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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씨티은행 철수]'닮은꼴' 일본 출구전략엔 원매자 대거 몰렸다비이자수익 창출·PB 흡수 기회 강점, WM 사업 의지 관건

손현지 기자공개 2021-05-11 07:32:09

이 기사는 2021년 05월 10일 15:16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한국씨티은행이 '통매각' 카드를 우선적으로 꺼내들면서 과거 씨티그룹의 일본 철수 사례가 회자되고 있다. 이번과 마찬가지로 자산관리(WM)와 카드 사업부문을 한꺼번에 매각한 사례다.

당시 일본 다수 현지 은행들이 입찰에 대거 참여했다. 한국씨티은행은 이번 통매각에서도 비슷한 사례가 재현되기를 기대하는 눈치다.

10일 은행업계에 따르면 한국씨티은행 이사회는 소매금융 '통매각'을 우선순위로 두고 인수합병(M&A)에 나서기로 했다. 씨티그룹이 앞서 같은 방식으로 일본 철수에 나선 바 있던 만큼 당시 상황을 참고해 추진할 것으로 전망된다.

2014년 씨티그룹은 일본, 헝가리, 이집트 등 11개 국가에서 소매금융 사업을 접기로 했다. 저금리로 수익성이 악화됐고 결국 철수를 감행했다. 그 중에서도 일본 출구전략은 자산관리(WM)와 카드 등 소매금융 사업 전체를 파는 '통매각'으로 결정했다.

당시 일본 은행권의 자산관리(WM)사업에 대한 트렌드와 맞물린 전략적 판단이었다. 저금리 여파로 일본 현지 은행들 사이에서 비이자수익을 창출할 수 있는 돌파구로 WM사업이 각광을 받았다. 고액자산가 점유율을 높이는 게 은행 패권을 쥐는 열쇠로 여겨졌다. PB 역량에서 강점을 지니고 있던 씨티은행으로서는 과감하게 통매각을 단행할 수 있었던 결정적인 이유였다.

이러한 전략은 적중했다. 일본 씨티은행의 소매금융 통매각 소식에 1차 입찰부터 원매자들이 대거 몰렸다. 일본 현지 10개 금융사가 관심을 보이며 '대흥행' 조짐을 보였다. 2차 입찰에도 3개 금융사가 몰렸다. 덕분에 일본 씨티은행 M&A부는 여러 은행들과 협상을 진행하면서 인수후보군 범위를 좁혀나갈 수 있었다.

은행권 관계자는 "일본 씨티은행 자산상태를 엿보고자 입찰에 참여했던 경우가 대다수였다"며 "당시 저금리 기조에 비이자수익 경쟁이 치열해진 탓에 PB비즈니스에서 강점을 지닌 씨티은행이 매력적으로 여겨졌던 것"이라고 설명했다.

결국 WM사업에 대한 관심도가 M&A 흥행으로 이어졌던 셈이다. 실제로 최종 일본 씨티은행의 소매금융사업부문을 거머쥐었던 미쓰이스미토모금융그룹은 일찍이 부유층을 겨냥한 사업을 위해 공을 들여왔던 금융사로 꼽힌다.

미쓰이스미토모은행은 2010년부터 고액자산가를 타깃으로 한 PB사업부를 만들기 위해 바클레이스와 합작했던 전력도 있다. 일본 씨티은행 인수에 앞서 소시에떼제네랄의 PB 사업부를 사들이며 적극적인 행보를 보여왔다.

씨티그룹이 한국에서도 통매각으로 방향성을 정하면서 같은 논리가 적용되고 있다. 흥행 여부가 은행들의 WM에 대한 의지에 달렸다는 분석이다. WM사업뿐 아니라 카드사업까지 떠안아야 하는 상황인 만큼 단순한 관심 만으로는 딜이 성사되기 어렵다는 분석이다. 게다가 한국씨티은행의 직원 평균 연봉은 1억1200만원으로 은행권 최고 수준이라 웬만한 의지가 아니고서야 입찰에 선뜻 참여하기 어렵다는 전망이다.

은행권 관계자는 "소매금융과 신용카드 부문은 연관성이 높은 만큼 최대한 묶어서 가장 높은 가격에 팔려고 할 것"이라며 "일괄 매각을 추진하는 거라 고용 승계 등의 조건 등을 더해 인수 희망자와 딜을 진행하하려면 결국 WM에 대한 의지가 관건"이라고 설명했다.

한국씨티은행은 프라이빗뱅커(PB) 노하우와 인프라가 상당한 곳으로 꼽힌다. 국내 은행업에 WM을 처음으로 도입했을 뿐 아니라 업력도 가장 오래됐다. 글로벌 네트워크와 리서치 역량을 바탕으로 설계한 모델 포트폴리오를 통해 맞춤형 자산관리 측면에서 탄탄한 고객 신뢰를 확보하고 있는 상태다.

2016년 말부터는 고액자산가를 적극적으로 유치하기 위해 고객군을 확대하기도 했다. 진입요건을 자산 총액 2억원에서 5000만원으로 대폭 낮추기도 했다. 예비 자산가 그룹을 집중 관리해 VIP고객을 선점하자는 취지였다. 덕분에 WM고객 자산이 빠른 속도로 늘며 경쟁력을 다져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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