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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상사의 재도약 도전기]현대코퍼레이션 생존전략, 범현대가 '캡티브마켓' 수성①계열분리 5년, 매출 70% '여전'…M&A 신기인터모빌도 현대차 1차 협력사

박상희 기자공개 2021-06-15 10:33:23

[편집자주]

수출로 먹고 살던 시절 '무역 첨병'으로 불린 종합상사의 위상은 '과거의 영광'이 됐다. 자원개발, 식량산업, 발전사업 등으로 사업다각화에 나섰지만 몇년째 실적과 수익성은 정체기에 빠져 있다. 와중에 상사를 중심으로 하는 대기업집단이 2곳이나 출범했다. LG상사를 중심으로 계열분리하는 LX그룹과 현대종합상사를 핵심 계열사로 분리독립한 현대코퍼레이션그룹이 주인공이다. 종합상사의 변신과 비전, 그리고 과제를 종합적으로 점검해본다.

이 기사는 2021년 06월 10일 15:43 더벨 유료페이지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현대코퍼레이션(옛 현대종합상사)은 1976년 옛 현대그룹의 종합상사로 설립됐다. 2010년 현대중공업 계열로 편입되었다 2015년 계열분리됐다. 정몽혁 현대코퍼레이션 회장(사진)은 현대그룹 창업주인 고(故) 정주영 명예회장의 다섯째 동생인 정신영씨의 외아들로, 현대코퍼레이션그룹은 범(汎) 현대가로 분류된다.

2016년 공정위의 계열분리 승인 이후 5년 여의 시간이 흘렀다. 계열분리는 현대중공업그룹과의 소유 연결고리를 끊고 정몽혁 체제로의 지배구조 변환을 의미한다. 다만 지배구조와 달리 범 현대 계열과의 사업적 연결고리는 계열분리 이후에도 견고하다. 현대코퍼레이션 전체 매출에서 범 현대 계열이 차지하는 비중은 70%에 달할 정도로 높다.

올 3월 '심기일전'을 다짐하며 사명 변경에 나선 현대코퍼레이션은 신기인터모빌 인수를 통해 사업다각화에 시동을 거는 모습이다. 다만 신기인터모빌이 현대차 1차 협력사라는 점에서 사업다각화 역시 현대 계열과의 시너지를 노리는 모습이다.

◇계열 분리 이후 매출 정체…포트폴리오 큰 변화 없어

계열분리가 이뤄지기 이전인 2015년 현대코퍼레이션은 매출액 4조2619억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매출은 코로나19 사태 영향으로 2조8808억원을 기록하는데 그쳤다. 코로나 팬데믹 발발 이전인 2019년 매출은 4조 2633억원으로, 계열분리 이전과 비교할 때 외형적 성장은 이루지 못한 모습이다.

매출 규모뿐 아니라 사업 포트폴리오도 5년 전과 큰 변화가 없다. 현대코퍼레이션의 매출은 대부분 수출입업, 삼국 간 무역 등 전통적인 무역업에서 발생한다. 판매 상품의 종류에 따라 산업플랜트, 차량소재, 철강, 기타(자원개발 등)로 사업부문을 분류한다. 이 가운데 차량소재 및 철강 부문의 매출액이 각각 51.5% 및 39.8%(2020년 기준)로 매출의 대부분을 차지한다.


사업다각화는 미흡한 수준이지만 차량, 철강, 석유화학, 산업플랜트 등 다양한 품목을 거래하여 포트폴리오 효과를 누리는데 만족하고 있다. 해당 포트폴리오는 계열분리 이전에 구축된 것이다.

거래처를 중심으로 살펴보면 2020년 기준 회사 매출의 약 67%가 범 현대가 관련 매출로 파악된다. 지난해 코로나19 영향으로 범 현대계열 실적이 전반적으로 좋지 않았다. 현대코퍼레이션의 범 현대계열 매출 의존도를 감안할 때 매출이 증가할수록 범 현대가 관련 매출 비율도 높아지는 구조다.

현대코퍼레이션은 현대차·기아차·현대제철·현대오일뱅크·현대중공업 등 옛 현대그룹 소속 기업과 긴밀한 사업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계열분리 이후에도 캡티브 마켓(계열 물량)에 버금가는 거래처를 기반으로 매출의 안정성을 높이고 있다.

구체적으로 매출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는 차량부문은 크게 자동차와 상용차량으로 나뉜다. 자동차부문은 해외 시장에 승용차·특장차(특수한 장비를 갖춘 자동차)·군용차용 엔진 및 부품을 공급한다. 현대자동차와 기아자동차가 주요 파트너다. 상용차량 부문은 현대로템과 협력해 고속전철 전동차, 기관차, 신호통신시스템, 철도전력설비 등을 판매 중이다.

차량부문은 석유, 석유화학제품도 취급하는데 여기엔 현대중공업 계열 현대오일뱅크 등이 거래처로 이름을 올리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철강부문에서는 포스코가 대형 거래처다. 다만 현대차 계열의 현대제철과도 거래하고 있다는 점에서 대부분의 사업분야에서 범 현대가와 깊은 비즈니스 관계에 있다고 봐도 무방하다.

◇정몽혁 회장, 계열분리 후에도 범 현대가와 비즈니스 관계

현대코퍼레이션의 매출구조를 살펴보면 범 현대 계열의 종합상사 역할을 하는 모습이다. 이같은 매출 구조는 현대코퍼레이션의 역사와 무관치 않다. 현대코퍼레이션은 1976년 설립 이후 옛 현대그룹 내 종합무역상사로서의 입지를 구축했다.

한때 현대그룹의 간판이었던 현대코퍼레이션은 채권단과의 경영정상화 약정 체결로 계열에서 분리됐다. 현대그룹 재편과정에서 수차례에 걸친 대주주 변경을 거쳐 2010년 현대중공업계열에 편입됐다.

현대중공업그룹은 2009년 현대종합상사 총 주식의 50%+1주를 2500억원에 사들였다. 이 거래는 겉보기에는 현대중공업그룹이 '현대' 간판을 달고 있는 종합상사를 계열사로 편입한다는 것으로 해석됐다. 이면에는 현대중공업그룹의 대주주인 정몽준 아산재단 이사장이 사촌동생인 정몽혁 회장의 홀로서기를 도와주기 위한 '큰 그림'이 자리하고 있었다.

실제로 정몽준 대주주는 현대코퍼레이션을 계열로 편입해 정몽혁 회장에게 경영을 맡겼고, 정 회장은 경영을 맡은지 5년 후인 2015년 계열분리에 시동을 걸었다.

정 회장은 창업주 정주영의 다섯 번째 동생이자 정신영 전 동아일보 기자의 아들이다. 부친이 32세의 이른 나이에 세상을 뜨면서 큰아버지인 정주영 명예회장을 비롯한 현대가가 정몽혁 회장을 키웠다.

정 회장은 미국에서 유학을 마친 뒤 현대정유(현 현대오일뱅크) 대표를 맡았지만 외환위기 이후 경영 악화의 책임을 지고 2002년 대표직에서 물러났다. 이후 현대차그룹 부품계열사 대표를 거쳐 2009년 현대코퍼레이션 회장에 올랐다.

정 회장은 계열분리 5년 만인 올해 M&A(인수합병)에 시동을 걸었다. 대상은 국내 자동차부품사 신기인터모빌이다. 무역업 위주에서 제조업으로 사업다각화에 나섰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신기인터모빌은1987년 현대차 협력사로 등록된 부품사다. 매출이 현대차를 대상으로 발생한다는 점에서 사업다각화 역시 범 현대 계열과의 시너지 효과를 노리는 모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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