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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지주 新포트폴리오 전략]신한금융, 마지막 퍼즐 손보 '디지털로 맞춘다'②단종보험 라이선스 우선 확보 구상, 국내 매물 위주 '서치’

손현지 기자공개 2021-05-27 07:25:09

[편집자주]

금융지주들이 너도나도 'M&A'를 외치며 사업 포트폴리오 조정에 분주하다. 지속가능한 비즈니스 구조를 구축하기 위해 알짜 신사업 수익원 발굴에 용이한 방향으로 전략을 수정하고 있다. 특히 과거와 달리 본연의 금융업을 떠나 다양한 사업군을 겨냥 중이다. 빅테크에 대항할 수 있는 플랫폼 기업까지 눈여겨보는 추세다. 최근 들어 달라진 금융지주들의 포트폴리오 보강 전략을 살펴본다.

이 기사는 2021년 05월 24일 10:49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신한금융그룹은 2001년 출범 후 포트폴리오를 다양하게 구성하기 위해 노력해왔다. 은행, 증권, 캐피탈 등 기본적인 라인업에 카드, 생명보험, 자산운용, 벤처투자, 리츠운용 등 업종까지 추가해 그야말로 '만능' 금융지주로 거듭났다. 현재 국내 금융지주 중 가장 많은 17개의 자회사를 거느리고 있다.

포트폴리오 다변화로 외형성장 뿐 아니라 수익창출력도 향상됐다. 신한금융은 지난 20년간 자산규모가 약 10배, 수익성은 약 15배 성장했다. 시가총액도 500% 넘게 급증했다. 경상적인 당기순이익도 4조원을 거둬들일 정도의 기초체력을 갖추게 됐다.

이런 신한금융도 유일하게 이루지 못한 숙원사업이 하나 있다. 바로 손해보험 사업이다. 최근까지도 신탁, VC 등 대부분의 포트폴리오를 채워나갔지만 손해보험 자리는 비어있다. 이런 가운데 신한금융은 디지털 기반의 플랫폼 전략을 토대로 손보사 퍼즐을 맞추는 쪽으로 방향을 잡았다.

◇연내 손보 인수 계획, 영구채로 실탄 마련

신한금융은 올해 손보사 확충을 마무리하기 위한 전략 방향성을 적극적으로 검토하고 있다. 내부적으로 손해보험 인수를 위한 다방면의 케이스 스터디를 진행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롯데손보, 한화손보, 흥국화재 등 중소형 보험사부터 메리츠화재 등 중형 보험사까지 잠재매물로 거론되고 있다.

신한금융은 이에 맞춰 실탄을 두둑이 쌓아뒀다. 한동안 굵직한 M&A에 뛰어들지 않고 자본완충력을 키우는데 집중했다. 올해 2~3월에만 6000억원 규모의 신종자본증권을 찍어 보통주자본비율(CET1)도 13%로 끌어올렸다. 신한의 이중레버리지비율(119.6%)을 기준으로 계산한 자회사 출자가능금액은 2조7000억원 수준이다.

M&A 여력이 충분하다고 판단한 신한금융은 이달 들어 인수 기준 확립 논의를 시작했다. 우선 단종 보험과 정규 손보 등 모든 라이선스의 장단점을 분석해 인수 대상을 선정할 것으로 보인다.

단종보험사는 1~2개의 보험업에 대한 라이선스를 지닌 특화 보험사다. 자동차보험이나 휴대폰 보상보험, 여행자보험 등 보험 기간이 짧고 가벼운 상품들을 위주로 취급하는 편이다. 전통 보험업 외에 향후 빅데이터와 인공지능(AI) 등을 접목한 맞춤형 서비스로 확대가능하다.


신한금융 관계자는 "단종보험사 인가는 금융위원회가 보험업 진입장벽을 낮춰주기 위해 시행하는 것"이라며 "각각의 라이선스의 장단점에 대해 상세히 분석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러한 방향성은 최근 보험산업에 대한 리스크를 고려했기 때문이다. 보험업계는 신국제회계기준 등 규제환경 측면에서 과도기에 있다. 오는 2023년 IFRS17·K-ICS 도입에 따른 자본확충 이슈가 있다. 만일 건실한 보험사를 사들인다고 해도 2년 뒤 회계기준 변경 후 자본확충 부담을 신한금융이 떠안게 된다. 과거 조 회장이 손보사 인수를 중장기 플랜으로 제시한 이유이기도 하다.

