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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스트마일 이커머스]'촌각을 다투다' 이륜배송 실험 뛰어든 유통가①속도·서비스 '소비자 경험' 잡아라…플랫폼발 '분 단위' 배송경쟁 확산

전효점 기자공개 2021-05-20 08:06:13

[편집자주]

유통업계에 '라스트마일 배송'이 화두로 떠오르고 있다. '새벽배송', '당일배송'이 아닌 '즉시배송'과 '30분배송'의 시대로 접어들면서 라스트마일 경험은 이커머스기업 경쟁력을 좌우하는 핵심 포인트로 부상했다. 특히 배달의민족, 요기요 등 음식 배달대행 플랫폼을 중심으로 활발한 이륜차 배송에 기존 유통업계의 관심이 커지고 있다. 최근 이륜차를 기반으로 고도화되고 있는 유통업체의 배송 경쟁 구도와 전략 등을 살펴봤다.

이 기사는 2021년 05월 18일 07:58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쿠팡이 뉴욕증권거래소 상장을 앞두고 2월 제출한 증권신고서에서 '국내 인구의 70%가 쿠팡 물류 관련 시설에서 7마일(약 11km) 반경 이내에 살고 있다'고 강조한 대목은 투자자들에게 깊은 인상을 남겼다.

이 대목은 라스트마일 배송(Last mile delivery) 경쟁력이 이커머스 판도에 미치는 파급효과를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라스트마일 배송은 주문한 물품이 배송지를 떠나 구매자에게 도달하기까지 마지막 단계를 의미한다. 사업자 입장에서는 마지막 단계지만 소비자에게는 배송을 처음으로 접하는 순간이다.

미국 아마존(Amazon) 등 전세계 전자상거래를 선두하는 기업들의 경우 당일 배송을 넘어 자율주행 로봇배송, 드론배송 등을 개발해 신속성과 정확성뿐만 아니라 양질의 경험까지 제공하고 있다. 일본 야마토사는 '로보네코 야마토' 배송 서비스를 통해 특정 장소에서 10분 단위로 물건을 전달받는 서비스를 운영하고 있다. 소비자까지 마지막 배송 단계를 두고 전세계 유통사들의 경쟁이 나날이 치열해지고 있다.

유통업계의 다양한 이륜배송 실험, 왼쪽 상단부터 시계방향으로 CJ대한통운/네이버 '빠른배송', 롯데쇼핑 '릴레이배송', 11번가/바로고, GS리테일 등이 투자한 메쉬코리아 '부릉'

◇소비자 경험 결정짓는 라스트마일…'분 단위' 서비스 요구

이커머스시장 발아기 유통기업들은 배송 수단으로 대부분 1톤 트럭을 택했다. 이 트럭은 특정 점포에서 출발해 각자 맡은 지구를 돌면서 정해진 시간대에 효율적으로 배송을 완료했다. 소비자들은 일주일치 식재료를 다음날 이후 지정한 시간대에 받아보거나 아침 식재료를 전날 주문해 새벽에 전달받는 서비스에 환호했다.

쿠팡은 여기에서 한발 더 나아갔다. 주문이 이뤄지면 그날 자정 전에 배송해주는 '로켓배송' 서비스를 내놓으며 소비자 록인(Lock-in)에 성공했다. 빠른 배송이 주는 편의를 경험한 소비자들은 눈높이가 한층 높아질 수밖에 없었다.

로켓배송 제도를 뒷받침해주는 것은 전국에 촘촘하게 깔린 물류망이었다. 2014년 로켓배송이 출범할 당시 27개에 그치던 쿠팡 물류센터는 지난해 기준 100개 이상으로 늘었다. 이와 같은 물류 인프라를 기반으로 쿠팡은 배송의 '즉시성'을 강조하면서 이커머스시장의 승기를 잡았다. 이어 지난해 택배사업자 면허를 재취득하면서 운송 수단을 확보하하면서 배송 경쟁력을 굳혔다.

