로 장기 조달 창구로 삼고 있는 모습이다.


조달 수단을 다변화하려는 목적에 더해 최근 국고채 장기금리에 이어 단기금리가 급등하면서 부담이 커진 점도 영향을 끼쳤다는 분석이다.

정부는 올해 4월부터 여전사 유동성 관리 감독을 강화하기 위해 ‘유동성 리스크관리 모범규준’을 시행한다. 여전사가 부실화될 경우 여전채를 보유한 금융회사로 부실이 전이될 위험이 있는 만큼 여전사의 유동성 위험을 주기적으로 측정해 이사회에 보고하도록 하는 내용이 담겼다.

이와 함께 금융당국이 자금조달을 여전채에 지나치게 의존하지 않도록 관리 지침을 내리면서 장기CP를 발행할 유인이 한층 높아졌다는 평가다. 지난해 우리카드와 올해 KB국민카드 등 그동안 여전채를 통해 자금을 조달하던 카드사가 속속 장기CP를 발행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장기CP, 장단기 시장 왜곡 주범...금융당국 관리·감독 회피 수단

다만 장기 CP는 단기금융상품 취지에 어울리지 않는다는 비판을 받는다. 단기금융시장은 기업어음과 전자단기사채 등 만기 1년 미만의 단기물 마련을 위해 조성된 곳이다. 하지만 장기 CP는 외형상 단기어음이지만 만기와 공모구조 등 실질은 장기 회사채와 동일하다.

장기 CP는 기업의 단기 신용등급을 바탕으로 평정된다. 그 결과 기업과 CP 신용평가가 왜곡되는 상황이 발행할 수 있다. 장기 CP가 장·단기 금융시장을 왜곡시키는 주범으로 지목되는 이유다.

여전사의 장기CP는 일괄신고제의 취지를 희석시키는 주범으로도 꼽힌다. 일괄신고제는 일정 기간에 조달할 금액을 금융당국에 신고하면 수요예측 등의 절차를 밟지 않고 회사채를 발행할 수 있도록 해주는 제도다.

신한카드의 경우 올해 8월까지 일괄신고 잔액이 1조4100억원이 남았다. 여력이 남은 상황에서도 증권신고서를 제출하는 번거로움을 감수하면서 공모 방식으로 장기CP를 발행했다. 금융당국의 관리·감독에서 한발 비켜날 수 있는 통로로 활용된 모습이다.

금융당국의 지침에 따라 여전채 조달 비중을 낮출 필요성이 크다면 전자단기사채와 일반 CP 등으로도 충분히 대응할 수 있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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