인슈어테크(보험+기술) 분야는 확장성이 높다. 전통 보험업은 저성장 기조지만 디지털플랫폼을 활용하면 신사업 발굴여지가 많다. 헬스케어, 펫, 휴대폰보상, 사이버해킹, 전자상거래 배상책임 등 생활밀착형 상품부터 B2B 서비스까지 특화영역을 확장해나갈 수 있다. 은행 방카슈랑스와의 연계영업도 용이한 편이다.

그렇다고 단종보험사만 춘비하는 것도 리스크가 적지 않다. 신한금융은 손보업을 영위할 만한 인프라가 갖춰져 있지 않다. 인력, 영업 노하우 측면에서 전통 보험사에 비하면 크게 뒤떨어지기 때문에 단종 보험사 설립 성공을 장담할 수가 없다. 핀테크 기업과 협업을 한다고 하더라도 손보업 트렌드를 파악하거나 위험요소 등을 사전 예측하기 쉽지 않을 수 있다.

단종보험사 설립을 위한 준비 기간도 꽤 길다. IT시스템 구축 등 여러 준비 작업이 필요한데다가 생활밀착형 상품의 수익성 창출 방안 등을 담은 검토보고서를 작성을 하는데만 3~4개월이 소요된다.

그런데 이미 안정적으로 영업하고 있는 보험사를 인수한다면 수월해진다. 해당 회사의 자산과 고객, 상품 설계 능력, 인력 등의 노하우를 그대로 공유할 수 있기 때문이다. 신한금융이 구상하고 있는 단종 보험사 설립도 보다 효과적으로 수행할 수 있다는 판단이다.


◇악사손보 스터디의 교훈 '외국계 매력 없다'

또 손보사 인수 전략이 예전과 달라진 부분은 '국내 매물' 위주로 검토하고 있다는 점이다. 지난해 악사손해보험 인수전 당시 이 같은 교훈을 얻었다는 후문이다. 당시 신한지주는 스터디 차원에서 티저레터(투자안내서)를 받고 입찰에 참여해 가상데이터룸을 들여다본 적이 있다. 경영지표를 분석하고 보험업 영업환경 등을 살펴볼 수 있던 기회였다.

그러나 막상 실사를 통해 그룹이 추구하는 방향성과는 다르다고 판단했다. 신한금융 관계자는 "손해보험업 빌딩을 위해 다각도로 시나리오를 그리는 과정에서 악사손보가 매물로 나와 스터디를 했었다"며 "그러나 외국계 보험사 특유의 짙은 색깔과 고용안정을 요구하는 강성노조 등을 고려했을 때 향후 신한의 방향성과 정체성은 불명확해질 수 있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신한금융은 손보 M&A 조건으로 그룹이 추구하는 보험빌딩 방향과 부합하는지, 시너지를 낼만한 부분이 있는지 등을 고려한다. 특히 인(人)보험보다는 물보험(물건이나 재산에 관한 위험을 보장하는 보험) 전략 방향성을 지닌 손보사를 눈여겨보고 있다.

앞선 관계자는 "빠른 외형확장을 위해선 인보험이 유리하지만 중장기 수익성을 고려하면 기본에 충실한 물보험을 파는 것이 유리하다"며 "자회사인 신한라이프생명과의 교차판매나 은행, 카드, 금투 등 자회사들과 연계 영업 등 즉각적인 시너지 창출이 가능하기 때문"이라고 판단했다.

업계 안팎에서는 최근 미국계 BNP파리바 카디프손보가 실적악화로 매물로 나올 가능성을 점치고 있다. BNP파리바 카디프손보의 경우 소형사라 싼값에 거래가 가능해보인다는 이점이 있다. 다만 신한이 최근 추구하고 있는 M&A 방향성과는 결이 다른 매물이어서 인수에 적극 나설지는 의문이란 관측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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