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21년 07월 30일 07시48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최근 각 상장사의 사외이사후보추천위원회(사추위) 시스템을 분석하는 기획을 진행했다. 이 과정에서 올해 삼성전자에서 재선임된 두 명의 사외이사가 사추위 소속이라는 걸 발견했다. 올해 2월 사외이사 후보로 기존 사추위 멤버들이 올라왔고 그들은 스스로 본인들의 연임안에 찬성했다. 참 이상했다.결국 사외이사들이 본인들의 자격을 심사하고 추후 임기를 연장할 수 있는 정당성을 확보한 셈이다. 이들은 당연히 3월 주주총회에서 별다른 반대의견 없이 연임에 성공했다. 앞으로 3년간의 임기를 보장받았다. 2020년 기준으로 삼성전자 사외이사 보수는 1억8000만원이다.
사외이사는 1997년 국제통화기금(IMF) 외환위기를 계기로 도입된 제도다. 대주주의 독단적인 경영에 대해 내부 이사진이 입바른 소리를 할 수 없다는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만들어졌다. 현재 자산 2조원 이상의 상장사는 이사회 내 과반수(3명 이상)를 사외이사로 꾸려야 하고 사추위 역시 의무적으로 설치해야 한다.
결국 사외이사는 기업이 경영을 하는데 있어서 필수불가결한 존재일 수 밖에 없다. 흔히 기업은 이사회 독립성을 강조할 때 '이사회 의장을 사외이사로 했다는 점' , '소위원회를 모두 사외이사로 꾸렸다는 점' 등을 강조한다. 사외이사의 권한과 책임이 커지는 이 때 사외이사 스스로가 본인을 추천하고 연임한다면 그 정당성을 인정받을 수 있는 것일까하는 의문이 들었다.
대신지배구조연구소 취재원에게 문의해 보니 "보통 금융회사는 사추위원들의 의결권이 제한되는데, 일반기업들은 생각을 안 해봤다"며 "법적인 제재는 없어서 의결권 행사가 가능한거 같긴 한데 스스로 추천하고 연임하는게 확실히 좀 이상하다"는 답을 들었다. 계기는 삼성전자였지만 덕분에 30대그룹의 현황도 파악해볼 수 있었다.
올해 국내 30대 기업 내 191개 상장사 중 22곳에서 사추위원 '셀프추천'이 이뤄졌다. 한화시스템만이 본인 연임안에 대해 의결권 제한을 했다. 안 그래도 일반 기업의 사외이사 실효성은 크지 않다는 시선이 강하다. 이사회 의결 사항을 봐도 반대 목소리나 다른 의견을 찾기 힘들었다. 작년 사외이사 임기제한(6년)이 있기 전까지는 대주주와의 학연, 지연 등을 활용해 10년, 20년씩 사외이사를 한 경우도 다수였다.
금융회사의 경우 사추위원들은 본인 안건에 대해 의결권이 제한된다. 일반기업에 금융회사와 같은 엄격한 잣대를 들이대야 하는지는 알 수 없다. 다만 사추위가 최소한 절차적인 정당성을 인정받으려는 노력은 해야 하지 않을까. 사외이사들이 '셀프추천'으로 임기를 이어간다면 '사외이사 중심의 독립적인 이사회 구성'이 무슨 의미가 있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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