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bell

전체기사

슬기자산운용, 헤지펀드 '신흥강자' 꿈꾼다 [thebell interview]전효준 슬기자산운용 대표 "글로벌 MBA 경험, 국내외 투자 차별적 경쟁력"

김시목 기자공개 2021-08-04 07:21:22

이 기사는 2021년 08월 02일 14:16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신생 헤지펀드 하우스가 멀티전략(Multi-Strategy) 유형에서 내로라하는 굵직한 플레이어들을 압도하는 돌풍을 일으켰다. 글로벌 감각을 두루 갖춘 핵심 매니저들이 미국·중국 등 해외 주식은 물론 국내 상장·비상장 종목 등에서 괄목할 결실을 올렸다. 1980년대 초반생들이 공동으로 설립한 슬기자산운용 이야기다.

슬기자산운용은 소리없이 강한 운용사로 국내 헤지펀드 시장에 연착륙했다. 이미 다크호스를 넘어 신흥 강자로 스포트라이트를 받고있다. 욕심을 부릴 법도 하지만 향후에도 무리한 확장보다 검증된 역량에 집중하면서 내실 다지기에 힘을 기울인다는 복안이다.

◇ 트러스톤운용 실력자 주축, 해외 MBA 기반 글로벌 감각

슬기자산운용은 전효준 대표를 비롯 트러스톤자산운용을 이끌던 핵심 매니저 3인방이 주축으로 설립한 하우스다. 퇴사 시기가 겹치긴 했지만 당시만 해도 구체적 창업 계획은 없었다. 각자 개인투자와 공부를 보완하면서 시간을 보내다 2019년말 뜻을 모았다.


주축들 면면은 이공계 출신 등 대표부터 남다르다. 전 대표는 성균관대 산업공학과, 포항공대 기술경영 석사 출신으로 일반 기업을 잠시 다녔다. 바로 트러스톤자산운용에 합류해 1조2000억원 트러스톤다이나믹코리아롱숏펀드를 운용하며 간판 매니저로 성장했다.

유명 블로거로 알려진 송근용 최고투자책임자(CIO) 역시 삼성물산 건설부분에서 첫 사회생활을 시작했다. 하지만 '주식이 좋다'는 이유로 CFA 획득 후 자문사 입사를 택했다. 송 CIO는 전 대표와 함께 트러스톤펀드, 배당주형펀드로 국민연금 자금을 운용했다.

이태경 운용역은 스타매니저 산실인 서울대 SMIC 출신으로 중소형주펀드로 국민연금 자금을 맡았다. 트러스톤자산운용 싱가포르 법인에서 경험을 쌓았다. 이환희 이사는 KTB PI팀에서 프론트와 백오피스를 모두 경험하는 등 현재 비상장딜과 운용관리를 도맡는다.

전 대표는 “당장 창업을 염두에 두고 퇴사가 이뤄진 것은 아니다”며 “각자 시간을 보내다 1980년대 초반의 뜻이 맞는 동료끼리 일을 시작했다”며 “대표와 CIO 등으로 구분되긴 하지만 운용, 경영 과정에서 최대한 의견을 모으고 조율하는 과정을 거친다”고 말했다.

주력 매니저의 MBA 경험은 하우스의 질적 풍성함을 더한다. 전 대표는 북경대학교 EMBA, 송 CIO는 서울대학교 MBA, 이 매니저는 나고야대학교 상과대학교 MBA 과정을 마쳤다. 각각 중국, 일본, 미국 등 글로벌 감각을 체득하게 된 토대였다.

슬기자산운용은 2019년말 설립 초기 펀드 출자금을 대주주 비롯 지인들의 자금으로 메워오다 점차 리테일로 확장했다. 초기 펀드의 경우 멀티전략에 집중한 뒤 이후 시장 트렌드를 반영한 공모주펀드를 내놨다. 펀드는 멀티매니저 시스템을 도입해 운용된다.

그는 “매니저들이 글로벌 MBA를 경험한 점은 결국 현재 운용사의 밑거름”이라며 “수익률 상승을 견인할 수 있는 해외 종목을 발굴해 경쟁사와 차별화가 가능해졌다”고 말했다. 이어 "중국, 일본 등 아시아 등에서 직접 경험한 감각이 발현된다"고 덧붙였다.

◇ 해외 상장주식, 국내외 비상장·상장 등 경쟁력…내실다지기 지속

수치로 나타난 성과는 탁월했다. 멀티전략의 두 개 펀드(’슬기 전문투자형 사모투자신탁2호, ‘슬기 멀티 전문투자형 사모투자신탁 제3호’)는 모두 수익률 60%을 기록하는 기염을 토했다. 펀드별로 해외 및 국내 상장주식, 비상장 등의 비중을 달리해 투자한다.

슬기자산운용의 전략은 투자자산에서도 보이듯 복잡하지 않고 단순하다. 가치주와 성장주 등의 틀에 얽매이지 않고 ‘강한 기업’으로 포트폴리오를 구축한다. 구조적 성장, 초과수요상태, 턴어라운드 등 삼박자를 고루 갖춘 국내외 주식 선별이 결국 핵심이다.

전 대표는 “종목 발굴 뒤 복수 매니저가 공동으로 운용한다”며 “미국은 글로벌리딩 플랫폼 기업, 중국은 내수 1위, 국내 종목은 중소형 중심의 구조적 성장주 등이 대상”이라고 말했다. 이어 “150여 곳의 인뎁스 리서치와 블로그 포스팅 등도 기반”이라고 덧붙였다.

슬기자산운용은 DLS, 라임 및 옵티머스 펀드 등 사모시장 한파 속에 성공적으로 싹을 틔웠고 시장에 연착륙했다. 초반 100억원 안팎의 수탁고는 현재 800억원대로 점진적으로 불어나고 있다. 생존 자체에 초점을 맞춘 신생사들과는 차별화된 길을 걷고 있는 셈이다.

향후에도 내외부 여건 등을 감안해 무리한 불리기는 지양하고 ‘잘하는 것’에만 집중해 운용할 계획이다. 기존 멀티전략 펀드 운용을 통한 수익률 제고에 최대한 초점을 맞추겠단 복안이다. 일부 코스닥벤처펀드 등에서 손익차등형 상품을 내놓은 점도 연장선이다.

그는 “설립 당시 청사진을 생각하면 목표했던 단계를 밟고 있다”며 “그만큼 핵심 구성원들이 무리보다 내실 강화에 대한 의견이 일치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기본적으로 펀드 자금에 회사 고유계정 등을 활용하면서 책임 운용 원칙도 추구한다”고 덧붙였다.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주)더벨 주소서울시 종로구 청계천로 41 영풍빌딩 5층, 6층대표/발행인성화용 편집인이진우 등록번호서울아00483
등록년월일2007.12.27 / 제호 : 더벨(thebell) 발행년월일2007.12.30청소년보호관리책임자김용관
문의TEL : 02-724-4100 / FAX : 02-724-4109서비스 문의 및 PC 초기화TEL : 02-724-4102기술 및 장애문의TEL : 02-724-4159

더벨의 모든 기사(콘텐트)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으며, 무단 전재 및 복사와 배포 등을 금지합니다.

copyright ⓒ thebell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