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bell

전체기사

[매니저 프로파일]주식형 액티브의 선봉 '가치투자 스타' 최광욱 J&J운용 대표최연소 공모하우스 CIO, 10년 수익률 최상위권…공모 운용사, 중장기 목표 '퇴직연금 특화'

양정우 기자공개 2021-08-06 12:24:07

이 기사는 2021년 08월 03일 07:14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늘 생각하라. 가치있는 게 무엇인지를….' 국내 주식형 액티브 펀드 시장에서 화려한 명성을 쌓은 최광욱 J&J자산운용 대표의 좌우명이다. '공모운용사 최연소 CIO', '10년 간 공모 수익률 최상위권' 등의 업력으로 공모펀드 부흥기의 한 페이지를 장식하고 있다.

가치에 몰입한 인생답게 자산운용사 대표로서 살아가는 일상도 유별나다. 최 대표의 스마트폰엔 크래프톤의 배틀그라운드, 네이버의 제페토 등 '핫'한 애플리케이션이 빠짐없이 깔려 있다. 이들 앱을 직접 다뤄보지 않고서 게임과 메타버스 산업의 가치를 제대로 파악할 수 없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직접 투자 붐이 일면서 공모펀드와 가치투자 철학이 위축 일로를 걷는 시점이다. 가치투자 '키맨'이 하나둘씩 사라지는 업계 여건에서도 최 대표(사진)의 신념은 여전히 확고하다. 오히려 일임자산을 단번에 4조원 대로 끌어올리며 가치투자의 마지막 저력을 드러내고 있다.

역사는 되풀이된다는 격언은 시장의 역사에서도 설득력을 얻어왔다. 불 같은 활황이 식을 때 즈음 개미 투자자는 계좌를 보면서 "역시 나는 주식 고수가 아니었다"고 되뇔지 모른다. 그는 다시 한번 각광의 사이클에 올라설 주식형 펀드의 부활을 J&J운용이 전면에서 이끌 것으로 자신한다.


◇성장 스토리 : 학창시절 주식 본질 매료…가치투자 철학 확립 기반

1970년생 최광욱 대표는 유년기 장래 희망이 기업가였다. 일찌감치 진로의 방향이 잡히면서 한양대학교 경영학과에 입학했다. 하지만 여느 경영학도처럼 회계사 시험을 공부하다가 투자론 수업을 들으면서 인생의 전환기를 맞이한다.

최 대표를 사로잡은 건 주식의 본질이었다. 원론적이지만 세상에 주식이라는 콘셉트가 등장한 계기에 주목했다. 단순히 투자의 한 상품으로서 주식이 아니라 불특정 다수가 발행사(기업)와 손쉽게 동업자 지위를 가질 수 있는 수단이었다. 기업가가 꿈인 최 대표 입장에서는 가장 장사를 잘하는 기업과 곧바로 동업할 수 있는 게 주식 투자였던 셈이다.

국내 자본시장을 이끄는 투자 고수도 '주린이(주식 어린이)' 시절을 겪을 수밖에 없다. 대학생 때는 철저한 분석없이 투기적 매매를 벌이는 투자자에 불과했다. 졸업 후 증권사 등 금융기관에 입사할 계획이었으나 IMF 금융위기 시점이어서 채용 공고 자체를 찾아보기 힘들었다. 그러다가 우연히 취업게시판에서 에셋플러스라는 투자자문사의 공고를 발견해 지원서를 내밀었다.

결과는 전화위복이었다. 대기업 금융권에서 마주치지 못할 가치투자의 정석을 익히는 기회를 가졌기 때문이다. 최 대표는 인터뷰 내내 에셋플러스(현 자산운용사)에서 대한 배운 가치투자 철학이 현재 본인 투자 철학의 근간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에셋플러스의 간판 매니저로서 18년 가까이 일했고 스타 펀드매니저로서 화려한 명성을 쌓았다.

그 뒤 2015년 말 독립 기회를 잡아 J&J자산운용으로 자리를 옮겼다. 2대 주주로 이름을 올리는 동시에 각자 대표로 선임됐다. 최 대표가 지난 10년 간 에셋플러스운용과 J&J운용에서 거둔 누적 수익률은 203%에 달한다. 연평균 11.74% 정도다. 같은 기간 코스피(47%, 3.96%) 수익률의 3배 이상으로 집계된다. 국내 주식형 액티브 펀드를 통틀어 최상위권으로 꼽히는 성과다.


