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eal story]DB손해보험, 후순위채 증액…보험업 '역대급' 응찰규모6880억 응찰, 2015년 이후 업계 최대 규모…3.38%에 4990억 발행 확정
이지혜 기자공개 2021-06-07 13:47:13
이 기사는 2021년 06월 03일 13:38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DB손해보험이 공모 후순위채를 증액 발행하기로 했다. 전일 진행한 수요예측에서 역대급 오버부킹을 기록한 덕분이다. DB손해보험은 4년 만에, 사명을 바꾼 뒤 처음으로 공모채를 발행했는데 투자심리는 한결 좋아졌다. 참여금액으로 보든, 수요예측 경쟁률로 보든 사상 최대 기록을 경신했다.한국신용평가에서 AA+의 신용등급을 받는 등 신용도가 우수한 데다 금리 메리트가 부각된 덕분으로 보인다. 올해 1분기 사상 최대 순이익을 경신하는 등 실적 성장세를 이어간 점도 투자심리를 자극한 요인으로 꼽혔다. 자동차보험업 분야에서 탄탄한 시장지위를 확보한 데다 코로나19 사태로 손해율이 떨어져 수익성이 좋아졌다.
◇4990억으로 증액 발행, '역대급' 수요예측 응찰
3일 투자은행업계에 따르면 DB손해보험이 이날 오전 공모 후순위채를 4990억원 발행하기로 했다. 모집금액으로 3000억원을 설정했는데 이보다 1990억원 더 증액하기로 결정했다.
조달금리는 3.37%다. 공모희망금리밴드는 연 2.9~3.5%로 모집금액 기준 수요는 3.3%에 형성됐다. 올 들어 보험사가 발행한 AA0~AA+급 공모 후순위채 중 금리가 가장 낮다. KB손해보험, 현대해상화재보험, 메리츠화재의 후순위채 조달금리는 모두 3.4%다.
투자은행업계 관계자는 “공제회뿐 아니라 보험사와 증권사 리테일, 은행신탁, 구조화 수요 등이 골고루 들어왔다”며 "2015년 이후 진행된 보험사 후순위채 수요예측 가운데 단일 트렌치로 가장 많은 응찰물량을 기록했다"고 말했다.
DB손해보험은 전일(2일) 진행한 수요예측에서 모두 6880억원의 투자수요를 확보했다. 금리 3.4%까지 모두 6140억원 응찰했다. DB손해보험 사상 최대 기록이기도 하다. 수요예측 경쟁률이 2배가 넘는다. 조달금리도 4년 전 후순위채를 발행할 때보다 훨씬 낮게 책정됐다.
DB손해보험은 2017년 동부화재해상보험이라는 이름으로 모집금액 4000억원에 수요예측을 진행해 모두 6190억원의 주문을 받았다. 최종 4990억원으로 증액발행하긴 했지만 경쟁률은 1배를 조금 넘었다. 당시 조달금리는 3.5~3.8% 정도에 형성됐다.
DB손해보험은 지급여력비율(RBC비율)을 높이려는 목적으로 후순위채를 발행했다. 1분기 말 RBC비율이 195.2%인 점을 고려하면 이번 후순위채 발행으로 203.7%가 될 것으로 DB손해보험은 추산했다. 8.5%p 높아지는 것이다.
일반 손해보험사 RBC비율 평균은 2020년 말 기준으로 223.8%다. 삼성화재를 제외하면 193.5%가 된다. 보험업감독규정상 RBC비율이 150%를 밑돌면 법규상 제약요건이 생긴다.
◇금리 메리트와 실적성장세로 투심 자극
DB손해보험이 역대급 오버부킹을 기록할 수 있었던 배경으로 금리메리트와 실적성장세가 꼽힌다. 투자은행업계 관계자는 “신용등급이 우량한 것에 비해 후순위채 특성상 금리 메리트가 있어 투자심리를 자극한 것으로 보인다"며 "금리 상승에 따른 캐리 수요를 이끌어냈을 것"이라고 말했다.
DB손해보험은 2020년에 이어 올해 1분기에도 사상 최대 순이익을 냈다. 코로나19 사태가 전화위복이 됐다. 나이스신용평가는 “적극적 언더라이팅(보험인수심사)과 코로나19에 따른 사회활동 감소로 장기보험과 자동차보험 손해율이 낮아진 덕분에 수익성이 좋아졌다”고 분석했다.
전망도 밝다. 한국신용평가는 “상위 업체를 중심으로 자동차보험업계의 과점화가 강화할 것”이라며 “영업경쟁력이 좋아 DB손해보험의 시장점유율도 상승세를 이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국내 일반손해보험사는 모두 10곳인데 DB손해보험은 주요 보험종목에서 15%가 넘는 시장점유율을 보유해 업계 3위에 올라있다. 특히 자동차보험 시장점유율은 20.8%로 업계 2위다.
시장이 과점화하면 사고 발생률이 낮은 고객을 중심으로 언더라이팅할 수 있어 수익성이 좋아질 수있다. 과거 판매한 실손보험의 보험료 갱신기간이 올해 돌아오면서 보험료도 인상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됐다.
주관사와 협업도 눈에 띈다. DB손해보험은 대표주관업무를 KB증권과 한국투자증권에게 맡겼다. 이들은 동부화재해상보험 시절부터 호흡을 맞춰왔다. 투자은행업계 관계자는 "다른 보험사보다 후순위채 발행 시점이 늦은 데다 최근 금리 상승으로 투자자들의 부담이 적지 않았다"며 "주관사와 인수단이 적극적으로 세일즈 활동을 벌였다"고 말했다.
한편 DB손해보험은 이번 후순위채를 10일 발행한다. 표면상 만기는 10년이지만 발행일로부터 5년이 지난 시점에 조기상환할 수 있다는 콜옵션이 붙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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