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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타이어, 투자 체질 '확' 바뀌나 타이어 신·증설에만 투자현금흐름 66% 사용...아이앤비코퍼레이션 설립 주목

양도웅 기자공개 2021-08-04 10:15:52

이 기사는 2021년 08월 03일 15:5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이하 한국타이어)가 신사업 투자를 위한 법인을 새롭게 설립했다. 그간 타이어 산업 중심의 보수적 투자 기조를 유지해온 전략에 변화가 생길지 주목된다. 2012년 한국타이어월드와이드(현 한국앤컴퍼니)에서 떨어져 나온 뒤 대규모 투자를 한 곳은 한온시스템과 라이펜-뮬러 등으로 한 손에 꼽을 정도다. 투자 대상 대부분도 자동차 부품사였다.

한국타이어는 투자법인인 아이앤비코퍼레이션(Invest & Beyond Corporation)의 설립을 완료했다. 앞서 4월23일 이사회 내 위원회인 지속가능경영위원회와 내부거래위원회를 열고 설립 및 출자 안건을 의결한 데 따른 것이다. 자본금은 1억3400만원으로 한국타이어가 지분 100%를 보유한다.

아이앤비코퍼레이션은 전통적인 자동차 산업뿐 아니라 모빌리티, 인공지능(AI), 스타트업 등 현재의 자동차 산업과 빠르게 결합하는 산업에서 유망 투자처를 찾는 데도 역점을 둘 것으로 관측된다. 한국타이어는 이미 자동차 광고 스타트업인 피치스그룹코리아, 차량 공유 서비스업체인 타운즈 등에 투자한 경험도 갖고 있다.
=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 사업보고서)
이번 회사 설립으로 주목되는 점 중 하나는 한국타이어의 투자 체질 변화이다. 2012년 한국타이어월드와이드의 타이어 사업 부문에서 인적분할돼 설립된 한국타이어는 현금성자산만 1조원 이상 보유하고 있음에도 다른 기업의 지분을 취득하는 방식 등의 투자에 대해선 다소 신중한 입장을 고수해 왔다.

통상 제조기업은 영업활동으로 벌어들인 현금을 설비 최신화(투자활동)와 원리금 상환(재무활동) 등에 사용한다. 단 투자활동에는 유형자산 취득으로 설명되는 설비 투자 외에 새로운 시장 진출과 사업 확대 등을 위한 출자와 지분 매입 등도 존재한다. 이 가운데 한국타이어의 단연 우선순위는 설비 투자였다.

실제 2012년부터 2021년 1분기까지 한국타이어의 현금흐름표를 살펴보면 이 기간 투자활동에 사용한 6조8478억원 가운데 절반이 넘는 4조5567억원의 현금을 공장과 설비 매입 등 유형자산 취득에 썼다. 이에 힘입어 생산능력은 두 배 가까이 향상됐는데 일례로 대전공장의 연간 생산능력(금액 기준)은 4526억원에서 9205억원으로 증가했다. 2017년 미국에도 공장을 설립해 세계 최대 자동차 시장에 대응하고 있다.

두 번째로 집중한 분야는 해외 시장 진출을 위한 종속기업(피지배기업) 투자였다. 지난 10여년간 한국타이어는 총 2539억원의 현금을 투입해 해외 곳곳에서 자사의 제품을 만들고 판매를 책임질 종속기업을 세우거나 현지 기업을 인수해 자회사로 편입했다. 이 과정에서 호주의 작스 타이어의 유통 사업부, 독일의 타이어 유통업체인 라이펜-뮬러, IT 기기 제조업체인 모델솔루션 등을 인수했다.

투자 방식 중 가장 후순위는 관계기업 투자였다. 2012년부터 2021년 1분기까지 한국타이어가 관계기업 투자에 사용한 현금은 1조635억원으로 종속기업 투자에 쓴 현금보다 5배 가량 많다. 한온시스템 지분 매입에만 1조617억원을 투입했다. 한온시스템 사례를 제외하면 10년 가까이 사업 확대를 위해 관계기업 투자에 사용한 현금은 사실상 '제로(0)'에 가깝다.

앞서 언급했던 투자 사례인 피치스그룹코리아와 타운즈의 지분 매입을 위해 투입한 현금도 각각 5억원, 2억원으로 한국타이어가 매년 수천억원의 현금을 투자에 사용하는 점을 감안하면 매우 미미한 수준이다. 2020년 모델솔루션을 통해 프로토타입 도금 업체인 대명테크원에 투자한 규모도 11억원으로 크지 않다.
(출처=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
일반적으로 관계기업 투자는 종속기업 투자와 달리 지배 목적이 아닌 비즈니스 협력을 위한 경우가 대부분이다. 특정 사업을 추진하고 싶지만 관련 경쟁력을 아직 갖추고 있지 못할 때 혹은 협업을 통한 사업 추진이 더 효과적이고 효율적이라고 판단할 경우 선택하는 게 관련 기업의 일정 지분을 매입해 관계기업에 놓는 것이다.

이를 고려하면 한국타이어가 10년 가량 관계기업 투자에 소극적인 태도로 일관해온 건 기존 주력 사업인 타이어 제조 및 판매 사업의 경쟁력 강화가 우선이라는 판단 때문이었던 것으로 풀이된다. 종속기업으로 인수한 해외 기업들 대부분이 타이어 유통업체였다.

회사 관계자는 "신사업 발굴과 신성장동력 확보 등을 위해 투자 법인을 설립했다"며 "아직 본격적인 활동을 시작한 건 아니고 대표이사 선임 등 조직체계를 갖춰나가는 과정인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아이앤비코퍼레이션 대표이사는 한국타이어에서 경영지원총괄과 재무회계담당을 맡고 있는 박정수 상무가 겸직한다.

1971년 5월생인 박 상무는 미국에서 최고경영자과정(MBA)을 이수했고 LG전자 미주 금융센터장으로도 근무했다. LG 미주 금융센터의 역할 중 하나는 해외 종속기업의 사업 경쟁력 제고로, 아이앤비코퍼레이션이 향후 미국 주요 스타트업 등에 대한 투자 가능성도 점쳐진다. 설립 목적 중 하나도 해외 기술의 알선, 보급 및 이를 촉진하기 위한 해외 투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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