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위 타깃' 된 카카오, SM엔터 인수전 여파는 '1위 하이브-4위권 플레디스' 결합은 승인, '종합사-대형사' 잣대 달라질 우려
최필우 기자공개 2021-09-14 07:30:24
이 기사는 2021년 09월 13일 11:25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공정거래위원회가 카카오에 견제구를 던지면서 SM엔터테인먼트 인수전에 미칠 영향에 이목이 쏠린다. 카카오가 SM엔터 인수를 위해선 CJ ENM과의 인수 경쟁에서 이긴다 해도 공정위 승인을 받아야 한다. 공정위는 그간 K-POP 기획사간 M&A에는 별다른 제재를 하지 않았으나 플랫폼을 바탕에 둔 종합 엔터사와 대형 기획사 결합 건은 달리 해석할 여지가 있다. 최근 공정위 분위기도 이를 뒷받침한다.조성욱 공정거래위원장은 지난 10일 한 강연에서 "플랫폼으로 생활이 편리해졌으나 부작용에 대한 우려가 커지는 상황"이라며 "불공정행위 우려가 상존하고 소비자 피혜 사례도 증가하고 있다"고 말했다. 정치권, 금융 당국에 이어 공정위도 거대 플랫폼의 독과점 부작용을 지적한 것이다.
조 위원장은 카카오를 염두에 두고 견제 발언을 한 것으로 해석된다. 현재 공정위 집중 감시 타깃이 된 대표 플랫폼 기업은 카카오모빌리티다. 카카오모빌리티는 최근 수수료 인상 논란을 겪으며 여론의 뭇매를 맞았다. 김재신 공정위 부위원장은 같은날 "국내 주요 모빌리티 플랫폼이 비가맹택시를 차별하고 가맹 택시에 배차를 몰아줬다는 신고가 접수돼 조사 중"이라고 밝혔다.
공정위 고위층이 잇따라 카카오를 겨냥한 발언을 하면서 카카오 공동체 전반의 성장 플랜에 제동이 걸릴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카카오는 각종 업권에서 경쟁력을 갖춘 기업을 M&A하면서 몸집을 불려 왔다. 플랫폼 규제에 대한 논의가 구체화되면서 추후 M&A를 심사하는 기준이 엄격해질 수 있다.
가시권에 있는 M&A는 SM엔터테인먼트 딜이다. 카카오가 인수를 추진한다는 사실이 알려졌을 당시만 해도 공정위가 제동을 걸 수 있다는 견해는 많지 않았다. 국내 대중음악 기획 및 제작업계 특성상 특정 업체의 점유율 집중도가 높지 않기 때문이다.
가장 최근에 있었던 엔터업계 딜도 무난히 승인을 받았다. 하이브는 작년 5월 플레디스엔터테인먼트를 인수하기로 했고 10월 공정위 승인을 받았다. 하이브는 플레디스엔터 지분 85%를 인수하는 데 2000억원을 쓴 것으로 전해진다. 지난해 영업이익 1455억원을 올린 압도적 1위 K-POP 기획사가 연 200억원 안팎의 이익을 내는 4위권 업체를 인수한 엔터업계 기준 빅딜이다. 그럼에도 공정위는 경쟁 제한 우려가 없다고 봤다.
다만 공정위는 SM엔터, YG엔터, JYP엔터 등 대형 연예 기획사와 카카오M(현 카카오엔터테인먼트), CJ ENM 등 종합 엔터테인먼트 기업이 존재한다는 점을 경쟁 제한 가능성이 없다는 근거로 들었다. 이중 대형사로 분류된 SM엔터와 종합 엔터사 사례로 꼽힌 카카오엔터 또는 CJ ENM이 결합할 경우 한층 강화된 잣대가 적용될 수 있다.
엔터사간 플랫폼 경쟁이 심화하고 있는 것도 변수다. SM엔터는 JYP엔터와 계열사 디어유를 통해 팬 커뮤니티 플랫폼 '버블(Bubble)'을 운영하고 있다. 하이브와 네이버가 운영하는 '위버스(Weverse)'의 경쟁 플랫폼이다. 카카오가 SM엔터를 인수하면 팬 커뮤니티 플랫폼 비즈니스에도 발을 담그는 셈이 된다. 경쟁 제한 우려가 낮은 엔터사간 결합이 아닌 배타성을 갖춘 플랫폼 M&A로 받아들여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관련기사
best clicks
최신뉴스 in 전체기사
-
- 우리금융 "롯데손보 M&A, 과도한 가격 부담 안한다"
- 신한캐피탈, 지속성장 포트폴리오 리밸런싱 체계 강화
- 하나금융, ELS 악재에도 실적 선방…확고한 수익 기반
- 하나금융, 자본비율 하락에도 주주환원 강화 의지
- 국민연금, '역대 최대 1.5조' 출자사업 닻 올렸다
- [도전 직면한 하이브 멀티레이블]하이브, 강한 자율성 보장 '양날의 검' 됐나
- [퍼포먼스&스톡]꺾여버린 기세에…포스코홀딩스, '자사주 소각' 카드 재소환
- [퍼포먼스&스톡]LG엔솔 예견된 실적·주가 하락, 비용 절감 '집중'
- [퍼포먼스&스톡]포스코인터, 컨센서스 웃돌았지만 주가는 '주춤'
- 신한금융, ‘리딩금융’ 재탈환에 주주환원 강화 자신감
최필우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
-
- 우리금융 "롯데손보 M&A, 과도한 가격 부담 안한다"
- [금융지주 해외은행 실적 점검]숨고른 하나은행 인니법인, '디지털' 내세워 재도약 채비
- '황병우 체제' DGB금융, 사외이사 제도 개선 이어간다
- DGB금융, C레벨 임원 '외부 영입' 기조 이어간다
- [금융지주 해외은행 실적 점검]신한 SBJ은행, 글로벌조직 내 날로 커지는 존재감
- [금융지주 해외은행 실적 점검]신한은행 인도본부, 현지 공략법 새로 쓴다
- JB금융, 자사주 소각 딜레마 '대주주 지분율 한도'
- [우리은행 글로벌그룹 대수술]인도·방글라 지역본부 '성장 불씨' 살리기 한창
- [우리은행 글로벌그룹 대수술]우리아메리카은행, 글로벌그룹 침체 속 '맏형 노릇' 톡톡
- 대구은행, '계좌 임의개설' 제재 수위 가닥…불확실성 제거