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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00억 메가커피, FI 인수 검토 망설인 이유는 피어그룹 대비 낮은 가격 불구, 성장성 확신 못해

조세훈 기자공개 2021-06-21 10:33:47

이 기사는 2021년 06월 18일 06:3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유럽 식자재 수입·유통 전문업체인 보라티알이 중저가 커피 프랜차이즈 메가커피를 1400억원에 인수하면서 시장의 관심을 한몸에 받고있다. 동종업계(피어그룹) 대비 저렴한 가격으로 인수했지만 다양한 평가가 나온다. 특히 인수를 검토했던 일부 재무적투자자(FI)들은 중저가 커피 시장의 낮은 진입장벽과 추가 성장에 대한 불확실성이 많다는 점을 들어 인수를 꺼렸다는 후문이다.

17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보라티알은 이달 말 메가커피 지분 100%를 1400억원에 인수하기로 했다. 재무적투자자(FI)와 관계사 등이 공동 인수하는 구조다. 다만 이번 인수에 대해 시장에서는 다소 놀라는 분위기다. 메가커피가 급성장 하고 있는 프랜차이즈점이라는데는 모두 공감하지만 경쟁력이 언제까지 유지될 수 있는지에 대한 확신이 없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코로나19로 비대면·비접촉 문화가 확산되고 있는데다 프랜차이즈 규제 강화 등으로 식음류(F&B) 관련 인수합병(M&A)의 밸류에이션은 과거보다 떨어지고 있다. KG그룹은 지난해 9월 사모펀드(PEF)운용사 IMM프라이빗에쿼티(IMM PE)로부터 할리스커피 지분 93.8%를 1450억원에 사들였다. 당시 KG그룹은 할리스커피 지분 전량의 가치를 1550억원으로 평가했다.

이를 바탕으로 에비타멀티플(EV/EBITDA)를 계산하면 약 6배 안팎의 배수가 산출된다. 앞서 거래된 앵커에쿼티파트너스의 투썸플레이스 인수(약 12~13배), TA어쏘시에이츠의 공차 인수(약 10~11배)보다 낮다. 이는 코로나19 여파로 식음료 부분의 매력이 크게 저하되면서 거래 멀티플에도 영향을 미쳤다는 평가다.

메가커피 거래에서도 이같은 흐름이 그대로 나타났다. 메가커피는 지난해 상각전영업이익(EBITDA) 276억원을 기록했다. 여기에 지난해 말 기준 403억원 규모 순현금을 반영하면 메가커피의 기업가치(EV)는 1000억원 가량으로 추산된다.

이를 감안한 멀티플은 4배에 채 못 미친다. 수치적으로만 보면 기존에 거래됐던 다른 커피 프랜차이즈에 비해 낮은 밸류지만 메가커피 시장 점유율의 향방이 불확실하다는 점에서 다소 과감한 베팅이라는 게 업계 관계자들의 공통된 시각이다.

결정적으로 다른 중저가 프랜드와 달리 메가커피가 급격히 성장했지만 이를 유지할만한 독보적이고 확실한 전략이 없다는 점을 디스카운트 요소로 보고 있다. 메가커피는 중저가 커피 브랜드를 표방하며 2015년 설립됐다. 1리터에 3000원인 대표 메뉴 ‘메가리카노’가 직장인, 학생들에게 인기를 끌면서 폭발적으로 성장했다. 가맹점 수는 2016년 41개에서 올해 6월 1376개로 빠르게 늘었다.

그러나 메가커피와 비슷한 프랜차이즈가 점차 늘어나고 있는 추세라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고 IB업계에서는 입을 모은다. 이미 컴포즈커피, 커피마마퀸, 빽다방, 더벤티, 바나프레소 등이 중저가 커피 시장을 두고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 다수 원매자들은 이들을 압도할만한 뚜렷한 전략이 없다는 점과 앞으로의 성장도 점치기 어렵다는 점을 고려해 인수 의사를 접은 것으로 전해진다.

IB업계 관계자는 "사모펀드들이 메가커피 경영진 미팅에서 빠른 성장의 배경을 물었을 때 확실한 근거를 대지 못했다"며 "시장 지위가 얼마나 유지될지 불확실해 PEF들이 다수 관심을 접은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결국 보라티알의 이번 메가커피 인수는 양면성을 가지고 있다는 평가다. 낮은 가격에 알짜 회사를 인수했지만 앞으로도 현재의 경쟁력을 유지할지 불확실하기 때문이다. 보라티알은 앞으로 가맹점 이탈을 최소화하고 기존 식자재 유통망과 물류창고 등 인프라를 활용해 시너지 효과를 내야 M&A를 성공적으로 이룰 수 있다는 평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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