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캡스톤파트너스, 당근마켓 4차례 신뢰 투자 [VC 팔로우온 투자파일]초기부터 선투자, 총 153억 집행…기업가치 50억→3조 글로벌 생활 플랫폼 성장

이종혜 기자공개 2021-09-06 08:04:31

[편집자주]

벤처투자 활황이 그칠줄 모르고 있다. 유동성이 풍부해지면서 연간 벤처투자 규모는 4조원을 훌쩍 넘었다. 일시에 유동성이 풀리면서 벤처기업 몸값도 덩달아 올랐다. 유례없는 현상에 벤처캐피탈의 투자 방정식도 바뀌고 있다. 여러 기업에 실탄을 대기 보다는 똘똘한 투자처에 잇따라 자금을 붓는 팔로우온이 유행이다. 성공할 경우 회수이익 극대화가 보장되는 팔로우온 투자 사례를 살펴본다.

이 기사는 2021년 09월 02일 07:33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캡스톤파트너스는 초기기업 발굴에 일가견이 있는 벤처캐피탈이다. 설립 3년 미만의 초기업에 투자하는 비율이 70%에 달한다. 기술의 변화를 이해하고, 스스로 변화할 수 있는 창업팀을 우선적으로 고려해 '신뢰' 투자를 이어간다.

마켓컬리, 직방, 고피자, 정육각 등 다수의 유니콘 기업들을 발굴하고 육성한 캡스톤파트너스의 가장 눈에 띄는 포트폴리오 기업은 하이퍼 로컬 플랫폼 ‘당근마켓’이다. 2016년 초기부터 투자해 총 4차례에 걸쳐 153억원을 투입했다. 무엇보다 재무적투자자(FI) 가운데 매 라운드마다 가장 먼저 투자하면서 서비스 확장에 힘을 실어줬다.

◇2016년 FI 중 첫 투자, ‘하이퍼로컬’ 플랫폼 유의미한 수치 '눈길'

당근마켓을 처음 만난 건 2016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2015년 ‘판교장터’로 출발한 ‘당근마켓’은 네이버·카카오 기획자, 개발자 출신의 김재현, 김용현 공동대표를 중심으로 핵심 멤버들이 창업했다.

당시 판교 지역 IT 기업에 다니는 회사원들을 대상으로 중고 직거래 서비스를 하고 있었다. 창업팀이 먼저 캡스톤파트너스의 문을 두드렸다. 당시 당근마켓은 판교와 용인, 수지 등 경기 일부 지역을 서비스하고 있을 때였다. 직원은 19명 남짓이었다.

캡스톤파트너스 관계자는 "창업팀이 ‘신뢰를 바탕으로 한 지역 기반 중고거래’ 라는 지향점이 명확했고 플랫폼 방문자 수와 이용자 체류시간이 의미있었다”고 회상했다.

당시 당근마켓의 프리 밸류에이션은 80억원 규모였다. 캡스톤파트너스는 5억원을 투자하며 당근마켓과 인연을 맺었다. 당시 시리즈A 라운드에는 스트롱벤처스, 케이큐브벤처스 등도 참여해 13억원으로 마무리됐다.

당근마켓은 단순 중고거래 플랫폼이 아니었다. 대부분의 중고사기 피해가 비대면, 택배 거래에서 발생한다는 점에 착안해 서비스 초기부터 같은 지역 사람들끼리 직접 만나 물건을 확인하고 거래하는 ‘직거래’ 서비스로 설계했다. 거주지 반경 6㎞ 이내 사람들과만 거래할 수 있도록 제한했다.

전화번호 기반의 쉬운 가입, 채팅으로 약속 장소를 정하고 거래하는 직관적인 방식으로 고령자나 디지털 약자도 손쉽게 이용할 수 있도록 장벽도 낮췄다. 특히 전문 판매업자를 원천 차단하는 운영 정책, 이웃 간 신뢰를 토대로 건강한 중고 거래 문화를 구축했다.

