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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고 끝 '묘수' NH증권, 옵티머스 펀드 사들인다 손해배상·구상권 청구 권한 넘겨받는다…분조위 권고취지 수용 효과

허인혜 기자공개 2021-05-26 14:35:24

이 기사는 2021년 05월 26일 07:41 더벨 유료페이지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NH투자증권이 옵티머스 펀드 투자자로부터 수익증권을 사들이는 방식으로 옵티머스 투자금 전액을 반환한다.

NH증권이 장고 끝 묘수를 냈다는 평가다. 대위변제로 수익증권을 인수하며 손해배상과 구상권 청구권한을 넘겨받게 됐다. 투자자 입장에서 손해배상 소송과 구상권 청구에 돌입하는 만큼 이사회의 배임 우려를 크게 낮췄다. 원금 전액을 반환하며 금융감독원 분쟁조정위원회의 권고 취지를 거스르지 않게 됐다.

NH증권은 25일 이사회를 개최하고 옵티머스 펀드 일반투자자에게 투자원금의 100%를 반환하기로 결정했다. 대상 투자자는 831명으로 지급금액은 2780억원이다. 지난해 8월 펀드 판매잔고의 45%인 1779억원을 유동성자금으로 선지급해 차액을 추가지급할 방침이다. 이날부터 개별합의서 체결에 착수했다.

NH증권 이사회는 전액반환을 만장일치로 결정했다. 25일 이사회를 포함해 모두 여덟 차례의 임시·정례 이사회가 개최된 바 있다. NH증권 이사회가 장고를 거듭한 이유는 배임 문제 때문이다. 일반투자자 배상금만 3000억원에 육박하는 만큼 NH증권이 투자자 손실을 보전해주면 배임이 될 수 있다는 우려가 깊었다. 앞서 유동성 자금을 지원하는 논의를 하면서도 이사진 3인이 사퇴할 만큼 진통을 겪었다.


NH증권은 '수익증권 인수'라는 묘수를 제시했다. 배임을 우려했던 이사회가 만장일치로 돌아선 이유는 NH증권이 전액을 배상하는 게 아니라 투자금 원금을 주고 수익증권을 사들이는 방식을 제안했기 때문이다. 정영채 대표는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계약 취소의 형태로 계약을 무효화하는 것이 아니라 수익증권과 제반권리를 양수하는 형태로 결정했다"고 말했다.

수익증권을 사들이면 NH증권이 투자자 입장으로 전환된다. 손해배상 소송과 구상권 청구에 한층 용이해진다는 판단이다. NH증권 관계자는 "단순히 수익증권을 사들인다는 측면뿐 아니라 대위변제를 하면서 수익증권으로 행사할 수 있는 손해배상·구상권 청구 권한을 함께 넘겨 받는 것"이라며 "자산회수 자금도 NH증권이 획득하는 방식이기 때문에 단순한 전액배상과 비교하면 배임 우려가 현저히 낮다"고 설명했다.

결국 구상권 청구와 손해배상 소송에 가장 유리한 선택이 수익증권 인수였다는 입장이다. 결론을 맺기 위해 장시간 법무법인의 자문을 청취했다. 법무법인 태평양과 김앤장, 법률자문 전문가 등의 의견을 취합했다. NH증권 이사회도 법무법인의 자문 등을 토대로 설득됐다.

NH증권은 그동안 옵티머스 펀드의 수탁은행과 사무관리사인 하나은행과 예탁결제원에 공동책임이 있다며 다자배상안을 거론해 왔다. 금감원 분조위에서 NH증권에 계약취소와 전액배상을 권고하면서 NH증권은 다자배상이 아닌 구상권 청구 쪽으로 방향성을 틀었다.

NH증권은 6월 중 수탁사인 하나은행과 사무관리사인 예탁결제원에 손해배상 소송과 구상권 청구를 진행할 방침이다. 형사고발은 지난달 이미 이뤄졌다. 하나은행은 펀드 감시의무에 소홀했고 환매자금 부족분에 개입했다는 게 NH증권의 주장이다. 예탁원에 대해서는 자산명세서를 허위로 작성했다며 구상권 청구 사유를 밝혔다.

NH증권은 옵티머스 펀드 투자금의 25%는 회수 가능할 것으로 전망했다. 하나은행·예탁결제원 구상권 청구·손해배상 소송으로 추가 자금을 회수한다는 계획이다. NH증권도 투자중개사로서 일정부분 책임을 져야 한다는 입장을 스스로 냈다.

금감원 분조위 취지를 거스르지 않았다는 면에서도 소득이 있다. NH증권은 금감원 분조위의 '착오에 의한 계약취소'를 받아들이지 않으면서 전액 반환이라는 취지를 수용하게 됐다. 수익증권 인수 방식을 취하면서 사적화해가 가능해졌다. 사적화해로 일반 투자자와의 분쟁을 해소하게 됐다.

NH증권은 금감원 분조위의 계약취소 권고를 받아들일 수 없었다. 착오에 의한 계약취소를 받아들이면 온전히 판매사의 잘못으로 귀결돼 수탁사와 사무관리사에 구상권을 청구하기 어렵다. 다만 소비자 보호라는 관점에서 금감원의 전액 배상 권고 자체를 불수용 하기도 어려웠다. 결국 전액 반환의 권고 취지는 수용하되 권고의 근거만 받아들이지 않는 쪽으로 결론을 내렸다.

정영채 사장은 더벨과의 통화에서 "금감원 분조위의 '투자자 보호'라는 기본 철학에 동의하고 권고안의 취지를 수용한다"며 "다만 계약취소라는 권고안에 대해서는 수탁사와 사무관리사의 공동책임을 묻기 위해 해결 방법을 달리하겠다는 입장"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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