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21년 07월 05일 13:11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한국에는 글로벌 패키징 시장에서 10위권에 드는 기업이 없다. 메모리반도체 산업 위주로 성장하다 보니 상대적으로 비메모리반도체 생태계 구축에 힘을 쏟지 못했다. 반면 파운드리 세계 1위 TSMC가 있는 대만은 파운드리 외에도 팹리스, 패키징이 고르게 발전했다.존재감이 미미했던 패키징 업계에 네패스라웨란 곳이 신기술 개발에 성공했다. 현존하는 최고 수준의 패키징 기술은 FO-WLP(팬아웃웨이퍼레벨패키지)다. ASE와 TSMC 등 대만 기업도 이 기술을 기반으로 세계 시장을 장악했다. 네패스라웨도 처음엔 ASE를 따라잡기 위한 기술 개발에 매진했다. 하지만 FO-WLP 기술은 포기하고 과감히 차세대 기술 개발로 전환했다. 네패스라웨는 FO-WLP를 뛰어넘는 최첨단 패키징 기술인 FO-PLP(팬아웃패널레벨패키지) 개발에 성공해 올해 양산을 앞두고 있다.
FO-PLP는 사각형 패널에 칩을 옮기기 때문에 원형 웨이퍼에서 패키징하는 WLP에 비해 버려지는 부분이 없고 한 번에 더 많은 칩을 패키징할 수 있다. 고객사의 생산단가를 낮추고 생산성을 높일 수 있는 방식이다. 네패스라웨는 글로벌 팹리스로부터 수주받은 물량에 대해 퀄(품질테스트)을 진행했고 모든 테스트를 성공적으로 치른 것으로 전해진다.
시스템 반도체 생태계는 팹리스와 파운드리, 패키징 산업이 함께 발전해야 서로 시너지를 내며 커질 수 있다. 시스템 반도체 생산 공정에서 팹리스는 파운드리에 생산을 맡기고 후공정은 OSAT에 수주를 준다. 네패스라웨와 손잡은 팹리스 입장에선 지리적으로 가까운 삼성전자 팹에 눈을 돌릴 가능성이 크다.
삼성전자는 2030년까지 171조원을 투자해 파운드리 세계1위를 달성하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하지만 TSMC는 삼성을 뛰어넘는 대규모 투자를 단행하겠다고 맞불을 놨다. TSMC와의 격차를 좁히기가 삼성 혼자서는 버거워 보인다.
후공정 생태계가 취약해 삼성전자 파운드리가 약하다는 건 비약이지만, 한국에 후공정 기업이 있는 것과 없는 것은 분명 차이가 크다. 글로벌 기업과의 기술 초격차를 극복한 네패스라웨의 날갯짓이 어떤 바람을 몰고 올지는 아무도 모른다. 과감하게 미래를 위한 투자에 힘을 쏟아 온 네패스라웨의 성공과 함께 국내 파운드리의 발전을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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