2018년 1월 전국 서비스로 확대했다. ‘아주 좁은 지역의 특성’에 맞춘 '하이퍼로컬'에 방점을 찍으며 외형을 확대하는 전략을 택했다. 지역적 특성을 반영하되 세분화해 거래 범위를 좁혀나가는 방향으로 의견을 모아 서비스를 고도화해나갔다. 동네맛집, 소식, 분실센터 등 이웃 간 소통의 장인 동네생활 서비스, 지역 소상공인과 주민을 연결하는 ‘내 근처’ 등도 서비스했다.

당근마켓은 꾸준히 성과를 내면서 이용자수를 늘려갔다. 캡스톤파트너스는 2018년 6월 10억원을 후속투자하며 당근마켓의 서비스 고도화를 도왔다. 총 68억원 규모의 시리즈B라운드에는 소프트뱅크벤처스, 카카오벤처스도 신규 FI로 참여했다. 기업가치는 400억원이 되면서 확보한 실탄으로 본격적으로 전국 서비스에 박차를 가했다.


◇전국 서비스 퀀텀 점프, 생활 밀착형 플랫폼 확장

서비스 범위 확장으로 퀀텀 성장을 이뤄내면서 이용자수가 폭발적으로 증가했다. 2018년 50만명이었던 월간이용자(MAU)가 480만명으로 늘었다.

이를 기반으로 시리즈 C 라운드 400억원의 실탄을 확보했다. 캡스톤파트너스는 26억원을 후속 투자했고 기존 주주들도 팔로우온을 이어갔다. 알토스벤처스, 굿워터캐피탈 등이 새로운 FI로 참여했다. 기업가치는 2000억~3000억원으로 높아졌다.

당근마켓은 도시별로 동네의 특징을 분석하고 그에 맞는 거래 범위를 설정했다. 서울처럼 인구밀집도가 높은 지역은 3~4㎞ 이내, 도서·산간지역, 지방은 10㎞까지 거래 범위를 조정해 유동적으로 적용했다. '지역에 대한 이해도가 높은 서비스’라는 장점을 살린 것이다.

이용자는 1500만명을 돌파했고 주간 이용자수 역시 1000만명을 넘어섰다. 2018년 매출 8억원을 기록했던 당근마켓은 2020년 매출 118억을 기록했다. 전년 대비 293% 증가한 셈이다. 지역 자영업자에게는 잠재 고객이 몰려있는 당근마켓의 광고 효과가 높았다. 덕분에 당근마켓의 수익성도 개선된 셈이다.

최근 1800억원 규모의 최근 시리즈D 투자를 마무리했다. 본격적으로 해외VC들이 투자를 이어가며 리드 투자사인 DST글로벌과 에스펙스매니지먼트, 레버런트파트너스 등 신규FI를 비롯해 기존FI들이 모두 팔로우온에 참여했다.

캡스톤파트너스도 프로젝트펀드 ‘하나캐피탈-캡스톤 벤처투자조합 3호’를 결성해 112억원을 배팅했다. 설립 7년 만에 당근마켓의 누적투자금액은 2270억원 규모다. 기업가치 3조원이 관측되며 신규 유니콘 기업으로 이름을 올렸다.

향후 당근마켓은 지역 생활 플랫폼으로 서비스를 확장할 계획이다. 자체 결제서비스인 ‘당근페이’를 도입하고 농수산물, 신선식품 등 지역상권과 주민을 연결하는 온오프라인 사업을 기획 중이다. △청소 △세탁 △반려동물 △부동산 △중고차 △일자리 등 서비스 등을 제공할 계획이다.

이와 함께 해외 시장 공략에도 박차를 가한다. 당근마켓은 현재 영국, 미국, 캐나다, 일본 4개국 72개 지역에서 운영 중인 글로벌 버전 '캐롯(Karrot)'의 서비스 지역과 범위를 확대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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