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의 지주사 전환 카드 '여전히 유효할까' 자회사 지분요건·세제혜택 종료·보험업법 개정 등 제약 조건 늘어
김혜란 기자공개 2021-04-28 12:20:04
이 기사는 2021년 04월 28일 08시12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상속 이후 삼성그룹의 지배구조 개편에 관심이 쏠린다. 몇 년 전부터 거론돼 온 지주사 체제 전환은 여전히 유효한 시나리오일까.지난해까지만해도 오너 일가가 고(故) 이건희 회장 재산을 물려받는 과정에서 지주사 전환 등의 밑그림을 그릴 수 있다는 전망이 많았다. 하지만 재계 안팎에선 당분간 삼성의 지주사 전환 논의가 이뤄질 가능성은 낮다고 보고 있다. 올해 말 세제혜택이 없어지는 데다 내년부턴 지주사 전환 시 자회사 지분 요건이 강해지는 등 제약 요건이 많아졌기 때문이다.
순환출자 해소 등의 지배구조 개편은 이미 마무리됐기 때문에 수년간은 최대한 현재 지배구조를 유지하는 게 유리하다는 분석이 나온다. 다만 앞으로 보험업법 개정이 어떻게 흘러가느냐에 따라 지배구조 개편 논의가 다시 불붙을 수도 있다.
28일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등 상속인들은 고 이건희 회장 재산 상속 내용을 발표한다. 유가족을 대신한 변호인단이 보도자료 형식을 빌어 관련 내용을 공개할 것으로 전해졌다.
증권가에선 이 부 회장이 삼성전자 지배력을 높일 수 있도록 삼성전자와 삼성생명 지분 상당 부분을 이 부회장에게 배분하는 것으로 어느 정도 정리가 끝난 것으로 보고 있다.
삼성 지배구조는 이재용 부회장→삼성물산→삼성생명→삼성전자의 고리로 이뤄져 있으며 삼성물산이 사실상 지주사 역할을 하고 있다. 이에 따라 이 회장 별세 이후 삼성물산이나 삼성전자, 삼성생명의 지주사 전환 등 가능한 각종 시나리오가 거론돼 왔다.
하지만 올해는 상황이 달라졌다. 우선 '공정경제 3법' 통과로 삼성물산의 지주사 전환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해졌다. 지난해 말 통과된 공정거래법애 따라 내년부터 지주회사의 자회사 지분율 요건이 상장사의 경우 기존 20%에서 30%로 높아졌다.
삼성물산이 지주사로 전환하려면 공정거래법에 따라 삼성전자 주식을 30% 확보해야 하는데, 여기에는 수십조원이 들어간다. 삼성물산이 이를 감당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
삼성전자를 인적분할해 투자회사와 사업회사로 나누는 삼성전자의 지주회사 전환도 유력한 시나리오로 거론돼왔다. 삼성전자는 이미 지주사 전환을 검토하다 2017년 중단한 바 있다.
이 역시 굳이 무리하게 밀어 불일 이유가 없다. 이 부회장이 경영권 불법 승계 문제로 구속수감된 상태인 데다 이제 막 시작한 '부당합병' 관련 재판은 앞으로 수년이 걸릴 것으로 예상되는 상황에서 거버넌스에 손을 대기는 쉽지 않다.
한 증권사 연구원은 "삼성전자의 지주사 전환은 최대한 미룰 수 있으면 미루고 이 상태로 지배구조를 유지할 것"이라며 "지난해 다수석을 가진 여당이 보험업법 개정안을 처리하지 않은 것을 보면 법 개정에 대한 의지가 있는지도 불확실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어 "만약 개정되더라도 유예기간이 7년이라 시간은 많기 때문에 지주사 전환 등 지배구조 개편을 선제적으로 하진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대기업 집단에서 지배주주가 지주회사를 설립할 때 제공했던 세제혜택이 올해 종료된단 점도 지주사 전환을 어렵게 만드는 요인이다. 주식 양도차익에 대한 과세 이연 등의 혜택을 받으려면 올해까지 지주회사 설립·전환을 끝내야 하는데 현실적으로 쉽지 않다. 만약 이 부회장이 고 이건희 회장의 주식 대부분을 상속받는다고 가정하고, 이 주식을 지주사에 현물출자하면 양도차익에 대한 과세를 내야 해 막대한 세금 부담을 안게 된다.
재계 관계자는 "사실 그동안 이 회장 지분 상속이 삼성 거버넌스를 바꾸는 데 있어 큰 이벤트로 여겨졌는데, 이번에 지주사 전환 등의 계획 발표가 없다면 앞으로도 없을 것"이라며 "문제가 제기됐던 순환출자 등은 해소한 상태여서 당분간 현 체제가 유지될 것으로 본다"고 했다.
물론 변수는 있다. 국회 계류 중인 보험업법 개정안이 통과돼 삼성생명이 갖고 있는 삼성전자 지분을 팔아야 한다면 얘기가 달라진다. 그룹의 핵심인 삼성전자 지분을 그룹 내에서 소화해야 하기 때문에 삼성전자의 지주사 전환이 유력한 카드로 다시 떠오를 수 있다. 삼성전자를 인적분할한 뒤 투자회사는 삼성생명으로부터 삼성전자 사업회사 지분을 인수하고, 삼성물산은 삼성생명으로부터 삼성전자 투자회사 지분을 매입해 삼성전자와 삼성생명을 분리하는 방식이다.
또 이 부회장이 경영승계 포기를 선언한 이후 전문경영인 체제를 안착 시켜 가는 과정에서 지주사가 전문경영인 중심의 컨트롤타워 역할을 할 수 있다는 지적도 지속적으로 제기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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