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SG 모니터/SK머티리얼즈]'약점' 지배구조, 이사회 재편은 어떻게②자산 2조미만, 개편 의무는 없지만 ESG 경영 강화 차원서 움직임 주목
김혜란 기자공개 2021-07-02 08:16:05
이 기사는 2021년 07월 01일 08시35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SK머티리얼즈는 SK그룹 반도체 계열사 중 자산 규모가 가장 작다. SK하이닉스와 SK실트론 모두 별도회계기준 총자산이 2조원을 훌쩍넘지만 SK머티리얼즈는 1조원 수준이다.지배구조(G) 개선 관련해서도 다른 계열사에 비해 속도가 느린 모습이다. SK실트론은 비상장사임에도 이사회 재편을 위해 올해 초 '거버넌스(Governance) 혁신 태스크포스(TF)'를 꾸리는 등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지만 SK머티리얼즈는 아직 이런 움직임이 없다.
지금 체제도 법적으로는 아무런 문제가 없다. 상법상 자산총액 2조원 이상인 상장사는 사외이사를 3인 이상 선임해야 하는데, 상법은 별도 재무제표를 기준으로 하기 때문에 SK머티리얼즈는 규제 대상에 들어오지 않는다. 연결 회계기준 자산은 지난해 말 처음 2조원을 넘겼지만 별도기준으론 3월 말 현재 1조1483억원 수준이어서 아직 여유가 있다. 자산 2조원 미만인 SK머티리얼즈는 등기이사 총수의 4분의 1만 사외이사로 채우면 된다. SK머티리얼즈의 현재 이사회 정원은 4명이고 사외이사는 1명으로 비중은 25%다.
하지만 그룹의 ESG 경영 강화 기조에 발맞춰 ESG 등급을 전반적으로 끌어올려야 하는 SK머티리얼즈 입장에선 이사회 재편에 대해서도 고민할 수밖에 없다.
한국기업지배구조원(KCGS)은 SK머티리얼즈의 ESG 등급 중 지배구조(G) 부분을 B+로 평가하고 있다. 지배구조 개선 노력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계열사 임원의 이사회 의장 겸직 문제, 나이와 성별 다양성, 사외이사 비중, 이사회 내 위원회 설치 여부 등을 종합적으로 따진 결과다.

지난 5년간 SK머티리얼즈는 이사회 구성에서 보수적인 기조를 유지했다. 이사회의 특징은 계열사 임원인 기타비상무이사가 두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는 점이다. 현재 이사회는 사내이사인 이용욱 대표이사 외에 장용호 SK실트론 대표, 장동현 SK㈜ 대표이사, 사외이사 1명으로 구성돼 있다.
이사회 의장 자리에 대대로 SK㈜ 대표이사인 기타비상무이사가 앉는 관행도 5년간 변화가 없었다. 대표이사와 이사회 의장은 분리됐지만 그룹의 핵심 임원인 장동현 대표가 기타비상무이사이자 의장을 겸직해 지주회사가 계열사를 컨트롤하는 지배구조를 완성시키고 있다. 기타비상무이사는 이사회 내에서 사내·사외이사와 동일한 지위를 갖지만 자격요건이나 임기, 겸직에 제한이 없다.
SK머티리얼즈는 SK가 2016년 OCI로부터 인수한 회사다. 인수 이후 최대 과제는 그룹과 통합하고 나아가 SK 안에서 어떻게 키워낼 것이냐에 대한 청사진을 그리는 것이었다. 또 신성장동력을 확보하기 위해 인수·합병(M&A)과 합작사(JV) 설립을 잇달아 단행해왔다. M&A 추진 동력을 얻고 의사결정의 신속성과 효율성을 제고하기 위해선 이사회에 SK 내 핵심 인사들이 파견돼 이끄는 게 유리했던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회사가 계속 성장하고 자산이 불어날수록, 또 ESG 경영이 그룹의 중요한 화두가 된 만큼 지배구조 이슈도 신경쓸 수밖에 없는 문제가 됐다. 멀리 내다보면 이사회에 감시·견제 기능을 강화하는 쪽으로 나갈 수 밖에 없다는 얘기다.
재계 관계자는 "사외이사는 경영진을 감독하는 역할을 할 수 있지만, 구체적인 사업 내용에 대한 지식과 이해도는 경영진에 비해 떨어지기 때문에 큰 의사결정에서 정확한 판단을 내릴 수 있을지는 의문"이라면서도 "SK그룹은 오래 전부터 최태원 회장이 평판(reputation) 관리에 힘썼고 그런 차원에서 사외이사에게 감독받는 체제가 정립돼 가고 있다"고 말했다.
ESG 경영 강화 차원에서 선제적으로 지배구조 개편에 나선다면 여성을 포함해 사외이사 추가 영입과 이사회 내 위원회 설치 등을 통해 이사회 중심 경영을 강화하는 데 초점이 맞춰질 전망이다.
지배구조 등급 상향을 위해선 이사회 내 위원회 신설도 필요하다. 현재는 단출한 이사회 구성이다 보니 전문성을 강화할 소위원회도 따로 없다. 이용욱 대표와 기타비상무이사인 장용호 SK㈜ 대표로 구성된 기술안전위원회만 두고 있다. 지주사 의중대로 의사결정이 추진될 수 있는 구조라는 점, 견제와 독립성, 전문성을 강화하는 이사회 트렌드와는 거리가 멀다는 점이 지배구조 등급 평가에는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
SK머티리얼즈 측은 "ESG 경영 강화를 위해선 이사회 개편도 당연한 흐름"이라면서도 "하지만 지금은 구체적인 움직임이 있는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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