쿠팡이 이커머스시장에 던진 신속한 라스트마일 배송을 사실 현실화하기는 쉽지 않다. 라스트마일은 배송의 전 과정 가운데 가장 비효율적이며 비용도 많이 드는 구간이기 때문이다. 배송기사, 전달 속도, 제품의 수량 및 상태 등의 영향으로 문제가 발생할 수 있는 여지도 가장 많다. 유통기업으로서 라스트마일 배송을 얼마나 효율적으로 개편하느냐는 늘 고민거리가 될 수밖에 없었다.

비대면 경제가 확산되면서 소비자들의 배송 서비스 경험은 빠른 속도로 확장되고 있다. 소비자들의 요구는 고도화되고 세분화 됐다. 익일배송, 당일배송, 새벽배송 등을 요구하던 소비자들은 지금은 1시간 또는 30분 등 분 단위 서비스를 요구하고 있다.

◇'즉시배송·릴레이배송·빠른배송'…이륜배송 실험 활발

최근 유통업계가 주목하고 있는 이륜차는 속도 측면에서 최근 트렌드에 가장 부합하는 배송 수단으로 보인다. 짜장면 1그릇을 30분 내로 배달하는 신속성이 장점인 이륜배송은 당초 배달의민족, 쿠팡이츠, 요기요 등 음식배달 플랫폼들이 주로 활용했다.

이륜차는 유통기업들의 고민을 정확히 해결해주는 퍼즐 조각처럼 보였다. 주문에서 수령까지 걸리는 시간이 짧아질수록 소비자들의 장바구니도 일주일치를 계획해서 구매할 때보다 작아지는 게 당연했다. 짐칸도 자연히 점점 작아졌다. 소량을 신속하게 배송하는데 이륜차만큼 최적화된 수단이 없었다.

자연히 유통업계는 이륜차를 활용한 라스트마일 실험에 뛰어들었다. 홈플러스는 최근 슈퍼마켓 점포인 익스프렉스에서 주문한 상품을 1시간 내 배송해주는 '즉시배송' 서비스를 시작했다. 롯데온은 기존 배달 기사가 거점 지역까지 오면 이륜차를 탄 이가 물품을 넘겨받아 일을 마치는 '릴레이 배송'을 개시했다.

신세계그룹은 최근 에스에스지닷컴 주도로 매물로 나온 요기요 등 인수 여부를 검토하고 있다. CJ대한통운과 손을 잡은 네이버는 이륜차를 활용한 '빠른배송' 서비스를 실험하고 있다. 편의점 GS25를 운영하는 GS리테일은 이륜배송 플랫폼 '부릉'을 운영하는 메쉬코리아에 지분 투자를 단행했다.

이륜배송수단의 역할이 부상하면서 배달전문 플랫폼 기업이 역으로 유통업에 진출하는 사례를 낳기도 했다. 배달의민족은 도심 곳곳에 소규모 물류센터를 설치하고 'B마트' 서비스를 내놓았다. 기존 유통업체 서비스와 비슷하지만 주문에서 배송까지 걸리는 시간을 1시간 이내로 단축한 게 특징이다. 딜리버리히어로코리아가 운영하는 요기요도 비슷한 콘셉트의 '요마트'를 선보였다. 메쉬코리아는 자체적으로 전국 곳곳 도심형 마이크로풀필먼트 센터를 확대하며 3시간 내 즉시배송을 가능하게 하는 인프라 투자를 단행하고 있다.

이륜차를 활용하는 배송 실험이 어떤 미래상으로 연결될지 아직은 상상만 할 뿐이다. 다만 이같은 트렌드는 우리나라만의 현상은 아니다. 코로나19를 기점으로 이미 글로벌 곳곳에서도 배달 플랫폼들의 몸값이 높아지고 있다. 인수합병을 통한 기업간 이합집산 역시 잦아지고 있다. 이같은 현상을 종합해보면 이륜차를 기반으로 배송이 더 신속하게, 모든 분야에서 더 일상적으로 이뤄지는 것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5년내 국내 이커머스 배송시장은 250조원 규모로 커질 것"이라며 "어떤 기업이 소비자의 마음을 사로잡느냐에 따라 승부가 갈릴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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