◇투자 스타일 및 철학 : 동태적 가치투자 '미래 대응 1등 기업'

최광욱 대표의 투자 스타일은 그가 매료됐던 주식의 본질과 연결돼 있다. 주식의 본질은 시세 차익을 위한 유가증권이 아니라 기업의 주주가 되는 증서라는 게 핵심이다. 이 때문에 주식 투자는 기업 오너와 동업자로서 성장 과실을 공유하는 것이라고 판단한다. 주주의 몫은 기업의 이익이며 이 수익이 기업의 가치와 가격을 결정한다고 확신한다.

결국 최 대표는 가치투자자다. 인생의 진로를 결정한 시점부터 십수년 간 생업 전선을 활보하기까지 기업의 가치가 가격을 만든다는 신념을 가슴에 새기고 있다. 가치투자는 이론의 논리를 수긍하는 건 쉽지만 직접 운용에 적용하기 어려운 게 특징이다. 수익의 현실화까지 늘상 기다림이 수반되는 탓이다. 이 때문에 가치투자의 '가치'를 어느 정도로 깊이 신뢰하고 있는지가 중요하다.

최 대표의 투자 원칙은 미래 기업 환경에 능동적으로 대응하는 1등 기업에 투자하는 것이다. 산업의 역사는 늘 활황과 불황이 반복돼 왔다. 그 과정 속에서 경쟁 열위의 한계 기업이 퇴출되고 그 몫은 최후까지 살아남은 1등 기업이 흡수해 나갔다. 최악의 불황에도 마지막까지 살아남는 1등 기업의 주주가 되면 오히려 불황을 즐기는 투자자로 자리잡을 수 있다.

다만 새로운 기술의 등장, 제도의 변화, 소비자 트렌드의 변화 등으로 1등 기업 지위는 늘 뒤바뀐다. 세상이 빠르게 변화하면서 과거의 가치가 현재의 비가치로 바뀌고 새로운 가치가 다시 태동한다. 결과적으로 최 대표가 주목하는 가치는 동태적 가치다. 100여 년 전 확립된 회계 방식으로 집계한 재무제표는 이런 동태적 가치를 담는 게 쉽지 않다.

이 때문에 동태적 가치를 파악하고자 기업의 비즈니스 모델(BM)을 중시하고 있다. 미래 환경에 적합한 BM인지, 환경 변화에 능동적으로 대응하는 BM인지 여부를 판가름하는 데 분석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이런 분석 과정에서는 미래 산업을 그리는 풍부한 상상력이 필요하고 그 결과를 통해 산출한 미래 재무제표로 가치투자에 나선다.

재무제표를 볼 때도 자산가치보다는 수익가치를, 이익의 양보다는 질을 더 중시한다. 주가순자산비율(PBR)이 낮아도 이익이 늘지 않으면 시장이 기업의 가치를 할인할 수밖에 없다. 주가수익비율(PER)을 평가할 때도 이익의 질이 따져 가치를 판가름한다. 좀 더 지속 가능한 이익에 더 큰 프리미엄이 붙기 때문이다.

◇트랙레코드1 : 에셋플러스 코리아리치투게더 '150%P 아웃퍼폼'

최광욱 대표가 스타 플레이어로 시장에 각인된 건 에셋플러스운용에서 총괄한 맡은 '에셋플러스 코리아리치투게더' 덕분이다. 최고투자책임자(CIO)를 역임한 7년 동안 코스피 지수를 무려 150%포인트나 아웃퍼폼(outperform)하는 성과를 냈다. 주가가 오랫동안 정체된 '박스피' 기간이었으나 코스피가 누적 기준 20% 가량 오를 때 이 펀드는 171%를 달성했다.

코리아리치투게더는 최 대표의 1등 기업 투자 전략을 고스란히 담아낸 펀드다. 운용 규모가 1조원 가까이 불어나며 메가펀드로 거듭났다. 펀드 볼륨이 커지다보니 최초 펀드 유니버스는 50개 정도였다가 100여 개로 늘리기도 했다. 대형주를 중심으로 펀드에 담으면서도 미래 환경 변화에 적극적으로 대응하는 1등 기업을 찾아내 투자를 단행했다.

가장 기억에 남는 종목 중 하나가 네이버(NAVER)다. 2002년 상장 당시부터 NAVER에 투자를 벌이기 시작했다. 아직도 투자 포트폴리오에 변함없이 담겨있는 기업이기도 하다. NAVER는 KT, SKT 등 통신사업자의 인터넷 망 위에서 사업을 벌이면서도 시가총액은 이들 통신사를 훌쩍 뛰어넘고 있다. 이 때문에 플랫폼 사업의 가치가 보편화되지 않았던 과거엔 고평가 논란에 휩싸이기도 했다.

