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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오텍 난립 불구 엑시트 한계…예고된 '합종연횡' [제약바이오 M&A 전성시대]①매년 300곳 이상 신설…대기업·PE 등 인수 주체로 주목

심아란 기자공개 2021-08-13 07:18:10

[편집자주]

제약바이오 시장에서 'M&A'는 더이상 낯선 키워드가 아니다. 하루가 멀다하고 인수 또는 합병 뉴스가 쏟아지고 있다. 그동안 성장 기대감과 우호적인 펀딩 환경으로 업체수가 폭발적으로 늘었지만 이에 대한 반작용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초기 바이오텍 창업자들의 세대교체, 대기업의 신사업 의지 등과 같은 이슈도 여기에 한몫하고 있다. IPO에 의존해 왔던 최대주주 입장에선 M&A를 새로운 엑시트 수단으로 바라보는 분위기다. 더벨은 2021년 제약바이오 업계의 M&A 트렌드와 한계를 진단해 보기로 했다.

이 기사는 2021년 08월 12일 08:47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국내 바이오 산업 생태계의 아킬레스건 중 하나로 자금 회수(엑시트)를 꼽는 이들이 적지 않다. 정부의 지원 정책, 민간 투자 확대 등에 힘입어 바이오 벤처 창업은 활발하지만 출구 전략은 빈약한 실정이다. 기업공개(IPO) 제도가 있다고 하지만 그렇다고 창업주의 지분 매각이 용이한 상황도 아니다.

M&A는 이 같은 한계점을 메울 대안으로 주목 받는다. 최근 들어 비상장 또는 상장 제약바이오업체간 '합종연횡' 움직임이 늘고 있다는 점은 일정 부분 예고된 측면도 있다. 산업 성장성에 주목한 사모펀드(PE), 대기업 등이 인수 주체로 나서면서 거래의 물꼬를 트고 있다. 그동안 무분별하게 설립돼 왔던 중소 바이오텍들의 개수를 줄이는 데도 M&A가 한몫하는 분위기다.

그동안 창업주 지분 매각을 향한 부정적 시선, 부풀려진 밸류에이션 등 바이오 M&A를 방해하는 요소들을 극복해 나갈지도 관심거리다.


◇경영권 매각 거래 3900억 성사, 대형 딜은 세종메디칼

12일 기준 올해 제약바이오 업계에서는 7건의 경영권 양수도 거래가 이뤄졌다. 딜 규모는 3900억원에 육박한다. 매각 절차가 진행 중인 휴젤, 디오 딜이 연내 성사될 경우 총 M&A 거래액은 조 단위로 커질 전망이다.

규모가 가장 컸던 딜은 세종메디칼의 경영권 매각 건이다. 사모펀드 운용사인 타임인베스트먼트가 전략적투자자(SI)로 재무적투자자(FI) 2인과 함께 세종메디칼 신주와 구주를 1057억원에 매입하기로 결정했다. 거래 완료 이후 지분율은 65.21%로 최대주주로 올라선다.

창업자인 정현국 대표를 포함한 특수관계인 4인은 구주를 매각해 757억원을 확보한다. 복강경 수술 기구 등 의료기기 사업에 주력하던 세종메디칼은 지난해부터 적자가 이어지며 경영권 매각을 선택했다.

CJ제일제당의 천랩 경영권 인수도 이슈였다. 3년 전 HK이노엔(당시 CJ헬스케어)을 매각했던 CJ제일제당이 신약 개발에 도전하기 위해 천랩 인수를 선택했다. 총 982억원을 들여 지분 44%를 확보하는 구조다. 해당 거래는 딜 규모보다는 대기업의 바이오텍 인수라는 상징성이 긍정적으로 조명됐다.


해외 바이오텍을 인수한 사례도 등장했다. 셀트리온은 영국 항체약물접합체(ADC) 개발사인 익수다 테라퓨틱스(Iksuda therapeutics) 최대주주로 올라섰다. 미래에셋그룹과 손잡고 총 4700만달러(약 530억원)를 투자했다. 글로벌 M&A를 통해 해외 R&D 인력과 파이프라인 자산을 확보하는 효과가 기대되고 있다.

이 외에도 엠투젠-신라젠(600억원), 아미코젠-비피도(600억원), 일동제약-아이리드비엠에스(130억원) 등의 경영권 거래가 이뤄졌다.

다만 IPO 공모액과 비교하면 M&A 거래 규모는 왜소하다. 올해 IPO를 완주해 증시에 입성한 제약바이오 기업은 12곳, 총 공모액은 3조7388억원이다. M&A 거래 금액과 10배 가량 차이를 보이고 있다.

◇녹십자랩셀, 셀트리온 등 합병 시너지 기대

경영권 인수 외에도 기업 간 합병을 통해 역량을 모으려는 시도도 눈길을 끈다. GC녹십자랩셀과 GC녹십자셀 합병이 대표적이다.

양사는 합병을 통해 세포치료제 분야 글로벌 경쟁력을 강화한다는 목표다. GC녹십자셀의 세포치료제 제조 역량과 GC녹십자랩셀의 공정 기술을 더해 CDMO 사업도 진출할 계획이다. 합병 이후 사명은 지씨셀(GC Cell)로 변경된다.

셀트리온홀딩스는 셀트리온헬스케어홀딩스와 셀트리온스킨큐어 흡수합병을 통해 통합 지주회사 체제 출범을 예고했다. 지배구조 단일화를 통한 기업가치 제고와 비용 절감 등의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이와 함께 듀켐바이오-케어캠프, 이도바이오-타스컴 등도 합병에 나섰다. 듀켐바이오는 케어캠프 방사성의약품 사업부가 보유한 생산 플랫폼과 영업망을 확보하고 최대주주인 지오영 측의 투자 지원을 받게 된다. 줄기세포 치료제 개발에 매진하던 이도바이오는 타스컴 합병을 통해 현장진단 시장에 진출한다.

시장 관계자는 "그동안 제약바이오 업계에서 흔치 않았던 M&A가 다수 성사된다는 점은 분명 긍정적"이라며 "다만 아직 상장사 위주로 거래가 성사되고 있다는 점은 아쉬운 부분"이라고 말했다.

이어 "비상장 바이오 M&A의 경우 밸류에이션이 가장 큰 걸림돌인데 시리즈 A~C 단계에서 벤처캐피탈 투자자들이 적정 기업가치를 책정해 자금을 투입하는지가 중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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