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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SG 모니터/VC 인식조사]중소형사, 투자여력 부족 "가이드라인 필요하다"③새 투자 트렌드엔 공감, 구체화 질문엔 '물음표'…부정적 시선도 존재

이광호 기자공개 2021-05-24 08:07:09

[편집자주]

코로나19 이후 환경을 보호하고 사회적 안전망을 더욱 견고히 만들기 위한 사회적 요구가 커지면서, ESG가 기업 경영의 최대 화두로 떠올랐다. 전략적 투자자(SI)는 물론 재무적 투자자(FI)에게도 ESG에 대한 요구가 늘어나고 있다. LP로부터 펀딩을 받는 과정에서 ESG 투자가 의무사항으로 포함되기도 한다. 스타트업을 발굴해 투자하는 VC도 예외는 아니다. 그렇다면 VC에게 ESG가 적합한 투자 영역으로 볼 수 있을까. 더벨이 VC를 대상으로 설문을 진행했다.

이 기사는 2021년 05월 20일 07:44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벤처캐피탈(VC) 업계에서 'ESG(환경·사회·지배구조)'는 주요 키워드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창업투자회사, 신기술사업금융회사(신기사), 유한책임회사(LLC)형 벤처캐피탈, 기업주도형 벤처캐피탈 등 다양한 형태의 운용사들이 ESG의 중요성에 공감하고 있다. 다만 운용자산(AUM) 별로 이를 대하는 모습에서 온도차가 드러난다.

더벨은 국내 VC와 LP를 대상으로 ESG 관련 인식도 조사를 진행했다. 설문에는 중소형 및 대형 VC 34곳과 LP 4곳이 참여했다. 이번 설문은 객관식과 주관식이 혼합된 형태로 이뤄졌다. 설문에 응한 운용사 중 중소형사는 17곳이다. 이들 모두 ESG에 대한 높은 관심과 준비에 대한 의지를 나타냈지만 회사 규모 별 인식 차이는 존재했다.


'ESG 평가와 관련한 인력 및 조직이 있는지'를 묻는 질문에 중소형 VC에서 '별도 조직과 인력이 있다'고 응답한 곳은 없었다. 다만 '별도 조직과 인력 확보를 준비 중'이라는 응답은 47%를 기록했다. '계획이 없다'고 응답한 비율은 53%에 달했다. 조직과 인력을 갖추고 있고, 관련 준비에 나서고 있다는 비중이 높았던 대형 VC와는 다소 다른 양상이다.

상대적으로 여유가 있는 대형 VC와 달리 중소형 VC는 관련 인력을 꾸리기 어려운 상황으로 풀이된다. 이런 가운데 ESG 투자 관련 질문 역시 비슷한 흐름을 보인다. 'ESG 관련 투자를 확대할 계획이 있느냐'를 묻는 질문에 대형 VC는 94%(매우 그렇다 27%·그렇다 67%)가 긍정적으로 답했다. 중소형 VC도 비슷한 분위기지만 대형 VC보단 다소 낮은 긍정을 보였다. 70%(매우 그렇다 41%·그렇다 41%)가 관련 투자를 고민하고 있다고 답했다.


대형 VC들은 ESG 관련 투자에 대해 부정적인 응답을 하지 않았다. 반면 중소형 VC 중 6%는 관련 투자를 할 계획이 없다고 했다. '보통이다'라는 중립적 의견도 6%인 대형 VC에 비해 4배 많은 24%가 나왔다. ESG의 중요성은 인지하고 있으나 한 발 물러서 상황을 지켜보려는 곳들이 많은 것으로 해석된다.

최근 들어 펀드 대형화 흐름과 맞물려 1000억원 이상의 대형 펀드를 잇달아 결성하는 대형 VC와 달리 중소형 VC는 중소형 펀드를 주로 운용한다. 초기, 그로쓰, 팔로우온 등 다양한 단계에 투자하는 대형 VC와 달리 초기에만 집중하는 일이 많아 투자 여력이 부족한 편이다. 초기기업의 경우 ESG를 고민할 여유가 없는 것도 이유 중 하나다.


벤처캐피탈 관계자는 “시대가 변하면서 결과만큼 과정도 중요해지고 있다”며 “ESG 트렌드가 벤처캐피탈업계에도 자연스레 스며들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기존에 임팩트 투자를 단행했던 하우스 외 일반 중소형 하우스의 경우 ESG까지 고려하며 투자하기엔 여러모로 역부족인 게 사실”이라고 덧붙였다.

연장선상에서 중소형 VC 중 'ESG와 관련된 운용사 내부 투자지침이 마련돼 있습니까'라는 질문에 '별도의 지침을 마련해뒀다'고 응답한 운용사는 13%에 불과했다. 다만 '별도의 지침을 준비하고 있다'는 응답은 60%로 회사 여력과 별개로 ESG 시대를 맞이하려는 움직임이 감지된다.


'투자기업 선정 과정에서 ESG 관련 요소를 고려해 평가를 진행하고 있습니까'라는 질문엔 응답자 전원이 긍정 평가를 한 대형 VC와 달리 중소형 VC 12%는 'ESG를 고려한 평가를 할 계획이 없다'고 답했다. 반면 18%는 '별도의 평가기준에 맞춰 진행하고 있다'고 했다. 나머지 70%는 주관적으로 ESG를 고려한다는 입장이다.

ESG 투자확대를 위한 제도적 개선 사항에 대해서는 다양한 의견을 제시했다. 한 중소형 VC 응답자는 “개별 회사가 ESG에 대응하기 어려운 만큼 중소벤처기업부와 금융위원회 등이 협력해 가이드라인 및 체크리스트 등을 제공해야한다“고 말했다. 또 다른 응답자는 ”ESG 전문펀드 수시출자가 필요해 보인다”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 “K-ESG 따위는 만들지 않았으면 한다”는 응답도 눈길을 끌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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