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21년 08월 25일 08시47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삼양식품이 올해 들어 ESG(환경·사회·지배구조)경영에 많은 공을 들이고 있다. 전담조직 신설과 협력사 지원, 소비자중심경영 추진 등을 잇달아 단행하고 있다. 식품업계뿐만 아니라 국내 대기업 집단과 비교해도 무색하지 않을 만큼 폭넓은 ESG경영을 추진하고 있다.삼양식품의 ESG경영에서 눈에 띄는 대목은 오너 2세인 전인장 전 회장의 아내인 김정수 사장이 ESG위원장을 맡으며 전면에 나서고 있다는 부분이다. 현재 대다수의 기업들이 ESG 관련 최고 결정자를 대표이사에 맡긴다는 점을 고려하면 김 사장의 겸직은 새로울 게 없다. 다만 오너일가의 책임경영이라는 관점에서 바라보면 그의 ESG 활동은 그 의미가 남다르다.
김 사장은 수년 전 남편인 전인장 전 회장과 함께 회삿돈 일부를 사적인 용도로 사용한 이력이 있다. 2008년부터 2017년까지 삼양식품이 계열사로부터 납품받은 포장 박스와 식품 재료 중 일부를 자신들이 설립한 페이퍼컴퍼니로부터 납품받은 것처럼 꾸몄고 법의 판결을 피할 수 없었다.
오너일가의 일탈은 삼양식품의 이미지에 큰 충격이 됐다. 회사를 바라보는 사회의 시선은 차가웠고 이미지 회복을 위한 시기를 기다릴 수밖에 없었다. 짧은 기간이었지만 전문경영인 체제 도입이라는 자구책을 마련하기도 했다.
이러한 상황을 해소하기 위해 경영에 복귀한 김 사장이 꺼내든 카드가 바로 ESG였다. 특히 사회(S)와 지배구조(G) 부문의 강화는 하락한 기업의 신뢰를 높일 수 있는 효과적인 방법이기도 했다.
현재 삼양식품은 ESG 경영을 위한 비전 선포에 머무르지 않고 적극적으로 실천하고 있다. 이를 위해 이사회 의장과 대표이사를 조기에 분리했다. 대표이사와 이사회 의장 분리 여부는 기업의 경영 투명성과 독립성을 평가하는 잣대로 통한다.
실제로 국내 기업 중 대표이사와 이사회 의장을 분리한 곳은 많지 않다. 식품업계에서는 더욱 보기 드문데 삼양식품의 경쟁사인 농심과 오뚜기 역시 대표이사와 이사회 의장을 분리하지 않고 있다.
또 중견기업 중 처음으로 고용노동부가 주관하는 ‘청년 고용 응원 프로젝트’에 참여하고 있다. 기업의 사회적 책임의 일환으로 지속적인 일자리 창출에 힘을 보태기 위한 것이다.
물론 김 사장의 ESG 경영을 바라보는 시각이 모두 긍정적인 것만은 아니다. 하지만 과거의 실수를 묻어두기보다는 이를 해결하기 위해 노력하는 모습은 격려를 받을 일이다. 결과가 모든 것을 대변하지는 않지만 적어도 지금 상황에서는 유효하다. 김 사장이 진정성 있는 ESG경영을 실천하기길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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