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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액주주 경영' 크로바하이텍, 거래재개 신호탄 쐈다 4년6개월만 상반기 '흑자 전환', 대규모 감사비 여파에도 1분기 적자 상쇄

방글아 기자공개 2021-08-20 07:05:01

이 기사는 2021년 08월 18일 08:58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상장폐지 위기에 몰렸던 전자부품사 '크로바하이텍'이 4년6개월만에 반기 흑자 전환에 성공하며 거래재개 가능성에 대한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소액주주 출신 안호철 대표 지휘 아래 일궈낸 성과라는 점에서 더 의미가 크다는 평가다. 크로바하이텍은 이 같은 흐름을 이어가면서 올해 매출 300억원을 넘긴다는 각오다.

17일 금융감독원에 제출한 2021년 반기보고서에 따르면 크로바하이텍은 올해 상반기(별도 기준) 매출액 148억원을 기록해 전년동기대비 30.7% 증가했다. 영업이익은 흑자 전환했다. 특히 2분기 실적 개선세가 두드러졌다. 1분기 5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지만 2분기에 6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이번 성과는 상장폐지 위기 가운데 달성한 실적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남다르다는 평가다. 대규모 감사비용 등 거래재개와 관련된 제반비용만 올해 상반기에 7억~8억원에 달했다. 직전 최대주주 경영 체제에서 2019년과 2020년 감사의견을 거절받았던 크로바하이텍은 최근까지 2개년도 적정의견 수령을 위해 수십억원대 관련 비용을 지출했다. 올해 상반기를 끝으로 모든 비용을 털어내면서도 흑자 전환을 일궈냈다.

크로바하이텍의 매출 실적을 견인한 건 반도체사업부에서 영위하는 드라이버 IC 패키징 제품이다. 주문생산 납품 방식으로 매출을 일으키는 이 제품 관련 판매액은 작년 상반기 56억원에서 올해 상반기 100억원으로 증가했다. 2002년 시작한 크로바하이텍의 주력 사업으로 시장 활황 가운데 영업활동을 정상화한 것이 주효했다는 평가다. 앞으로 확장 가능성이 큰 만큼 시설 투자를 늘려 추가 매출 성장을 도모할 계획이다.

수익성 측면에서 구조조정 효과가 컸던 것으로 분석된다. 지난 3월 중국 사업장 3곳 중 하나인 동관크로바전자유한공사를 매각했다. 반도체사업부와 함께 크로바하이텍의 주요 사업 축인 전원사업부에서 코일 제품 판매를 직납품으로 바꾼 것도 영향을 미쳤다. 기존 LG이노텍을 통한 납품에서 올해부터 글로벌 전장업체인 몰렉스에 직접 납품으로 선회했다.

이 같은 기세를 몰아 올해 300억원의 연매출을 넘보고 있다. 내년부터는 과감한 전장·반도체 투자를 단행해 수익 경영을 안정 궤도에 올린다는 구상이다. 오랜 기간 적자를 내온 전원사업부에 전장 기술을 융복합하면 부가가치가 더해져 이르면 내년 중 손익분기점을 돌파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최근 1년여간 구조조정을 통해 수익성 개선을 우선순위로 삼았다면 내년부터 투자 중심의 매출 성장을 겨냥하고 있는 셈이다. 이를 위해 중국 사업장 한 곳을 추가로 정리할 계획도 가진 것으로 전해졌다. 현재 국내 안성공장 외 중국에서 2개(문등·산동) 사업장까지 총 3개 생산공장을 운영 중이다. 업계에선 매각 대상으로 산동사업장을 유력하고 보고 있다.

신성장동력은 완성차 업체를 전방시장으로 하는 전장 부문에서 찾고 있다. 현재 캐시카우인 반도체사업부는 임가공 공정이 핵심이어서 부가가치가 낮은 탓이다. 임가공 공정을 설계로 확장, 소프트웨어 기술을 붙여 전자제어장치(ECU) 제품 형태로 판매한다는 구상이다. 반도체·전원사업에 전장 기술을 덧대 고도화하면 매출을 배가시킬 수 있다는 셈법이다.

안호철 크로바하이텍 대표는 "전원 부문은 2018년 41억원 적자에서 2019년 37억 적자, 작년 11억 적자로 개선되는 추이"라며 "올해 흑자 전환을 목표로 했지만 작년 말부터 시작된 국제정세 불안정으로 손익분기점 돌파는 어렵게 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다만 원부자재와 물류비 급등으로 기존 매출의 추가 손실 영향이 컸다"며 "이를 제하면 이미 흑자가 가능해진 구조여서 추가 투자를 통해 이르면 내년 흑자를 달성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크로바하이텍은 수익 개선을 통해 내년 4월 주식거래를 재개시킨다는 목표다. 거래재개 시 국내 첫 소액주주 경영 성공사례가 될 전망이다. 현재까지 성과는 주목할만하다. 2018년 142.7%로 치솟았던 부채비율은 올해 상반기 말 기준 20% 수준으로 하락했다. 영업손익 역시 올해 말까지 이 같은 추세가 이어지면 5년만의 흑자 전한도 점쳐진다.

현재 경영정상화 작업은 소액주주 연대 대표에서 전문경영인에 오른 안호철 대표가 주도하고 있다. 현대자동차 전자연구소 출신으로 대림대 자동차학과 교수로 재직 중인 안 대표는 전장 분야 전문성을 살려 크로바하이텍의 회생 로드맵을 그려 왔다.

안 대표는 "올해 하반기 적극적인 투자를 계획하고 있고 이를 통해 2022년도 매출과 영업이익을 확대할 계획"이라며 "구조조정과 함께 수익성이 나쁜 제품의 비중을 축소하고 신재품 개발을 병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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