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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FO 워치/SK이노베이션]CFO의 '전략 보좌관', 이동훈 재무3실장⑥이사회 사무국장 출신, 재무+기획전략 능통...SK루브리컨츠 배당 컨트롤 '과제'

박상희 기자공개 2021-08-23 11:26:24

이 기사는 2021년 08월 18일 15:42 thebell 유료서비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최고재무책임자(CFO) 역할과 기능이 확대되면서 재무(finance) 이외에 기획과 전략 업무를 겸하게 하는 기업이 늘고 있다. SK이노베이션은 기획전략과 재무가 확실하게 이원화 돼 있는 조직이다. 전략본부에서 사업적인 측면에서 미래 큰 그림을 그리면서 한편으로 경영 성과를 평가한다면, 재무본부는 구체적인 액션플랜을 실행하면서 동시에 리스크 관리를 담당한다.

그렇다고 재무본부에 기획·전략 기능이 없는 것은 아니다. 재무본부 산하 재무기획 업무를 담당하는 재무3실에서 전략 기능을 수행한다. 전략본부가 그리는 큰 그림이 회사 전반사업에 관련된 것이라면 재무본부의 재무기획 업무는 재무로 압축된다고 할 수 있다. CFO를 보좌하면서 파이낸셜 전략을 그리는 게 재무3실장의 주요 업무다.

이동훈 재무3실장(사진)은 자회사 가운데 SK루브리컨츠의 재무최고책임자(CFO) 역할도 겸직한다. SK루브리컨츠는 올해 소수지분(40%)을 재무적투자자(FI)에게 매각하는 등 큰 변화를 겪었다. FI가 배당 등을 통해 자금회수(엑시트) 계획을 세운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SK루브리컨츠의 건실한 재정 관리도 이 실장에게 주어진 미션이다.

◇임원 승진 이후 김준 사장 직속 조직 이사회 사무국장 역임

이동훈 실장은 재무본부(김양섭 부사장) 산하 6명 실장 가운데 눈에 띄는 이력을 보유하고 있다. 재무3실장으로 발령 나기 이전까지 SK이노베이션 이사회 사무국장을 맡았다.

이동훈 실장은 1968년생으로, 미시간대학교 MBA를 졸업했다. 2018년 12월 말 SK그룹 정기 인사에서 SK이노베이션 임원으로 승진했다. 승진 이전 재무본부에서 IR팀장을 담당하다 임원 승진하면서 SK이노베이션 이사회 사무국장으로 발령 났다.

이동훈 실장의 뒤를 이어 IR팀장을 맡았던 이가 이우현 재무2실장이다. IR을 담당했던 이들이 속속 재무본부 실장으로 발령 나면서 IR팀장 자리가 SK이노베이션의 승진코스로 주목 받고 있다. 이동훈 실장은 재무3실장 자격으로 현재 SK루브리컨츠 사내이사와 SK트레이딩인터내셔널 감사를 맡고 있다.

이동훈 실장은 이사회 사무국장을 맡은 지 2년 만에 재무3실장을 맡으면서 본업인 재무 업무로 복귀하게 됐다. 김장우 전 재무3실장이 퇴임한 데 따른 후속 인사 조치였다. 1963년생으로 고려대를 졸업한 김 전 실장은 퇴임 이후 SK이노베이션 재무본부 자문위원을 맡고 있다.

이사회 사무국장은 기획과 전략, 그리고 재무 모두에 능해야 하는 자리다. SK이노베이션은 이사회 내 각 위원회의 업무 수행을 보좌하기 위해 이사회사무국을 지원 조직으로 두고 있다. 이사회 사무국은 임원 1명, 팀장 1명, 팀원 4명 등 총 6명으로 구성되는데 이 실장이 2019년부터 2020년까지 2년 간 사무국장을 맡았다.

이사회 산하 위원회 가운데는 감사위원회도 있다. 감사실 및 재무1실 등 업무감사와 회계감사를 담당하고 있는 조직이 있지만 감사위원회의 감사업무를 지원하기 위한 조직도 별도로 두고 있는데, 이게 바로 이사회 사무국이다. 회계와 재무 사정 전반에 밝아야 하기 때문에 재무통인 이 실장을 이사회 사무국장으로 발령했던 것으로 풀이된다.

