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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사회 모니터]F&F홀딩스, 오너동문 '연대라인' 장악…절반만 이룬 진화①사외이사·지주사 대표 등 전방위 오너 지원…'독립성' 미흡 지적

정미형 기자공개 2021-05-12 08:09:29

[편집자주]

기업을 움직이는 힘은 무엇인가. 과거 대기업은 개인역량에 의존했다. 총수의 의사결정에 명운이 갈렸다. 오너와 그 직속 조직이 효율성 위주의 성장을 추구했다. 효율성만큼 투명성을 중시하는 시대로 접어들면서 시스템 경영이 대세로 떠올랐다. 정당성을 부여받고 감시와 견제 기능을 담보할 수 있는 이사회 중심 경영은 피할 수 없는 흐름이다. 이사회에 대한 분석과 모니터링은 기업과 자본시장을 이해하는 가장 중요한 척도다. 더벨은 기업의 이사회 변천사와 시스템에 대한 분석을 통해 바람직한 거버넌스를 모색해본다.

이 기사는 2021년 05월 06일 14:01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패션업체 F&F의 지주사인 F&F홀딩스는 최근 지주사로 전환하며 전문경영인 체제를 갖췄다. 창업주이자 오너인 김창수 F&F 대표이사는 자회사인 F&F를 전담하고 지주사에는 기타비상무이사를 맡으며 자문 역할로 한발 물러섰다.

지주사의 전문경영인 체제로 이사회 구성이 한층 선진화된 모습이지만 이사진 구성면에서는 여전히 아쉬운 지점이 포착된다. 김 대표와 동문출신들이 수년째 포진하며 다양성과 독립성을 저해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현재 F&F홀딩스 이사회는 사내이사 3명, 사외이사 1명으로 이뤄졌다. 김 대표와 함께 새 수장으로 자리한 박의헌 전 F&F파트너스 공동대표와 마정만 재무총괄 전무가 사내이사로 있고, 사외이사로는 김동일 디케이밸류솔루션 대표이사가 올해 3월 열린 정기주주총회에서 신규 선임됐다.

김 사외이사는 연세대 경영학과와 워싱턴대 MBA를 졸업하고 삼성생명, 삼성투신운용, KTB자산운용, 리젠트자산운용, 프랭클린 템플턴 투신운용 등을 거치며 채권운용을 해온 금융업계 전문가다. 김 대표와 같은 연세대 동문이자 경영학과 선후배 사이다.

김 사외이사 전임자인 안희성 회계사도 연세대 경영학과 동문이다. 안 전 사외이사는 1954년생으로 대학교 졸업 후 증권감독원, 금융감독원 팀장, 삼덕회계법인 등을 거쳤다. F&F와는 2003년부터 연을 맺으며 5번의 연임을 통해 올해 3월까지 사외이사직을 이어왔다.


안 전 사외이사는 지난해부터 사외이사 연임을 제한하는 상법 시행령 개정안이 시작되면서 사외이사 자리에서 물러나게 된 것으로 보인다. 상법상 상장사의 경우 사외이사 임기를 6년(계열사 포함 9년)으로 제한하며 장기 재임을 통한 회사와의 유착을 지양하고 있다.

안 전 사외이사 이전에도 F&F홀딩스는 연세대 출신 인물을 사외이사로 등용해왔다. 박흥수 연세대 경영대학 명예교수는 1999년 사외이사로 선임돼 안 전 사외이사가 자리하기 전인 2002년까지 사외이사를 맡았다. 2011년 이후로는 F&F홀딩스 사외이사 자리가 한 자리로 줄면서 그 자리가 연세대 출신으로 한정 지어지고 있는 모습이다.

첫 지주사 대표에 오른 박 대표 역시 연세대 출신이다. 박 대표는 1964년생으로 연세대 경제학과, 연세대 경영대학원을 졸업했다. 1991년 하나은행을 시작으로 베인앤컴퍼니, AT커니 등 경영컨설팅 기업을 거쳐 메리츠화재 부사장, 메리츠금융지주 대표이사, KTB투자증권 대표이사 등을 거쳤다. F&F와는 올해 초 투자업 자회사 F&F파트너스를 설립하며 연을 맺었다.

이 같은 학연에 기반한 경영진 및 이사회 선출은 독립성 훼손이 우려되는 지점이다. 특히 이사회 내 사외이사추천위원회가 별도로 꾸려져 있지 않고 오너인 김 대표 지분율이 58.82%로 과반을 차지하고 있어 오너가 입김이 배제될 수 없다는 게 중론이다. 사추위 설치나 내부통제 시스템 구축 등이 요구되는 이유다.

한 기업지배구조 관련 관계자는 “보통 오너일가와 학연이 있는 인물이 사외이사로 선임되면 독립성에 문제가 있다고 판단한다”며 “지배주주와 유사한 연령의 동문인 경우 이를 우려해 반대를 권고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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