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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경부, 녹색채권 인증기관 등록제 도입 '가물가물' 1일 최종보고회 진행, 시장 활성화 판단…인증 수수료도 '골치'

이지혜 기자공개 2021-06-17 11:05:38

이 기사는 2021년 06월 15일 08:21 더벨 유료페이지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환경부가 추진하던 녹색채권 인증기관 등록제가 후순위로 밀려난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까지만 해도 녹색채권 발행을 활성화하기 위해 한국기업지배구조원에 용역을 맡겨 적격 인증기관 기준을 마련하는 데 착수했다. 적격 기관에서 녹색채권 검증이나 인증을 받은 기업에만 인증수수료를 일부 지원하기 위해서다.

그러나 K-택소노미(한국형 녹색금융 분류체계) 마련이 최우선 순위가 된 데다 녹색채권 발행이 지난해보다 늘어나면서 방침이 바뀐 것으로 파악된다. 서둘러 녹색채권 발행비용을 지원하지 않아도 시장을 활성화하는 데 무리가 없다고 판단한 것으로 전해진다. 인증수수료 적정가격 문제도 시간을 두고 접근해야 한다고 바라보고 있다.

◇용역 완료, 최종 점검은 마쳤다

14일 환경부에 따르면 1일 환경부가 녹색채권 인증기관을 만나 최종보고회를 진행했다. 이 자리에는 삼정KPMG와 딜로이트안진, 한국신용평가, 나이스신용평가, 한국기업평가 등이 참석했다. 녹색채권 인증기관 등록제를 논의하기 위한 자리로 파악된다.

환경부는 지난해 10월 한국기업지배구조원에 ‘한국형 녹색채권 외부검토기관 인증 및 녹색채권 발행자 지원체계 구축연구’ 용역을 맡겼다. 한국기업지배구조원은 6개월 동안 국내외 녹색채권 발행 동향과 인증사례, 한국형 녹색채권 외부검토기관 인증 지원체계를 도출해 올해 4~5월경 환경부에 최종 자료를 넘겼다.

한국기업지배구조원은 일본 환경성의 그린파이낸스 플랫폼 규제를 참고한 것으로 전해진다. 한국기업지배구조원이 제시한 핵심 자격은 이전에 녹색채권의 사전검증·인증평가 자격이 있을 것, 전문가가 3명 이상 조직에 있을 것, 이해상충 방지체계 등이 마련되어 있을 것 등이 있다.

업계 관계자는 “이전에 녹색채권을 사전검증·인증평가한 경험이 있느냐를 보기 때문에 완전히 새로운 인증기관이 등장하기 쉽지 않을 수 있다”며 “그러나 일본 그린파이낸스를 비롯해 CBI, ICMA 등 국제기관도 인증기관을 살펴볼 때 경력자 중심으로 조직을 구성하도록 요건이 짜여 있다”고 말했다.

환경부가 특정 기준에 맞춘 인증기관을 등록하려는 이유는 비용을 지원하기 위해서다. 녹색채권 등 SRI채권을 발행하려면 사전검증이나 인증평가를 받는 데 최소 1000만원 이상 비용이 든다. 또 ESG경영 관련 체계를 구축하는 데 드는 추가 비용도 적잖다.

이에 따라 환경부가 사전검증 비용을 지원하되 발행사의 부정수급 문제와 녹색채권 신뢰도 등을 높이고자 등록제를 추진하려 했다는 것이다.

◇인증기관 등록제 ‘후순위’로, 지원 없어도 녹색채권 활성?

환경부가 지난해까지만 해도 인증기관 등록제에 의지를 보였지만 올 들어 기조가 달라진 것으로 파악된다. 올 들어 민간기업의 녹색채권 발행이 급증한 영향이 컸다. 비용을 지원하지 않아도 시장이 활성화할 것으로 전망한 셈이다. 해당 정책을 추진하는 녹색산업혁신과 인사가 지난해와 크게 바뀐 점도 영향일 끼쳤을 수 있다.

KDB산업은행이 사상 처음으로 녹색채권을 발행해 원화 SRI채권 시장을 열었던 2018년부터 2020년까지 녹색채권의 연간 발행규모는 2조원을 넘지 않았다. 녹색채권 발행사도 5곳 안팎에 그쳤다. 그러나 올 들어 분위기가 반전됐다. 한국거래소 SRI채권 플랫폼에 따르면 올 들어 녹색채권 발행규모는 8조4000억여원, 발행사는 39곳에 이른다.

인증비용 지원문제도 골칫거리로 여겨진다. 녹색채권을 비롯해 SRI채권 사전검증, 인증평가 비용은 2018년까지만 해도 3000만원 수준에 이르렀다. 그러나 경쟁자가 늘어나면서 현재 복수인증을 받은 기업을 중심으로 1000만원 수준까지 검증 수수료가 내렸다.

회계법인과 신용평가사들은 SRI채권 인증비용이 3000만원 수준으로 높아져야 한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환경부 등 정부당국은 이런 요구를 들어주기가 쉽지 않다. 정부 지원으로 인증기관의 이익을 채워준다는 비판을 받을 수 있어서다. 인증기관 사이의 품질이 아닌 비용경쟁이 자충수가 된 셈이다.

환경부 관계자는 “인증기관들이 지금보다 인증수수료가 두 배 정도 높아져야 정상화하는 것이라고 주장한다”며 “비용에 따른 이해관계가 얽혀 있어 시간을 두고 접근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환경부는 K-택소노미와 환경표준평가지표를 만드는 데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K-택소노미는 최근 기업들과 2차 간담회까지 마쳐 최종 보고를 앞두고 있다. 7월 초 발표하는 게 목표다. K-택소노미가 발표되면 6개월 정도 시범운영할 계획이다. 녹색채권 인증기관 등록제가 후순위로 밀려난 또다른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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