이사회 사무국은 CEO 직속 산하 조직이다. 김준 SK이노베이션 사장은 2017년 3월부터 CEO를 맡고 있다. 이동훈 실장은 김준 사장 부임 이래 임원으로 승진하면서 CEO 직속 조직인 이사회 사무국장을 2년 간 맡았다. 이후 재무조직 핵심 자리라고 할 수 있는 실장으로 발령 났다. 이사회 사무국장을 역임하면서 기획과 재무 분야에서 두각을 나타낸 이 실장의 향후 행보가 주목되는 이유다.

◇ICS의 배당 및 엑시트 요구, 재무전략과 연계 조율해야

재무 기획은 말 그대로 파이낸셜 전략을 짜는 곳이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의 파이낸셜 스토리와도 직결되는 부서다. 재무 기획에서 좋은 아이디어와 기획안을 내놓아야 훌륭한 파이낸셜 스토리가 탄생할 수 있다.

핵심은 최소한의 비용을 들여 최적의 자금을 마련하는 자금조달로 귀결될 터다. SK이노베이션이 지난해부터 본격화 한 일련의 자산 매각 행보는 모두 재무기획과 연결된다. SK루브리컨츠와 SK종합화학의 소수 지분 매각, SK아이이테크놀로지의 분사 및 기업공개(IPO), 전기차 배터리 사업을 영위하는 SK배터리(가칭)의 분사 등이다. 그린본드 발행 등 ESG 트렌드에 발맞춘 자금 조달 기획도 재무기획 업무라고 볼 수 있다. 큰 그림은 전략본부에서 결정하지만 액션플랜은 재무본부 재무기획실의 몫이다.

SK이노베이션의 재무기획 업무 못지않게 중요한 게 자회사인 SK루브리컨츠의 재무 전반을 살피는 일이다. 올해 지분 40%를 외부에 매각하면서 재무관리의 중요성은 더욱 커졌다. SK루브리컨츠 지분 40%는 IMM크레딧솔루션(ICS)에 매각됐다. ICS는 IMM PE가 2020년 만든 사모크레딧펀드 자회사다.

ICS는 현금창출력이 좋은 SK루브리컨츠의 사업특성을 감안해 배당 수익을 극대화해 투자금을 회수하는 엑시트 구조를 짠 것으로 알려진다. IPO 성사와 관계없이 안정적으로 일정 수익을 거둘 수 있는 하방안정성(다운사이드 프로텍션)을 택한 것이다.

ICS는 프로젝트펀드를 조성해 SK루브리컨츠 지분을 인수했다. 프로젝트펀드 조성 과정에서 기관투자가들이 안정적인 배당수익이 기대된다는 것에 긍정적인 시각을 보내면서 펀딩은 성공리에 마무리됐다. 새마을금고, 군인공제회, 농협중앙회, 신협중앙회 등이 출자자로 참여했다고 알려졌다.

SK루브리컨츠 모기업인 SK이노베이션은 SK루브리컨츠 지분 40% 매각을 통해 1조원이 넘는 대규모 자금을 확보하는데 성공했지만 다른 한편으론 FI에게 꾸준하게 안정적인 규모의 배당을 지급해야 하는 과제를 안게 된 셈이다.


SK루브리컨츠는 2019년 5000억, 2020년 3500억원의 배당금을 지급했다. 올해는 4월 열린 3차 이사회에서 2000억원의 중간배당을 결의하기도 했다. 그렇지 않아도 SK이노베이션의 배터리 사업 투자 재원 마련을 위해 배당 규모를 키워왔던 SK루브리컨츠는 FI의 합류로 배당을 확대할 유인이 더 커졌다.

문제는 과도한 배당금 지급이 SK루브리컨츠 재무구조의 건전성을 해칠 수 있다는 점이다. 그렇지 않아도 한국기업평가는 2020년 말 SK루브리컨츠 신용등급 전망을 '부정적'으로 변경했다. 경쟁사 증설, 코로나19에 따른 수요 감소 등으로 실적 회복이 지연되고 있는 점과 실적 악화, 대규모 배당금 지급 등으로 재무 안정성이 약화되고 있는 점을 근거로 들었다.

여기에 FI가 추가적으로 배당 확대를 요구할 경우 재무에 적잖은 부담으로 작용하게 된다. 배당 등을 통해 장기적으로 자그회수를 노린다고 해도 ICS가 인수한 40%에는 경영권이 포함되지 않기 때문에 종국에는 엑시트를 요구할 수 밖에 없다. IPO 등을 통한 엑시트 불발 시 대안을 요구할 경우 재무에 타격을 입을 수 밖에 없다. 이러한 조건은 신용도에도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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