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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터리 분할 SK이노·LG화학, 같은듯 다른 크레딧 전망 [Rating Watch]'보유 지분 100%' 연결 평가로 반영, IPO로 재무 숨통…지주사 우려도

피혜림 기자공개 2021-08-10 11:07:47

이 기사는 2021년 08월 06일 06:23 더벨 유료페이지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SK이노베이션이 배터리와 E&P 사업 부문 물적 분할에 나섰다. 지난해 LG화학의 배터리 사업 부문 분사에 이어 SK이노베이션이 바톤을 이어받는 모습이다. 두 기업 모두 신설 법인 지분 100%를 보유하는 단순 물적분할 방식으로 진행된다는 점에서 당장 모회사 신용등급에 미칠 영향력은 미미할 전망이다.

다만 배터리 사업의 투자 자금 소요에 대응할 수 있다는 점은 크레딧 상향 기대감을 높이는 요소다. 실제로 분할로 탄생한 LG에너지솔루션은 올 하반기 기업공개(IPO)를 통해 10조원 안팎의 자금 마련을 준비하고 있다. SK이노베이션 역시 이번 분할로 재무 숨통이 트일 것이란 관측이 나오는 배경이다.

일각에선 LG화학과 SK이노베이션의 계열 구조상 두 기업이 누리는 크레딧 효과가 엇갈릴 것이란 해석도 나온다. SK이노베이션은 그룹 석유·화학 부문을 총괄하는 중간 사업지주사로, 최근 사업 분할로 인한 업황 대응력 한계를 드러내기 때문이다. 두 기업이 그룹내 차지한 위치가 상이한 만큼 동일한 방향성을 기대하기 어려울 것이란 설명이다.

◇LG화학, 배터리 사업 분할로 크레딧 기대감↑…SK이노 합류

SK이노베이션은 이달 배터리와 E&P 사업 부문의 물적 분할을 결정했다. 이에 따라 오는 10월 1일 SK배터리와 SK E&P(가칭)이 탄생할 예정이다. 단순 물적분할 방식으로 SK이노베이션이 각 신설법인의 지분 100%를 보유하는 형태다.

SK이노베이션 물적분할 계획(출처 : 한국신용평가)

SK이노베이션의 이번 분할은 지난해 LG화학과 동일한 형태를 띄고 있다. LG화학 역시 지난해 10월 물적분할로 전지 부문을 떼어냈다. 배터리 투자 등에 막대한 자금이 소요되는 만큼 해당 사업부를 떼어내 재무부담을 제어하겠다는 계획이었다. 당시 탄생한 LG에너지솔루션은 이후 IPO 절차를 밟아 올 하반기 상장을 준비하고 있다.

당시 국내 신용평가사는 LG화학이 분할 신설법인의 지분 100%를 보유한다는 점에서 모회사 신용등급에 미칠 영향이 미미하다고 판단했다. 신설 법인의 재무지표가 LG화학의 연결 기준에 반영되기 때문에 펀더멘탈 변화는 없다는 설명이었다.

다만 IPO 추진 등으로 막대한 자금을 유입시킬 수 있게 됐다는 점에서 재무 여력 개선에 대한 기대감을 드러냈다. 실제로 국내 신용평가사는 LG에너지솔루션의 IPO 성사 시 LG화학이 우수한 재무안정성을 유지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SK이노베이션 역시 동일한 궤적을 따라가는 모습이다. 한국신용평가와 NICE신용평가는 물적 분할 발표 후 해당 결정이 SK이노베이션의 신용등급에 미칠 영향은 제한적일 것이라고 알렸다. 동시에 신설법인의 IPO 진행시 재무부담 대응여력이 상당 수준 확충될 것으로 관측했다. LG화학의 분할 당시 드러냈던 입장과 큰 차이를 보이지 않는 모습이다.

◇SK이노, 가시화되는 지주사 한계…LG화학과 방향성 갈릴까

하지만 두 회사를 바라보는 크레딧 업계 내 시선은 다르다. 분할 후 SK이노베이션과 LG화학의 크레딧 방향성은 엇갈릴 것이란 해석이 나온다. 두 기업이 그룹 내 차지한 위치 등을 고려할 때 각 물적 분할이 동일한 효과를 가져올 것이라고 기대하긴 어렵다는 설명이다.

SK이노베이션은 그룹의 중간지주사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SK이노베이션이 정유(SK에너지), 석유화학(SK종합화학·SK인천석유화학), 윤활유(SK루브리컨츠) 사업 등을 담당하는 자회사 지분 100%를 보유하는 형태다. SK그룹의 경우 지주사 전환 등에 적극 나서 사업 부문을 각각의 법인으로 나눠 관리하는 모습을 보여왔다.

이같은 지주사 체제는 지난해 코로나19에 따른 업황 둔화로 한계를 드러냈다. GS칼텍스와 에쓰오일 등이 정유업 부진을 사업 포트폴리오 다각화 효과로 상쇄한 것과 달리, 자회사에 각 사업 부문을 맡긴 SK이노베이션은 직격탄을 맞았다. 주요 자회사의 신용등급이 업황 부진 여파로 내려앉자 지주사인 SK이노베이션 역시 등급 하락을 피하지 못했다.

반면 LG화학은 다각화된 사업구조를 바탕으로 차별화된 포트폴리오를 구축해왔다. 글로벌 10위권의 종합석유화학 기업으로 자리잡은 것은 물론 첨단소재·전지·생명과학·농화학(팜한농) 등의 사업을 영위하고 있다. 실제로 LG화학은 지난해 석유화학 부문의 업황 부진 속에서도 일정 부분 실적 하락을 방어할 수 있었다.

이노베이션과 LG화학의 배터리 사업 분할을 바라보는 크레딧 업계의 시선이 엇갈리는 배경이다. SK이노베이션의 경우 또다른 사업 부문 분할로 업황 변화의 대응력을 떨어뜨릴 수 있다는 우려다.

업계 관계자는 "LG화학과 SK이노베이션 모두 신설 법인 IPO 등을 통해 대규모 자금을 유입시킬 수 있다는 점은 긍정적"이라면서도 "다만 지주사의 경우 최근 업황 악화 시 대응력이 약화되는 측면을 보였다는 점에서 SK이노베이션의 또다른 사업 부문 분할이 LG화학과 동일한 효과를 가져올 것이라고 기대하긴 쉽지 않아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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