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코마케팅, 입양한 '안다르' 이름만 빼고 다 바꾼다 지분 56.37% 최대주주 올라, 창업주 신애련 대표 10%↓…김철웅 대표 "기존 투자자, 걸림돌"
신상윤 기자공개 2021-05-28 09:22:25
이 기사는 2021년 05월 27일 16:03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퍼포먼스 마케팅(Performance Marketing) 전문기업 '에코마케팅'이 요가복 등 애슬레져 전문기업 '안다르'를 인수했다. 에코마케팅은 안다르를 수술대에 올려 경영뿐 아니라 재무 등 전면 '새로고침' 작업에 나설 전망이다.현금흐름도 경색됐던 안다르는 200억원에 가까운 자금을 조달해 곳간을 채웠다. 다만 이 과정에서 김철웅 에코마케팅 대표는 '입양'이라는 표현까지 쓰며 어려운 결단을 내렸다고 밝혀 눈길을 끈다.
코스닥 상장사 에코마케팅은 지난 26일 안다르 최대주주에 올랐다. 안다르가 진행한 유상증자에 참여해 신주 272만4456주를 인수했다. 에코마케팅은 193억원 상당을 투자해 지분율 56.37%를 확보했다. 전체적인 유상증자 규모는 공개되지 않았지만 안다르의 기존 주주들은 출자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로써 안다르 창업주 신애련 대표는 2015년 창업 이래 유지했던 최대주주 자리와 경영권 무게추를 에코마케팅에 넘겼다. 신 대표가 보유한 지분율은 10% 미만으로 희석됐다. 안다르는 이번 유상증자로 최대주주가 바뀌었지만 신 대표는 기존과 같이 경영에는 참여할 전망이다. 다만 에코마케팅 출신 박효영 대표와 함께 공동 경영 체제를 이어갈 것으로 관측된다.
요가복 등 국내 대표 애슬레져 전문기업 안다르는 오랜 시간 수익성 개선에 어려움을 겪었다. 지난해에는 매출액이 760억원에 육박했지만 영업손실이 89억원에 달했다. 순손실도 92억원을 웃도는 등 적자도 지속됐다. 영업활동으로 인한 현금흐름도 마이너스(-) 80억원 수준을 기록했다. 이에 지난해 말 기준 현금성 자산은 3억원에 못 미친 상황이었다.
이에 신 대표는 에코마케팅 문을 두드린 것으로 알려졌다. 김 대표는 지난해 말 보유 중인 에코마케팅 주식 14만4057주을 안다르 주식 40만주와 교환을 시작으로 개입하기 시작했다. 특히 최근 공개된 안다르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1년 내 상환해야 할 매입채무(119억원)와 미지급금(62억원), 단기차입금(54억원) 등이 259억원을 웃돈다. 이번 유상증자도 채무 상환에 상당 부분 투입될 전망이다.
이와 관련 김 대표는 안다르 인수 당일 페이스북을 통해 "입양하게 되었다"며 신 대표가 낳은(창업한) 자식(회사)을 살려내고자 하는 마음이라고 했다.
다만 그는 "기존 안다르 법인을 서서히 페이드 아웃하고, 기존 직원들과 협력업체들의 도움을 얻어 새롭게 법인을 설립하는 쪽을 선호했다"며 "기존 법인을 유지하게 되면 기존 투자자들로부터 도움을 얻기보다는 앞으로 신속한 의사결정에 걸림돌이 될 것이라는 우려가 컸다"고 전해 기존 주주(벤처캐피탈 등)와는 체질개선 방법에 대한 이견이 있었음도 드러냈다.
에코마케팅은 안다르에 앞서 데일리앤코, 글루가 등을 인수 및 지분 투자해 '미디어 커머스(광고+전자상거래)' D2C 시장에서 성공적인 레코드를 쌓았다. 데일리앤코는 저주파 미니 마사지기 '클럭(Klug)' 등으로 잘 알려진 생활용품 소비재 전문 기업이다. 네일 스티커 스타트업 '글루가'도 에코마케팅 투자를 받으며 흑자 전환하며 외형이 급격히 성장했다.
에코마케팅은 안다르도 수술대에 올려 전면 체질 개선과 수익성 확보를 위한 방법론을 만들어나갈 것으로 관측된다. 특히 지난 25일 지분 101만주를 인수한 패션 전문기업 '그리티'와도 시너지가 기대된다. 그리티는 '원더브라' 등 속옷 브랜드를 비롯해 레깅스와 같이 안다르와 비슷한 시장을 겨냥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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