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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스트마일 이커머스]이마트, '운송수단·플랫폼' 퀵커머스 스터디 삼매경②작년 메쉬코리아 이어 요기요 매물 검토, '근거리→광역' 배송 세분화

전효점 기자공개 2021-05-21 08:10:40

[편집자주]

유통업계에 '라스트마일 배송'이 화두로 떠오르고 있다. '새벽배송', '당일배송'이 아닌 '즉시배송'과 '30분배송'의 시대로 접어들면서 라스트마일 경험은 이커머스기업 경쟁력을 좌우하는 핵심 포인트로 부상했다. 특히 배달의민족, 요기요 등 음식 배달대행 플랫폼을 중심으로 활발한 이륜차 배송에 기존 유통업계의 관심이 커지고 있다. 최근 이륜차를 기반으로 고도화되고 있는 유통업체의 배송 경쟁 구도와 전략 등을 살펴봤다.

이 기사는 2021년 05월 20일 07:21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이마트는 수년 전부터 라스트마일 배송 단계의 퀵커머스에 관심을 가졌다. 이같은 관심이 행동으로 처음 나타난 것은 작년 초 코로나19 발발을 전후해 배달 대행업체 메쉬코리아 지분 투자를 검토하면서다. 실제 투자로 이어지지는 않았지만 이마트가 이륜 물류를 계열사 사업과 연결짓는 방안을 진지하게 검토하고 있음을 드러내는 계기가 됐다.

이마트는 최근 들어선 딜리버리히어로코리아가 매물로 내놓은 요기요를 들여다보고 있다. 이달 현재 에스에스지닷컴을 앞세워 입찰 절차에 발을 담그고 실사와 스터디를 병행하고 있다. 작년 이륜차 네트워크와 물류시스템을 보유하고 있는 업체를 살펴본 데 이어 이번엔 플랫폼 업체다.

◇SSM·편의점 사업…이륜배송과 접점 넓어 "발전 가능성↑"

이마트 계열사 가운데 가장 먼저 이륜배송을 도입한 것은 기업형슈퍼마켓(SSM) 자회사 이마트에브리데이였다. 이마트에브리데이는 2009년 SSM업계에서 가장 후발주자로 시장에 합류했지만 직후 동네상권 출점 규제 등을 만나면서 위기를 맞았다. 그러나 이륜배송 서비스 등을 점포에 확대 적용하기 시작하면서 돌파구를 모색했다.

이마트에브리데이가 제공해온 배달 서비스는 최근 IT 플랫폼을 활용한 형태이기보다 과거 시스템에 가깝다. 고객이 유선을 통해 주문하면 매장에서 사람이 주문을 받아 배송하거나 고객이 직접 방문해 물건을 구매한 후 배송만 따로 맡기는 식이다. 하지만 이같은 이륜 배송이 슈퍼마켓 사업 초기 단계부터 시행됐다는 점을 고려하면 근거리 유통업과 시너지 효과가 높다는 점을 짐작할 수 있다.

최근 들어 이륜배송을 가장 활발하게 추진하고 있는 계열사로는 편의점 이마트24가 있다. 이마트24는 지난해 초 요기요 플랫폼 및 카카오 선물하기 등에 입점해 직영점을 중심으로 퀵커머스를 실험했다. 요기요 플랫폼을 활용하고 배송은 메쉬코리아와 바로고의 네트워크를 활용하는 방식이다.

이마트24는 올해 들어 가맹점 점포 1100개까지 이륜배달 서비스를 확대한 상황이다. 편의점을 통한 유통업과 배달 서비스의 결합은 초기 단계다. 배달 매출 비중 역시 아직은 미미한 수준이다. 그러나 앞으로 시너지가 확대될 가능성은 무궁무진할 것으로 보인다.

편의점업계 관계자는 "편의점 4사를 필두로 SSM, H&B 등 각종 오프라인 유통업계가 이륜 배송 서비스를 들여다보고 있는 것은 우연이 아닐 것"이라며 "미래 소비 행태에서 퀵커머스와 유통의 결합은 더 이상 생경한 일이 아닐 것"이라고 내다봤다.

요기요 플랫폼 내 이마트24 주문 화면

유통업계 의견을 종합하면 기업이 이같은 트렌드를 좌시할 수 없는 가장 큰 이유는 '서비스로서 배달'에 대한 소비자의 인식 변화 때문이다. '오토바이 배달'은 불과 몇년 전까지만 해도 음식점이 주문 받은 음식을 고객에게 전달하기 위해 수행하는 부대 서비스였다. 이 때문에 소비자는 주문한 메뉴에 대한 비용만을 부담하고 배달비는 음식점이 별도로 부담하는 경우가 많았다. 음식점이 자체 배달 체계를 갖추는 경우도 흔했다.

하지만 배달의민족, 요기요와 같은 배달 플랫폼들이 자리를 잡으면서 시장 환경이 변화했다. 이들은 배달을 필요로 하는 음식점에게 서비스를 대행해준다. 이어 배달을 제공하지 않는 음식점을 발굴해 서비스를 제공하면서 사업영역을 넓혔다. 이 과정에서 '배달'은 하나의 전문적인 서비스 영역으로 입지를 굳혔다. 배달의민족은 최근부터는 아예 외식사업자가 아닌 소비자에게 배달비를 부과한다. 소비자들은 주문 거리에 비례한 배달비를 낸다. 배달이 독자적으로 거래되는 용역으로 자리잡았다는 의미다.

이륜차 배달이 외식업계로부터 분리되면서 자연스럽게 인근 업종과의 접목 가능성도 확대됐다. 이마트처럼 유통기업이 먼저 손을 내밀기도 했고 배달업체가 이륜 배송 인프라를 발판 삼아 역으로 유통 시장에 진출한 사례도 생겨났다.

◇배송 네트워크? 플랫폼?…작년부터 스터디 계속

이마트가 실제 요기요 인수를 마치거나 스터디 결과를 바탕으로 직접 사업을 론칭하는쪽을 택하든 라스트마일 배송 서비스 도입을 확대해 나가는 방향을 모색하는 것은 분명해보인다. 슈퍼마켓이나 편의점 사업에서 이륜차를 활용한 배달 서비스가 에스에스지닷컴의 1톤 트럭 배송이 총족시키지 못했던 틈새시장 수요를 끌어낼 수 있다고 판단한 것으로 봤다.

할인점과 온라인 쓱배송을 이용하는 고객층과 편의점 등 도보상권을 이용하는 고객층과 구매 행태는 비교적 명확히 구분된다. 후자의 경우 소비자 구매 단가는 5000원 내외로 훨씬 낮고, 소포장과 식품 위주로 포트폴리오가 구성된다. 고객층은 1인 가구이거나 젊은 세대가 다수다. 수요는 주로 저녁 이후에 발생하며 계획적이라기보단 즉각적이다. 이륜 서비스가 확대되면 이 소비자들이 주요 고객층이 될 예정이다.

IB업계 관계자는 "이마트는 동네상권을 커버하는 편의점부터 슈퍼와 광역상권을 커버하는 할인점까지 일종의 물류센터로 전용할 수 있는 다양한 유통 점포 인프라를 갖추고 있다"면서 "세분화된 배송 서비스를 언제든지 접목할 수 있는 상태"라고 언급했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이마트가 플랫폼과 배달대행 업체 인수의지가 있다기보다 라스트마일 시장 스터디 차원에서 들여다보는 것일 가능성도 높다"면서 "플랫폼과 모빌리티에 특화한 업체가 나왔다면 들여다보지 않을 이유가 없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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