하지만 최 대표는 NAVER가 만들어내는 효용과 가치에 주목했다. 당시 대다수 소비자는 아직 NAVER에 지갑을 열어보지 않았으나 시간이 흐르면서 수익 모델이 강화될 것으로 확신했다. 플랫폼 비즈니스의 무한한 성장 여력을 미리 그려봤던 셈이다. 상장 당시 시가총액은 3800억원에 불과했으나 이제 200배 수준인 72조원에 달하고 있다.


◇트랙레코드2 : 4.5조 일임자산 주식형 액티브 운용 '고속 성장'

J&J운용은 주식형 액티브 스타일로 운용하는 일임자산(계약고 기준)이 약 4조5000억원 규모에 달한다. 근래 들어 주식형 액티브 펀드는 감소세를 고수하고 있다. 공모펀드 자체가 위축되는 가운데 액티브 스타일에서 패시브 스타일로 자금이 이동하고 있다. 이런 여건에서도 최 대표 취임 이후 일임 수탁고가 4배 이상 비약적으로 성장했다.

일임자산을 운용하는 원칙도 단연 1등 기업 투자다. 다만 연기금 등 기관 자금은 구조적으로 벤치마크(코스피 지수)와 트래킹 에러(추적 오차)가 벌어지는 것을 기피한다. 간헐적 잭팟보다 트랙킹 에러 관리를 더 선호하다보니 안정성을 높인 포트폴리오를 갖추고 있다. 종목수는 100여 개 정도로 구성하고 각 섹터 배분의 균형감에 힘을 싣고 있다.

J&J운용은 아직 전문투자형 사모펀드(헤지펀드) 운용사다. 국내 헤지펀드 시장에서는 기초자산이 주식인 액티브 스타일이 인기를 끌지 못하고 있다. 하지만 J&J운용은 J&J포커스 시리즈로 선방을 거두고 있다. 롱온리(long only) 전략으로 마치 공모펀드처럼 운용해 시리즈 모두 이익을 실현했다. 이 시리즈는 최근 5년 간 코스피 지수를 100%포인트 가량 아웃퍼폼해 고객의 만족도가 높다.

◇향후 계획 : J&J운용 중장기 성장 방향 '공모펀드 운용사'

J&J운용의 고객 구조를 따져보면 국민연금 등 3대 연기금과 대형 금융기관이 주를 이루고 있다. 국민의 미래 자산을 맡고 있기에 소명 의식을 갖고 운용 업무를 수행하고 있다. 최 대표는 펀드매니저로서 사명감을 중시하고 있어 향후 일반 국민(소액 투자자)의 노후 자금을 관리하는 역할을 맡고자 한다.

결국 공모펀드 운용사 전환이 향후 J&J운용의 최대 목표다. 현재 코로나19 사태를 감안해 아직 공식 행보에 시동을 걸지 않고 내부 사전 채비에 힘을 쏟고 있다. 공모펀드 하우스로 거듭나면 퇴직연금 시장에서 '명품' 국내주식형 펀드를 만드는 포부를 갖고 있다.

최광욱 대표는 "국민의 노후 자금을 제대로 운용하는 게 대표로서 꿈이자 J&J운용의 목표"라며 "소명 의식을 토대로 책임과 정성을 다하는 운용사, 매니저로 성장해 나가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이런 진정성이 전달되고 성과로 이어지면서 일임자산 고객이 신뢰를 보내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2007년 말 100조원 규모에 달하던 공모펀드 시장이 현재 16조원 대로 추락했다"며 "하지만 J&J운용의 성장세와 운용 성과를 통해 주식형 액티브 스타일의 잠재력이 여전하다는 것을 입증해 나가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앞으로 공모펀드와 일반 주식형의 부활을 이끌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더벨 서비스 문의

02-724-4102

유료 서비스 안내
주)더벨 주소서울시 종로구 청계천로 41 영풍빌딩 5층, 6층대표/발행인성화용 편집인이진우 등록번호서울아00483
등록년월일2007.12.27 / 제호 : 더벨(thebell) 발행년월일2007.12.30청소년보호관리책임자김용관
문의TEL : 02-724-4100 / FAX : 02-724-4109서비스 문의 및 PC 초기화TEL : 02-724-4102기술 및 장애문의TEL : 02-724-4159

더벨의 모든 기사(콘텐트)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으며, 무단 전재 및 복사와 배포 등을 금지합니다.

copyright ⓒ thebell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