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21년 05월 20일 14:52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푸본현대생명보험이 투자이익 증가에 힘입어 당기순이익을 크게 늘렸다. 특히 해외 유가증권 수익률이 11%를 기록한 덕분에 자산운용수익이 크게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역대 최대 순이익을 올린 푸본현대생명이 올해는 이를 다시 경신할 가능성이 높다는 평이다.

20일 금융권에 따르면 푸본현대생명은 올해 1분기 837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거뒀다. 지난해 같은 기간 거둔 205억원보다 630억원 가량 늘어난 수치다. 영업이익도 228억원에서 1106억원으로 늘어 마찬가지로 400% 가량 증가했다.

당기순이익 증가의 가장 중요한 요인은 늘어난 운용수익이었다. 푸본현대생명이 올해 1분기 동안 거둔 운용수익은 1334억원이었다. 전년 동기 운용수익 817억원에서 500억원 이상 늘어났고 증가율은 63%에 달했다. 이는 지난 한 해 동안 거둔 총 운용수익 2675억원의 50% 수준이다. 올해 한 분기만에 1년치 투자이익의 절반을 거둔 셈이다.

전체 상승폭을 견인한 건 해외투자였다. 푸본현대생명의 외화증권 운용 수익률은 올해 1분기 무려 11%에 달했다. 전년 동기 외화증권 수익률은 6.6%, 지난해 평균 외화증권 수익률은 3.6%였다.


푸본현대생명은 해외 투자에 적극적인 회사다. 최대주주가 대만 푸본생명으로 변경되기 전까지는 운용자산 중 외화증권이 0원일 정도로 해외투자에 소극적이었다. 그러나 2016년 푸본생명이 유상증자에 참여하며 전략을 새로 수립했다. 영업이익을 제대로 내지 못했던 푸본현대생명은 대만식 선진 상품을 도입하고 운용도 글로벌 기준에 맞춰 체질개선을 하겠다는 전략을 세웠다.

이후 푸본 출신의 외국인 임원이 푸본현대생명의 자산운용본부장으로 부임해 운용 전략을 지휘했다. 현재도 푸본 출신인 류옥사 상무가 운용을 맡고 있다. 현재는 전체자산 대비 외화자산 비중이 업계 3위권에 오를 정도로 해외투자의 비중이 늘었다. 외화 채권이나 대만 달러, 해외 주식 등에 활발하게 투자하고 있다.

올해는 해외투자의 호실적에 힘입어 전체 자산운용수익률도 훌쩍 뛰었다. 1분기 푸본현대생명의 유가증권 운용수익률은 6.28%를 기록했다. 지난해 1분기보다 올해 1분기 금리가 상승하면서 국공채나 특수채, 금융채, 회사채 등 국내증권의 수익률도 전반적으로 좋아졌다. 2019년과 2020년 전체 운용수익률이 2.87%였다는 점을 감안하면 수익률이 두 배 넘게 상승했다.

본업인 보험영업 부문은 소폭 성장했다. 올해 1분기 원수보험료는 6624억원으로 전년 동기(6352억원)에 비해 4% 늘었다. 다만 사업비도 그만큼 늘었다. 총사업비 지출은 같은 기간 259억원에서 281억원으로 8.5% 증가했다.

당기순이익은 늘었지만 기타포괄손익에서는 약 1944억원의 손실을 반영했다. 이중 대부분인 1500억원 가량이 특별계정에서 발생했는데, 이는 금리 상승에 따른 매도가능금융자산의 평가손실로 관측된다.

올해에도 사상 최대 실적을 경신할 거라는 전망도 나온다. 푸본현대생명은 2018년 첫 흑자로 전환한 이후 3년간 흑자를 냈다. 지난해에는 사상 최대 당기순이익을 기록했다. 아직 분기가 남아있고 보험사는 원래 연초 수익률이 높고 연말 비용을 한번에 반영하며 하반기로 갈수록 순이익이 줄어들지만, 이런 점을 감안해도 1분기 순이익 상승폭이 워낙 커 지난해보다는 연간 순이익이 높아질 것으로 기대된다.

푸본현대생명 관계자는 "지난해 보험영업도 소폭 성장했지만 당기순이익 증가를 이끈 건 자산운용부문"이라며 "'운용의 묘'를 통해 10%가 넘는 해외유가증권 수익률을 기록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