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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랫폼 변신하는 JYP]'다음·SKT' 합작 경험이 남긴 플랫폼 DNA①'UCC·모바일 가수' 도전 끝 절반의 성공, IP 중심 사업모델 정착

최필우 기자공개 2021-07-19 08:02:40

[편집자주]

JYP엔터테인먼트가 플랫폼 변신을 시도한다. 최근 엔터업계는 팬 커뮤니티 사업을 확장하는 등 플랫폼 연계가 대세로 자리잡았다. 다른 엔터사보다 먼저 ICT 결합을 추진했다가 실패를 겪은 JYP는 한발 더 나아가 NFT 플랫폼까지 노린다. 기술 발전과 시대 변화를 겪고 재도전에 나선 JYP의 전략과 키맨을 더벨이 살펴봤다.

이 기사는 2021년 07월 13일 07:10 더벨 유료페이지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JYP엔터테인먼트는 올초만 해도 플랫폼 비즈니스에 관심을 두지 않는 눈치였다. 하이브와 SM엔터테인먼트가 각각 팬 커뮤니티 플랫폼 '위버스(Weverse)', '버블(Bubble)'로 반향을 일으킬 때도 묵묵히 음반 제작에 몰두했다. 2000년대 옛 다음커뮤니케이션, SK텔레콤과의 합작이 잇따라 무위로 돌아간 후 본업에 충실했다.

ICT 기업들은 지분을 매각하고 떠났지만 플랫폼 기업 DNA는 남았다. JYP엔터는 지난달 SM엔터 자회사 디어유 지분 인수로 다시 플랫폼 사업 도전장을 냈다. 이달엔 한발 더 나아가 블록체인 사업자 두나무와 손잡고 NFT(대체불가토큰) 플랫폼 진출을 선언했다. 첫 도전에 실패했지만 지식재산권(IP) 중심 사업 모델을 정착했기에 재도전이 가능했다.

◇연세대 선배 이재웅과 의기투합, 20년 전 플랫폼 재도전
*이재웅 전 다음커뮤니케이션 대표(좌), 박진영 JYP엔터테인먼트 CCO(우)
박진영 JYP엔터 CCO(Chief Creative Officer·사진)는 본업인 노래, 춤, 작사, 작곡 뿐만 아니라 종교, 농구, 화장품 등 다양한 분야에 관심을 두는 것으로 유명한 인사다. 2000년대 초반 IT 기업을 중심으로 벤처 붐이 일어날 땐 인터넷도 예외가 아니었다. 2001년 32살의 나이로 JYP엔터를 이끌고 있던 그는 엔터 사업과 IT를 결합하는 꿈을 꿨다.

가교는 이재웅 전 다음 대표(사진)였다. 이 전 대표는 연세대학교 컴퓨터공학과 86학번으로 같은 대학 지질학과 90학번인 박 CCO의 선배다. 이 전 대표는 1968년생, 박 CCO는 1971년생으로 3살 터울이다. 둘은 특별한 친분이 있었던 건 아니지만 각각 IT와 엔터업계를 대표하는 사업가로 성장한 후 협업을 도모하는 차원에서 교류했던 것으로 전해진다.

둘의 교류는 지분 제휴로 이어졌다. 다음은 2001년 8월 JYP엔터 지분 50%(5만주)를 35억원에 인수하면서 최대주주가 됐다. 당시 박 CCO의 지분율은 특수관계인인 아버지 박명노씨의 5%(5000주)를 합쳐도 33.77%였다. 최대주주 지위를 내줄 정도로 인터넷 중심의 엔터사업 확장에 대한 믿음이 컸고 플랫폼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있었다.

특히 후배 가수를 오디션으로 선별하고 트레이닝 하는 과정을 대중에게 효과적으로 전달할 수 있다고 봤다. 아이돌 지망생들이 UCC(사용자제작콘텐츠)를 통해 지원토록 하고 이를 다음의 동영상 서비스 'tv팟'으로 공개해 대중의 이목을 끈다는 전략을 세웠다. 이후 박 CCO가 출연한 오디션 프로그램 '케이팝스타', '니지 프로젝트(Nizi Project)', '라우드(LOUD)' 등의 원조 격이다.

하지만 다음과 JYP엔터의 결합은 기대 만큼의 결과를 내지 못했다. 글로벌 플랫폼으로 자리매김한 유튜브와 달리 UCC는 일시적 유행에 그쳤다. 음반 제작 측면에서도 별다른 시너지가 없었다. 결국 다음은 2006년 2월 JYP엔터의 지분을 전량 유상감자 하기로 하면서 5년 간의 밀월에 종지부를 찍었다.

◇SK텔레콤에 넘어간 공, 모바일 도전도 '미풍'

다음이 마땅한 지분 매각 상대를 찾지 못하고 유상감자를 택하면서 JYP엔터는 65억원을 지급해야 했다. 박 CCO는 전환사채(CB)를 발행해 필요한 자금을 마련하기로 했다. SK텔레콤이 투자한 펀드 'SK-PVC1호'와 미디어코프(옛 영진닷컴)가 각각 41억5000만원, 35억원 규모로 CB를 매입했고 29%, 21% 씩의 지분을 확보하면서 주주 교체가 이뤄졌다.


투자 2년 만에 엑시트한 미디어코프와 달리 SK텔레콤은 2011년 4월까지 주주사로 인연을 이어갔다. SK텔레콤이 주주사로 합류한 데는 양사의 이해관계가 한몫 했다. SK텔레콤은 모바일 콘텐츠 플랫폼을 구상하고 있었고, JYP엔터도 새로운 매체의 등장에 관심을 보였다. MOU에 그치지 않고 지분 혈맹을 맺어 합작을 심화한다는 구상이었다.

모바일 멀티미디어 서비스 '준(June)'이 양사의 대표적인 합작 사례다. 박 CCO는 준의 컨설턴트 역할을 맡아 모바일 콘텐츠 기획과 마케팅을 맡았다. JYP엔터는 박 CCO 주도로 갖춰진 준 플랫폼을 핵심 프로모션 창구로 활용했다. 4인조 보컬 그룹 '노을'이 세계 최초 모바일 그룹이라는 콘셉트로 데뷔한 것도 준 플랫폼을 통해서다.

다만 다음에 이어 SK텔레콤과의 협업도 '미풍'을 일으키는 데 그쳤다. 이들의 합작 시기는 스마트폰 대중화 전이었다. 모바일 콘텐츠 소비가 기대에 미치지 못하면서 성장성에 한계를 드러냈다. 최근 카카오, 네이버 등 플랫폼 기업들이 엔터사 IP 확보에 혈안이 돼 있는 걸 감안하면 박 CCO의 혜안이 10년 이상 앞서간 셈이다.

성과는 있었다. ICT 기업들과의 연대를 거치면서 JYP엔터는 플랫폼 속성을 이해했다. 플랫폼에 최적화된 IP를 확보해야 화제성을 갖출 수 있다고 봤다. 오디션 프로그램으로 걸그룹 니쥬(NiziU)를 발굴하고 아티스트에게 스토리를 부여한 게 대표적인 사례다. 자회사 JYP퍼블리싱 소속 작곡가들의 음원을 누적시킨 건 NFT 플랫폼 진출 발판이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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