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지배구조보고서 점검]현대모비스, 최고경영자 승계 정책 명문화최고경영자 후보군 대내외 교육프로그램 가동...'투명성·시스템경영' 강화 주력
김서영 기자공개 2021-06-17 10:31:18
이 기사는 2021년 06월 14일 08시01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현대모비스는 2018년 공개된 현대자동차그룹 지배구조작업의 주인공이었다. 당시 현대차그룹이 발표한 지배구조 개편안은 현대모비스를 지주회사와 사업회사로 인적 분할하는 방안이었다. 그러나 미국 행동주의 헤지펀드 엘리엇의 반대 등으로 무산된 바 있다.올해초 정몽구 명예회장이 현대차그룹에 대한 모든 경영권을 내려놓으면서 그의 장남인 정의선 현대차 회장이 총수 자리에 올랐다. '정의선 체제'가 본격화되면서 현대차그룹의 지배구조 개편에 다시 시동이 걸릴지 눈길이 모아진다. 이 가운데 현대모비스는 최고경영자(CEO) 승계정책을 처음으로 명문화해 주목된다.
14일 현대모비스는 2020년 기업지배구조보고서에서 최고경영자 승계정책을 세부적으로 밝혔다. 2019년 보고서까지는 '대표이사 유고 시에는 정관에 따라 대표이사가 지명한 이사가 그 직무를 대행하며 지명이 없는 경우에는 정해진 순서에 따라 직무를 대행할 수 있도록 정관에 대행 규정을 마련해 두고 있다'고만 밝혀 왔는데 이번에 대표이사 후보군 선발 절차까지 자세히 공시했다.
구체적으로 현대모비스는 현재 재임 중인 대표이사가 포함된 최고경영진과 인사 담당 임원이 함께 최고경영자 후보군을 선정한다. 이사회는 승계 시점에 이르러 대표이사 후보군에 대한 검증 절차를 거쳐 최종 후보자를 선정한다. 이렇게 이사회에서 확정된 최종 후보자는 주주총회에서 사내이사 선임 과정을 거쳐 대표이사에 오른다.

현대모비스는 지난해 최대 3명의 후보군을 대상으로 최고경영자 과정 및 자체 임원 육성프로그램을 진행했다고 밝혔다. 최고경영자 후보군에 대한 교육 프로그램은 △Global Leadership Program(GLP) 1 △GLP 2 △외부교육(최고경영자과정) 등 세 가지 종류로 이뤄졌다. 사내에서 진행된 GLP 1 교육 대상은 3명, GLP 2는 2명이었다.
현대모비스는 최고경영자 교육을 받은 고위 임원이 구체적으로 어떤 인물인지에 대해서는 공개하지 않았다. 다만 대표이사 직무 대행 규정을 명시해둔 정관으로 해당 고위 임원을 유추해볼 수 있다.
현대모비스의 정관 제21조2항에 따르면 '대표이사 회장이 유고 시에는 대표이사 회장이 지명하는 이사로 하되 지명이 없는 경우에는 부회장-사장-부사장-전무-상무-이사 순으로 그 직무를 대행한다'고 명시돼 있다.
현재 현대모비스의 대표이사는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과 조성환 현대모비스 사장이다. 부사장 3인(성기형·정수경·악셀 마슈카), 전무 6인(장재호·정정환·안병기·김원혁·최장돈·오흥섭), 상무 80인으로 구성돼 있다. 이 가운데 연구개발(R&D) 기획운영실장 겸 FMT 담당 고영석 상무는 사내이사를 맡고 있다.
현대모비스의 최고경영자 승계정책은 현대자동차와 같은 방식으로 실시되고 있다. 현대모비스는 기업지배구조보고서 공시가 시작된 2018년 이후 CEO 승계 정책을 수립해두지 않았다. 현대자동차는 2019년 기업지배구조보고서에서부터 승계 정책을 공시했다. 현대차의 대표이사 후보군은 현대모비스와 비교해 규모가 더 크다. 현대차는 지난해 GLP 1 과정에 14명, GLP 2 과정에 9명, 그리고 최고경영자 과정에 2명이 참석했다.
현대모비스가 CEO 승계 정책을 밝힌 시점이 주목된다. 정 명예회장은 지난해 10월 현대모비스 대표이사직에서 사임했다. 뒤이어 지난 2월 마지막 남은 현대모비스 등기이사 자리에서까지 내려왔다. 그로부터 두 달 뒤 공정거래위원회는 정 회장을 현대차그룹 동일인으로 확정했다. 정 회장이 현대차그룹 총수에 오르면서 '정의선 체제'가 공식화했다.
승계 정책을 통해 정 회장과 손발을 맞출 준비된 인재를 체계적으로 선발해 시스템 경영을 강화하려는 의도로 분석된다. 현대모비스 2001년부터 지금까지 줄곧 오너 일가와 전문경영인을 조합으로 한 각자 대표이사 체제 유지해왔다. 현대모비스의 전문경영인은 모두 평사원으로 현대차그룹에 입사해 CEO 자리에 오른 인물들이다.
정 회장이 현대차그룹 회장 자리에 오르면서 현대모비스는 이사회를 강화하는 방식으로 지배구조 개선 작업에 주력했다. 올해 2월 기존 이사회 내 위원회인 투명경영위원회를 확대 개편해 '지속가능경영위원회'로 탈바꿈키셨다. 지속가능경영위원회는 ESG(환경·사회책임·지배구조) 및 산업안전보건 등에 대한 위험관리 역할이 강화됐다.
또한 현대모비스는 '경영진 인사 및 처우 규정'을 신설해 임원의 기업가치 훼손 또는 주주권익 침해 행위를 사전에 방지하는 내부 정책을 마련했다고 밝혔다. 경영진 인사 및 처우 규정을 통해 회사의 명예를 실추시키거나, 고의 또는 과실로 손실을 끼치는 행위 등을 주요 문책 사항으로 규정했다.
현대모비스 관계자는 "최고경영자 승계정책과 임원 선임 방지책 등 기존에 해왔던 것을 명문화하는 차원"이라며 "기업지배구조 투명성 강화에 노력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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