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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bell Forum/2021 더벨 경영전략포럼]"미·중 분쟁과 디커플링 불가능, '밸류체인' 리스크관리 필요"조철 산업연구원 선임연구위원 "미·중 변화 발맞춰 맞춤형 대응해야"

최필우 기자공개 2021-08-27 08:30:20

이 기사는 2021년 08월 26일 15:56 더벨 유료페이지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한국이 미·중 분쟁과 디커플링 되는 건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 미국, 중국의 글로벌 밸류체인 전략을 파악하고 이에 맞춰 리스크를 관리해야 한다."

26일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서울에서 열린 '2021 더벨 경영전략 포럼'에서 조철 산업연구원 선임연구위원(사진)은 '미·중 무역분쟁과 글로벌 밸류체인'이라는 주제로 발표하며 이같이 말했다.

밸류체인은 경영학적 개념으로 가치 창출 활동 프로세스를 의미한다. 원자재 조달, 디자인, 제조, 판매, 판매 후 서비스 등 사슬 형태로 엮여 있는 일련의 경영 활동을 포괄하는 개념이다. 과거 단일 기업이 수행하던 사업을 각 프로세스에 특화된 여러 기업이 합작하는 구조로 바뀌면서 밸류체인 개념이 확대됐다. 최근엔 국내외 기업들이 하나의 밸류체인에 얽히는 경우가 늘면서 '글로벌 밸류체인'에 대한 이해가 중시되고 있다.

조 위원은 글로벌 밸류체인이 강조되는 대표적인 분야로 반도체를 꼽았다. 반도체는 디자인과 IP 개발로 시작해 생산에 필요한 소재, 장비를 갖추는 과정을 거쳐야 하고 마지막엔 대량생산 체제가 필요하다. 미국, 유럽 등 선진국이 반도체 디자인을 주도하고 있다. 일본은 소재에 강점이 있고 한국이 대량생산에 특화된 국가다. 이같은 글로벌 밸류체인 전반을 고려해 경영 전략을 구축해야 한다는 게 조 위원의 지론이다.

조 위원은 "반도체 산업 한 분야만 보더라도 글로벌 밸류체인별 역할이 굉장히 구체적으로 분산돼 있다"며 "과거엔 국가가 어떤 산업을 하느냐를 중요하게 봤는데 이젠 산업 내에서 어떤 역할을 하느냐를 중점적으로 분석해야 한다"고 말했다.

조 위원은 글로벌 밸류체인을 상에서 미국과 중국의 분쟁이 발생하고 있는 데 주목했다. 글로벌 밸류체인 형성 초창기에는 중국이 저부가가치 사업을 맡고 고부가가치 사업은 미국을 비롯한 서방 국가들이 맡는 식이었다. 하지만 최근 중국이 반도체 밸류체인 내에서 고부가가치 영역을 넘보기 시작하면서 미국의 우려와 제재 조치가 심화되고 있다.

중국의 글로벌 밸류체인 도전은 일시적 현상으로 보기 어렵다. 포츈(Fortune) 선정 2020년 세계 500대 기업 수를 보면 중국이 미국을 앞지르고 1위로 부상했다. 2007년 34개에 그쳤던 중국 기업은 2020년 143개로 늘었다. 143개 기업이 대부분의 업종에 분포돼 있어 글로벌 밸류체인별 고부가가치 영역을 넘볼 수 있게 됐다. 중국이 산업별 독자 기업과 독자 브랜드를 강조하는 것도 이같은 맥락에서다.

조 위원은 "중국이 반도체를 비롯한 첨단 산업에서 고부가가치 밸류체인을 차지하기 위해 도전하고 있고 미국이 이를 저지하는 양상"이라며 "미국이 트럼프 정부에서 바이든 정부로 넘어오면서 이같은 기류가 변할 것으로 봤지만 완화 조짐은 없다"고 말했다.

조 위원은 미국의 중국에 대한 제재가 효과를 내 분쟁이 일방적으로 종결되긴 어렵다고 봤다. 미국의 제재가 본격화된 후에도 중국의 대미 수출 구조는 크게 변하지 않았다고 분석했다. 최근에도 수출 증가율이 높은 수준을 기록하고 있다. 4차 산업혁명과 관련된 산업군에서도 수출이 줄어드는 조짐이 나타나지 않고 있다. 이같은 불확실성을 감안해 미국과 중국의 밸류체인 변화에 발맞춘 대응이 필요하다.

미국의 경우 반도체 밸류체인 변화 과정에서 제조 부문 강화에 주력하고 있다. 미국은 전통적으로 반도체 설계에 강점이 있지만 중국을 견제하는 차원에서 제조 분야에서도 패권을 잡는 걸 목표로 삼고 있다. 이같은 밸류체인 변화가 일어나는 과정에서 한국이 국내 생산만을 고집하면 새로운 공급망 구축 과정에서 소외될 수 있다.

중국은 제조 뿐만 아니라 소비 측면에서도 포기하기 어려운 지역이다. 하지만 최종 생산기지 변화에 따라 반도체 소재, 부품 수요처도 바뀌는 양상을 고려해야 한다. 조 위원은 생산 기지를 일정 부분 재조정해서 중국 리스크를 완화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조 위원은 "4차 산업혁명 밸류체인은 여러 이해관계가 얽히고 섥혀 있다"며 "단순히 견제하거나 우위를 점하려 하기보다 밸류체인 변화를 어떻게 활용할 것인가에 대한 고민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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