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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온시스템 인수전에 대기업·사모펀드 손잡을까 국내선 LG·SK·한라만 IM 수령…국내 PE는 초청 못받아

박시은 기자공개 2021-05-21 07:11:07

이 기사는 2021년 05월 20일 11:11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예상 거래가로 최대 8조원이 거론되는 한온시스템 매각이 본격화된 가운데 국내에선 LG그룹과 SK그룹, 한라그룹이 인수전에 대비하고 있다. 거래규모가 상당한 만큼 투자업계에선 대기업과 사모펀드(PEF)가 컨소시엄 형태로 인수할 가능성도 점치고 있다. 예비입찰은 다음달 중순에서 말쯤 진행될 예정이다.

20일 투자업계에 따르면 한온시스템 매각을 추진 중인 한앤컴퍼니는 최근 국내외 10여곳의 원매자들을 대상으로 투자설명서(IM)를 배포했다. 조단위 매물을 인수할 여력이 있는 원매자들만 IM 발송 대상에 포함됐으며 국내에선 대기업 일부만 응찰 자격을 얻었다. 재무적투자자(FI) 중에선 글로벌 PEF 운용사만 IM을 수령했으며, 국내 PEF 운용사는 한 곳도 포함되지 않았다.

이번 매각은 사실상 제한적 경쟁입찰로 진행된다. 매도자인 한앤컴퍼니와 주관사 모건스탠리는 현실적으로 조단위 M&A에 뛰어들 수 있는 후보들만 추려 IM을 전달했다. 국내 대기업 중엔 LG그룹과 SK그룹, 한라그룹이 IM을 수령한 것으로 전해진다.

해외 전략적투자자(SI)들도 상당수 IM을 받고 한온시스템의 기업내용을 살피고 있다. 다만 시장에서 잠재원매자로 거론했던 글로벌 완성차업체 보다는 자동차 부품사들의 관심이 높은 것으로 전해진다. 최근 IM을 수령한 것으로 알려진 콘티넨탈 역시 자동차 전장, 타이어, 파워트레인 등을 제조하는 독일의 자동차 부품기업이다.

PEF 운용사 중엔 KKR과 TPG, 베인캐피탈, 칼라일 등이 예비입찰 참여를 준비하고 있다. 국내에선 조단위 매물이 많지 않은 만큼 모처럼 나온 대형 매물에 투자를 진지하게 검토 중이다. 예상 거래규모가 상당한 만큼 투자업계에서는 SI 후보와 FI 후보가 컨소시엄 형태로 한온시스템을 인수할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LG그룹에서는 LG전자가 최근 전장 부문 경쟁력을 키우고 있어 열관리 시스템 사업을 영위하는 한온시스템 인수를 검토할 만하다. LG그룹은 지난해 말 글로벌 3위 자동차 부품사 마그나인터내셔널과 전기차 파워트레인 합작사를 설립하고, LG에너지솔루션을 필두로 전기차 배터리 경쟁력 강화에 나서고 있어 실제 인수전에 뛰어든 다면 유리한 고지를 점할 것으로 관측된다. 실제로 한온시스템 투자를 고려 중인 글로벌 PE 운용사들이 LG전자와 컨소시엄 파트너십을 제안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 다른 국내 유력후보는 SK그룹이 거론된다. SK그룹은 배터리 사업에 후발주자로 뛰어들었지만 최근 주요 소재 계열사들을 중심으로 전기차 배터리 소재 수직계열화에 집중하는 등 자체 조달 역량을 키우고 있다. SK이노베이션 역시 현재 미국 2위 완성차업체 포드와 전기차용 배터리셀 생산을 위한 합작사 설립을 추진 중이다.

이밖에 한온시스템의 모태였던 한라그룹도 인수의사를 내비치고 있다. 한라그룹은 1986년 포드와 한라공조를 합작 설립했다가 외환위기 때 부도가 나면서 한라공조 지분을 포드 산하 비스테온 계열에 매각했다. 오랜 기간 한온시스템을 되찾겠다는 의지를 피력하고 있으나 시장에선 한라그룹의 자금여력 등을 감안할 때 현실 가능성이 적다고 보고 있다.

한온시스템은 일본 덴소에 이어 세계 공조(열관리) 시장 점유율 2위 업체다. 2013년 포드가 비스테온 공조사업을 분리해 한라공조와 합병하면서 글로벌 수준으로 거듭났다. 2018년엔 글로벌 부품사 마그나의 유압제어부품 사업부를 인수해 더욱 입지를 넓혔다. 이달 초에는 일본 자동차 부품사 케이힌의 유럽·북미 콘덴서 사업도 인수했다.

한편 매각을 앞두고 발표된 한온시스템 1분기 실적은 시장 기대치를 다소 밑도는 수준이다. 한온시스템의 올 1분기 매출액은 1조8690억원으로 전년동기 대비 12% 증가했다. 영업이익은 940억원으로 전년동기 대비 60% 늘었다. 매출과 영업이익 모두 1년 전 보다 늘었지만 시장 기대치보다는 낮은 수준이다.

이는 미국 주요 완성차 기업들의 차량용 반도체 부족으로 자동차 생산량이 줄어든 영향으로 분석된다. 시장에선 자동차 생산 감소세는 2분기에도 지속될 것으로 관측했다. 다만 하반기에는 점차 안정을 되찾아 전기차 판매량 증가와 함께 한온시스템의 실적도 반등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번 매각대상은 한앤컴퍼니가 보유한 50.50%와 2대주주인 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 보유 지분 19.49% 등 69.9%다. 우선매수권과 동반매도권을 모두 갖고 있는 한국타이어는 동반매도권을 행사해 보유지분을 매각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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