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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데이 대우건설, 해외 리스크 '그때와 지금' 미청구공사액 5년간 절반 감소…적자현장 손실 대부분 반영

고진영 기자공개 2021-06-25 09:41:01

이 기사는 2021년 06월 24일 16:07 더벨 유료페이지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3년 전 대우건설의 매각 불발은 해외현장이 그 뇌관이 됐다. 수천억 잠재 부실이 뒤늦게 밝혀지면서 우선협상자였던 호반건설은 인수작업 중단을 선언했다. 1조원대 빅딜이 순식간에 물거품으로 돌아간 셈이다.

이번에는 다를까. 코로나를 차치하더라도 워낙 숨돌릴 틈도 없이 거래가 진행되다보니 해외 실사는 사실상 불가능했다. 일각에서 ‘데자뷔’를 걱정하는 것도 무리는 아니다. 하지만 산업은행 측은 대우건설의 경영 사정이 그때와는 다르다고 자신하고 있다.

◇'모로코 악몽' 옛말…미청구공사액도 대폭 감소

대우건설은 2019년 6월 19일자로 모로코 사피 복합화력발전소의 공사를 마쳤다. 2013년 2조원 규모로 수주한 현장인데 약 6년 만이었다. 공사 마무리가 눈길을 끈 이유는 2018년 대우건설 매각을 시도했을 때 대규모 손실이 드러난 곳이 이 현장이기 때문이다.

당시 발전소 시운전 과정에서 열교환기 누수가 발견돼 기자재 교체가 불가피했다. 결국 대우건설이 자재를 다시 발주하면서 3000억원에 이르는 돈이 허공으로 날아갔다. 이 비용은 2017년 4분기 회계에 반영됐고 예상치 못한 손해를 마주한 호반건설은 인수를 포기했다.

그간 대우건설의 대표적 약점으로 해외사업 리스크가 지목된 것도 이처럼 해외사업 부실로 자주 쓴맛을 본 탓이다. 지금은 상황이 많이 달라졌다는 평가다. 우선 부실을 가늠해 볼 수 있는 미청구공사 규모가 크게 줄어들었다.

대우건설의 미청구공사액은 2015년 1조7200억원으로 피크를 찍었는데 당시 자기자본(2조7933억원)과 비교했을 때 비중이 61.6%에 달했다. 하지만 이후 꾸준히 줄면서 2018년(9386억원)에는 1조원 밑으로 내려갔고 올해 1분기 말의 경우 8652억원까지 축소됐다. 자기자본 대비 미청구공사액이 차지하는 비중도 30.2%로 개선됐다.

미청구공사에서 플랜트가 차지하는 비중이 과거 30%대에 이르기도 했으나 지금은 13.3%에 불과하다는 점도 주목할 만하다. 해외사업은 플랜트 공사가 대부분이기 때문이다.


◇리스크 정말 줄었나, 해외 현장들 살펴보니

실제 대우건설은 그간 손해의 주범이었던 해외 부실현장들을 거의 털어낸 상황이다. 전체 현장에서 약 20~25%가 적자 현장으로 분류되는데 대부분 준공과정 등에 있는 만큼 이미 손실 반영이 끝나 추가적으로 발생할 리스크가 거의 없다고 볼 수 있다.

아직까지 공사가 길어지고 있는 해외 현장들을 보면 2008년 계약한 알제리 부그줄 신도시사업(BOUGHZOUL NEW TOWN), 2013년 수주한 리비아 즈위티나 발전소(LIBYA ZWITINA POWER PLANT) 등이다.

이중 부그줄 사업의 경우 7차까지 추가계약을 하면서 올 4월까지 기간을 연장했고 지금도 공기연장을 발주처와 협의 중이다. 대우건설 관계자는 "수의계약으로 따낸 수익성이 매우 높은 사업이기 때문에 준공시점이 길어지는게 큰 의미가 없다"고 설명했다.

리비아 즈위티나 발전소는 내전으로 공사를 중단한 상황이긴 하지만 이미 시공한 부분에 대해서는 기성금 수금을 마쳤다. 공사 재개를 위해 당국과 협의를 진행 중인 상황이다.

또 최근 수주한 해외일감들의 경우 수익성이 나아질 수밖에 없다는 설명이다. 대우건설은 2020년 총 11건, 5조8624억원 상당의 신규 수주를 기록하며 목표인 5조원을 초과 달성했다. 6조원대 수주를 기록한 것은 2012년 이후 처음이다.

특히 나이지리아와 이라크 지역 일감을 집중적으로 수주했는데 이 지역은 대우건설이 이미 동일 공정, 같은 형태의 공사를 반복하면서 노하우를 쌓은 곳이다. 숙련된 인력, 사용장비 및 시스템 등이 고스란히 남아 있기 때문에 생산성이 자연히 올라간다.


◇경영문화 개선 효과…원매자 측 '일단 신뢰'

경영시스템을 개선하려는 내부적 노력도 효과를 내고 있다. 그동안은 손실 반영을 자꾸 미루면서 연말 실적이 눈에 띄게 내려앉는 일이 관례처럼 있었다. 하지만 작년의 경우 꾸준한 점검을 통해 관리하면서 그때 그때 손해를 털어냈다. 지난해 전체 영업이익의 절반 가까이를 마지막 3개월간(2533억원) 거두는 막판 스퍼트가 성공한 것도 이 덕분이다.

다만 원매자들 입장에서 코로나 19로 인해 해외 현장실사를 거치지 못했다는 점은 여전히 불안 요소다. 보통 공개매각의 경우 예비입찰을 통해 구속력 없는 가격을 낸 후 6주 가량의 실사과정을 진행한다. 딜에 따라서는 실사 기간이 더 늘어나기도 하며 본입찰을 실시해 구속력 있는 가격을 받는 것은 그 다음 일이다.

하지만 이번 대우건설 매각은 스탠스가 '속전속결'이다. 통상적인 절차를 건너뛰고 바로 본입찰 성격의 바인딩오퍼를 제안받기로 하면서 다소 불만스러운 반응이 나오기도 했다. 원매자들은 3년 전처럼 대규모 해외 손실이 발견되는 일은 없을 것이라는 KDB인베스트먼트 측 설명을 일단 믿어보겠다는 분위기다.

원매자 측 관계자는 “추후 주식매매계약(SPA)을 맺게 되면 해외손실 가능성 등에 관련한 조건을 논의하게 될 것”이라며 “우협으로 선정되고 나면 어떤식으로든 직접 실사를 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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