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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SG 모니터/KB금융]스콥3로 확장한 중장기 전략, 'S→E' 중심축 이동30년내 탄소 '제로' KB Net Zero S.T.A.R 선언, 내부 감축 목표치도 상향

이장준 기자공개 2021-06-29 07:47:28

이 기사는 2021년 06월 28일 08:01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KB금융그룹이 상생(S)에서 친환경(E)으로 ESG경영 중심축을 옮긴다. 자체적인 탄소 감축을 넘어 투자하거나 대출을 내주는 회사의 탄소 배출까지 고려하는 스콥(scope)3로 강화된 친환경 목표를 제시했다. 금융사가 선도해 산업의 ESG경영 패러다임을 바꾸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는 평가다.

◇2050년까지 자산 포트폴리오 포함 목표 수립

28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금융은 최근 ESG위원회를 개최하고 그룹 탄소중립 중장기 추진 전략 'KB Net Zero S.T.A.R'를 선언했다. 지난해 5월 발표한 그룹 ESG전략인 'KB GREEN WAVE 2030)'의 확장판 개념으로 보면 된다.

기존에는 그룹 내에서 사용하는 탄소 배출량을 관리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KB금융이 직접 소유하거나(Scope1) 소비하는(Scope2) 데서 발생하는 탄소 배출량을 2030년까지 25% 감축하는 게 골자였다. 내부 노력만으로 달성 가능한 목표였다.

이번 중장기 추진 전략은 한 발 나아가 자산 포트폴리오 배출량까지 고려해 2050년까지 완전한 탄소중립을 달성하겠다는 내용이 담겼다. KB금융이 투자하거나 대출을 내준 회사의 탄소 배출까지 고려한다는 것이다. 온실가스 관련 글로벌 가이드라인(Greenhouse Gas Protocol)에서 규정한 스콥3(Scope3)로 영역을 확장한다는 의미다.

*출처=KB금융지주

이미 글로벌 시장에서는 스콥3를 고려한 공급망(supply chain)이 ESG의 핵심으로 부상하고 있다. 가령 애플(Apple)은 2030년까지 제품 공정상 탄소 순 배출량을 제로로 만들겠다는 탄소중립을 달성하겠다고 밝혔다. 이때 LG화학이 애플에 납품하는 배터리를 생산할 때 발생하는 탄소는 LG화학 입장에서는 스콥 1·2, 애플 입장에서는 스콥3에 해당한다. 애플이 완전한 탄소중립을 달성하려면 LG화학 등 거래하는 모든 기업들도 애플과 같은 수준의 역량을 갖춰야 한다.

글로벌 대기업의 탄소 감축 목표는 결국 국내 기업들의 생존과도 직결된다. 이에 KB금융이 앞장서 탄소 감축을 장려하고 저탄소 시스템 전환이 어려운 기업들을 지원할 계획이다. 이번 전략의 약자인 S(Support)·T(Transform)·A(Align)·R(Restore)도 친환경 기업을 지원하고 저탄소 경제로 전환을 가속화해 파리기후협약을 이행하고 환경을 복원하겠다는 의미다.

KB금융 관계자는 "제조업은 자체 탄소 배출량이 워낙 많아서 아직 스콥 1·2를 얘기하지만 앞으로 투자자들이 주목하는 건 스콥3"라며 "기업들에 ESG의 중요성을 인지시키고 글로벌 시장에서 경쟁력을 갖출 수 있도록 금융사가 선도해 시너지를 끌어내겠다"고 말했다.

◇'글로벌 스탠다드' 맞춰 측정 이슈 해소

KB금융은 목표 설정에 앞서 측정 이슈를 해소하는 장치를 마련했다. 목표치와 이행률이 '뜬구름'에 그치지 않도록 글로벌 스탠다드에 맞게 정량화했다. 각국에서 회계 처리를 할 때 공통으로 IFRS 방식을 따르듯 탄소 배출 관련해서도 국제 표준을 만드는 작업이 이뤄지고 있다.

전 세계적으로 공신력을 인정받은 PCAF(Partnership for Carbon Accounting Financials)와 SBTi(Science Based Targets initiative)의 방법론을 적용했다. 과학적 시나리오를 기반으로 지구 표면 온도가 1.5~2°C 이상 올라가지 않으려면 온실가스 배출을 얼마나 감축해야 하는지 산출하는 모델이다.

KB금융은 이를 활용해 현재 자산 포트폴리오에 대한 내부 배출량은 약 2676만톤(tCO2eq)이라고 밝혔다. 약 30년 안에 이를 '제로'로 만들겠다는 구상이다.

사실 그동안 ESG경영 중심축은 상생(S) 부문에 치중된 측면이 있었다. KB금융의 기반인 KB국민은행은 기본적으로 개인 고객이 많은 데다 코로나19로 인해 중소기업·개인사업자를 포함한 취약 계층 지원에 ESG대출 상당수가 쏠린 탓이다.

이를 환경(E)으로 중심축을 옮기는 게 목표다. 2030년까지 ESG상품 투자 및 대출을 누적 기준 50조원으로 확대하고 그중 25조원을 재생에너지 등 친환경 분야에 집중 투자할 방침이다.

이 관계자는 "스콥1·2 측면에서도 2040년까지 탄소중립을 달성하겠다고 내부 목표도 이번에 크게 높였다"며 "친환경 부문에 ESG 투자·대출의 절반 가량을 투자할 계획인데 상황에 맞게 상향 조정할 수 있다"고 밝혔다.

*출처=KB금융지주

KB금융의 ESG 활동은 2018년 본격화했다. 유엔 환경프로그램 금융 이니셔티브(UNEP)와 탄소공개정보프로그램(CDP)에 가입한 게 시작이다. 같은 해 기후환경변화 리스크 재무 정보공개(TCFD) 및 책임은행원칙 지지기관에 가입하며 ESG경영에 대한 의지를 표명했다. 이듬해에도 책임은행원칙 서명기관 가입을 시작으로 기후공동협약, EU Taxonomy working Group, 여성역량강화원칙(WEPs)에 참여했다.

작년부터는 지주와 계열사에 전담 조직을 만들고 그룹 ESG 이행원칙을 선언하며 박차를 가했다. ESG위원회도 신설하고 그룹 차원의 KB GREEN WAVE 2030 전략을 발표했다. 국내 금융그룹 가운데 최초로 탈석탄 금융을 선언하기도 했다.

그 결과 한국기업지배구조원으로부터 ESG평가 A+를 획득했다. 국내 금융사 가운데 전 부문에서 A+를 받은 건 KB금융이 유일했다. 올 들어서는 KB국민은행이 환경을 파괴하는 대규모 개발사업에 금융지원을 하지 않겠다는 협약인 적도원칙에 가입했다. 이번 그룹 탄소중립 중장기 전략은 지난 몇 년간 노력이 축적돼 제시한 결과라는 의미를 지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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